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교수 서평 출판사쪽 반론

2003. 7. 2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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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알고 있다" 반박 과학적 근거 있나? 지난 19일치 ‘정재승의 책으로 만나는 과학’ 난에 실린 <물은 답을 알고 있다>서평을 읽고 책을 낸 출판사 쪽에서 반론을 보내왔다. 편집자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정재승 교수가 칼럼 전반에서 과학자가 지녀야 할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이 책에 등장하는 물 결정사진들이 믿을 만한 데이터인지 의심스럽다’는 말로 평가를 시작했는데,과학자로서 아무런 근거자료 없이 그러한 심증을 표현하는 일이 바람직한 태도인지의문스럽다.

또한 물이 다양한 언어와 음악에 제각기 다른 결정으로 반응했다는 저자의 설명에정 교수는 ‘비물질적인 것이 물질구조를 변화시킨다는 주장’이라며 동의할 수없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1980년대에 프린스턴대학특이공학연구소의 두 교수가 8년 연구 끝에 ‘물질계에서 의식의 영향력은유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을 참조해 주었으면 한다.

이어서 그는 ‘무슨 에너지로 사랑이라는 단어가 결정구조를 바꾼다는 것인지기존 과학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적고 있는데, 만일 이 말이 ‘기존 과학으로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허구’라는 의미라면, 이야말로 과학자로서 객관적인 태도를상실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과학의 발전사가 끊임없는 발견과 그에 대한 검증의역사임을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하다.

저자 에모토는 1・2권 어디에서도 ‘물 입자가 사랑과 감사를 느낄 수 있는의식을 갖고 있다’는 표현을 구사한 적이 없다. 설사 저자가 그렇게 주장했다하더라도, 그에 대해 반박을 하려면 정 교수 자신의 표현대로 ‘꼼꼼히 그 근거를대야’ 할 것 아닌가. 그는 이어 필립 볼의 저서를 언급하면서 에모토의 발견을 ‘사이비 과학’의범주에 끼워넣고 있는데, 필립 볼의 책에는 에모토의 연구에 대한 언급이 한군데도 없거니와, 아직 ‘발견’에 지나지 않는 현상을 ‘사이비 과학’으로규정하고 ‘허구성’ 운운하는 일이 과학자로서 올바른 대응인지 묻고 싶다. 또한‘종이에 쓴 글씨가 단어의 의미에 따라 서로 다른 주파수를 낸다는 주장은 실소를자아낸다’는 평가는 정 교수 스스로 실험과 관찰을 통해 ‘종이에 쓴 글씨는 서로다른 주파수를 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한 뒤에나 할 수 있는 발언이다.

한의학의 경락 이론은 그 메커니즘이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 정신의학에서 폭넓게 원용되고 있는 프로이트의 이론 역시 엄밀한‘과학적’ 근거를 지니고 있지 못하다. 다만 두 이론은 여러 심신질환의 진단과치료에 유효하다는 경험적 진실에 힘입어 임상에서 채용되고 있는 것이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의 내용 역시 하나의 경험적 사실일 뿐, 그 메커니즘은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그밖에 저자의 모든 주장은 한 자연인의‘믿음’이거니와, 과학자가 나서서 그것이 틀렸다고 단언하거나 경험적 사실자체를 부인하려는 것은 지적 월권이라 할 수밖에 없다.

김철호/나무심는사람 주간ⓒ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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