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인사이드] 악보 못 보는 가수가 늘고 있다

2016. 2. 18. 15: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악보요 이건 콩나물 머리인가요?."
 
음악의 정보를 담은 '악보'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배우는 당연한 지식 중 하나다. 하지만 요즘 가요계에는 악보를 보지 못하는 '프로' 가수들이 늘고 있다.
 
가수가 직접 곡을 부르고 반주를 얹거나 기본 박자만이 녹음된 상태에 노래를 부르던 과거와 달리 작곡가가 직접 소스를 다 녹음해 오는 'MR(Music Recorded)'과 심지어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가이드 보컬'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가수의 필수덕목이던 악보 해석 마저 실종되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복수의 스튜디오 엔지니어에 따르면 요즘 가수들은 과거 처럼 악보가 아닌 가사집을 들고 녹음실에 들어온다. 이미 가이드 보컬을 통해서 음은 익힌 상태다. 과거 처럼 완곡을 한번에 불러서 녹음을 하는 것도 아닌, 한소절 단위로 노래를 불러 잘된 소스를 합성한다.
 
한 엔지니어는 엑스포츠뉴스에 "아이돌 그룹의 대다수는 악보가 아닌 가이드 보컬이 녹음한 음원을 듣고 곡을 익힌다. 이들이 악보를 볼 일은 아마 평생 없을 것"이라고 가요계의 현 실태를 전했다.
 
녹음 또한 일반인들이 노래방에서 하는 것 처럼 한 곡 전체를 부르는 것도 아니다. 가이드 보컬, 혹은 다른 파트를 맡은 멤버가 부른 음원 소스를 들은 다음 자신의 부분을 '열심히' 부른다.
 
어느 정도 음치가 아니라면 'OK'사인이 떨어진다. 설사 박자가 밀려도, 음이 틀려도 쉽게 후보정이 가능한 '오토튠'이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돌 가수의 트레이닝 항목에 실용음악에서 필수인 '화성학' 항목을 보기는 힘들다. 기초적인 '발성' 조차 배우지 못하는 아이돌이 다수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아이돌의 경우 외모와 춤실력이 먼저다. 노래의 경우 대단한 가창력을 요구하는 곡이 없는데다 후보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고 전한다. 물론 가창 실력과 춤을 겸비한 이들도 있지만 이런 덕목이 멤버 전원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이 없어 하며 "그러면 방송 라이브 무대는 어떻게 하나?"는 기자에게 이 기획사 관계자는 너무나 '쿨' 한 답을 내놓았다.
 
"라이브용 MR이 따로 있다. 일부러 엔지니어들이 음이 나가거나 호흡이 딸리는 것도 살짝 넣어 놓는다. 한 때 네티즌들이 MR제거 파일을 돌리곤 했는데, 그런 것에도 들키지 않는다."

기자는 10여년 전 가수 이승철의 새 음반 녹음실을 찾은 적이 있었다. 드럼과 베이스, 일렉기타, 키보드 등을 대동하고 소위 '원테이크'에 진행되는 음반 녹음 현장에 '모든 가수는 이렇게 하리라'는 경외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철저하게 분업화 된 엔터테인먼트 회사 처럼 노래도 분업으로 부르는 아이돌의 음악 또한 이전과 달라진 선진화 된 가요계의 현실인 셈이다.

fender@xportsnews.com 사진 AFPBB/NEWS1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