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맥스4' 임모탄이 실천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오마이뉴스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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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포스터 |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
오늘날 한국사회의 상류층은 희생은 커녕 정의롭지도 않고 그렇기에 존경받지 못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법이 만인 앞에 평등하다거나 돈과 권력이 노력의 상징이라 말하는 이가 있다면 존중받기보단 웃음거리가 되는 세상이다.
고위공직자가 과거 망언이나 병역특례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기껏 임명된 총리는 뇌물수수가 드러나 눈물을 뿌리며 쫓겨나는 촌극이 일상다반사로 펼쳐진다. 회계사를 동원해 절세와 탈세 사이를 미묘하게 오가는 부자들과 장사가 되면 임대료를 수천 만원 씩 올리는 건물주가 우리 주변에 수두룩하다. 재벌 이,삼세들은 물의를 일으키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우리 사회의 가진자들은 어찌하면 더 부자가 될지를 고민하지 어떻게 더 좋은 사회를 만들까를 고민하지 않는다. 그럼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500원짜리 동전 뒤에 그려진 학과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있다고는 들었지만 직접 본 적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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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전투트럭을 몰고 임모탄으로부터 도망치는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 패거리들 |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
어느덧 육체는 쇠했지만 욕망과 열정 만큼은 여전한 임모탄은 도시의 모든 것을 직접 관장하는 막강한 독재자다. 그의 힘은 세뇌와 복종으로 강화되며 도시에 물과 기름,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권력을 뒷받침한다.
사회의 모든 재화를 독점하고 구성원의 자유를 박탈하는 임모탄은 전형적인 고대 야경국가의 지배자로 비춰진다. 그것도 매우 폭압적인. 영화는 그가 젊고 예쁜 여성을 구속해 성적으로 착취한다거나 청년들을 세뇌해 워보이라 불리는 전사로 길러내는 모습을 통해 임모탄을 끔찍한 지배자로 그려낸다.
세뇌된 채 길러지는 워보이, 철저하게 감시당하며 지배자의 아이를 낳는 미녀들과 젖을 짜는 기계로 살아가는 여인들, 임모탄이 뿌리는 지하수를 받기 위해 거렁뱅이 꼴로 모여드는 하층민들까지 시타델은 철저히 계급화된 고대 사회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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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조지 밀러 감독과 대화하는 샤를리즈 테론 |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
이러한 사실을 전제하고 영화를 보면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임모탄의 죄를 묻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주지하다시피 역사란 점진적으로 진보하는 것이 아니던가. 영화의 주인공이라 볼 수 있는 맥스와 퓨리오사를 특별히 위대한 인간이라 보기 어려운 것처럼 임모탄 역시 만악의 근원은 아닐지도 모른다.
적어도 임모탄은 시타델이 봉착한 위기의 순간마다 앞장서 맞섰고 그건 그의 맏아들 릭투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들을 이 시대의 지도자들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겠으나 이토록 폭압적인 악당으로부터 우리사회의 지도자가 갖추지 못한 덕목을 보았음은 뼈아픈 일이라 하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성호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goldstarsky.blog.me)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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