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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혼·잠자리… 度넘은 연예인 '사생활 마케팅'

연예인들 사적 비밀 공개 급증, 왜? 출처 조선일보 | 작성 김성민 기자 | 입력 2012.12.03 03:18 | 수정 2012.12.03 14:16

기사 내용

"어떻게 하면 멋있게 자살할 수 있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통통한 것이 좋다고 하더니, 어느 날부터는 아내가 잠자리를 피하더라."

연예인들이 방송 토크쇼에 나와 스스로 밝히는 사생활 공개의 수준이 도(度)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상의 이목을 끌어 인지도와 인기를 높여야 하는 연예인들만의 고충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상식 수준을 뛰어넘는 '사생활 마케팅'에 "지겹고 불쾌하다"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최근 각종 토크쇼에서 연예인들이 털어놓은 사생활의 비밀은 일반인이라면 남부끄러워 꺼낼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민감한 사안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23일 한 지상파 TV 아침프로에 나온 가수 P는 "(무명 생활 중) 어떻게 하면 이름을 알리며 고급스럽게 죽을까 고민했다"고 했다. 남자배우 P도 지난달 말 한 케이블 방송에 나와 "신인 시절 발연기 논란에 휩싸여 심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고, 이민뿐 아니라 자살 생각까지 해봤다"고 했다. 유명 개그우먼 J도 지난달 12일 지상파 인기 토크쇼에 나와 자살 충동을 고백하는 등 11월 한 달간 TV에 나와 공개적으로 자살을 언급한 연예인이 6명이나 된다.

↑ [조선일보]그래픽=박상훈 기자

이혼 위기, 잠자리 등 부부 관계를 거리낌 없이 털어놓는 경우도 많다. 개그우먼 K는 지난달 21일 한 방송에서 눈물을 보이며 남편과의 갈등을 이야기했고, 지난 9월 개그우먼 L은 한 토크쇼에서 남편이 룸살롱을 갔다가 다른 여자와 외박을 한 일화를 꺼냈다. 앞서 6월엔 여배우 K가 토크쇼에서 선배 여배우와 유명 PD의 동거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K는 심지어 그 PD를 자신이 유혹하려다 실패했다는 사실까지 자랑스럽게 공개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그동안 힘들었을 순간이 이해가 된다"면서도 "도 넘은 사생활 팔기가 이제 지겹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 등에는 "이제는 자살 충동을 안 느껴보거나 이혼 위기에 처하지 않으면 토크쇼에 나와 할 이야기가 없을 것 같다" "연예인들의 부정적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도 불쾌해진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는 것.

이런데도 왜 연예인들의 '자폭성(自爆性) 토크'는 계속되고 있을까. 염성호 전 CJ E&M 예능국장은 "인터넷의 발달로 이야기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연예인들이 주목을 받으려면 이젠 자신 외엔 아무도 모르는 사생활을 꺼내야 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했다. 그는 또 "방송사 제작진이 프로그램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사생활 공개를 유도하기도 한다"고 했다. 김원 대중문화 평론가는 "정보의 유통이 빨라진 세상에서 연예인들도 예전처럼 사생활의 비밀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남들에 의해 나중에 들춰지는 것보다 스스로 공개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김교석 대중문화 평론가는 "불운했던 사생활을 고백함으로써 대중에게 '우리랑 비슷하게 사네'라는 친밀감과 동질감을 주려는 면도 있다"고 했다.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아무리 예능 프로그램이라지만 모든 연령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예인들의 사생활 공개에도 어느 정도 지켜야 할 선은 있다"고 했다. "자살 충동, 이혼 결심, 부부 갈등 등의 사적인 주제가 연예인들의 사례로 프로그램 안에서 반복적으로 희화화되거나 당연한 것으로 다뤄진다면 어린 연령층의 시청자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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