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이슈why] '1박2일' 위기 파고든 '일밤' 코너 개편, 성공할까?

2011. 2. 1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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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 '일밤'이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간다. '뜨거운 형제들'과 '오늘을 즐겨라' 코너를 폐지하고 '신입사원'과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를 신설했고, MBC 예능의 산증인 김영희 PD를 투입했다. 23년간 고수해오던 프로그램 명칭도 '일밤'으로 바꿔달았다. 그야말로 기존 판을 엎고 새 판을 짜는 초강수다.

'몰래카메라' '양심냉장고' '이경규가 간다' 등 히트작을 만들며 주말 예능의 전통적 강자로 군림해오던 '일밤'이 옛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 과감히 매스를 집어 든 것. 이번 코너 개편은 '일밤'이 최근 몇 년새 심각한 부진에 시달리며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무르는 굴욕을 맛보던 상황에서 절박함을 넘어 비장함마저 엿보게 한다.

특히 이번 '일밤' 개편이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 KBS 2TV '해피선데이'가 주춤하는 사이 전격 단행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해피선데이'의 두 코너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은 일요일 저녁시간대 예능 최강자로 군림하는 등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지만 최근 멤버들의 피로감과 설정논란, 비슷한 포맷에 따른 식상함이 겹치면서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앞서 방송되는 '남자의 자격' 역시 '합창단' 미션 이후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SBS '런닝맨'의 추격을 허용하면서 후속 코너 '1박2일'의 시청률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피선데이'가 직면한 위기는 코너의 주축인 멤버들의 신상문제와도 맞닿아있다. '남격'은 활력소 역할을 하던 김성민이 지난해 마약 파문으로 구설수에 오른 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박2일'은 김종민의 캐릭터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터에 이승기 하차설까지 고개를 들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MBC '일밤'의 코너 개편은 그 시기 면에서 '해피선데이'의 빈틈을 공략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일밤'의 '오즐' 멤버들은 마지막 녹화인지도 모른 채 폐지가 결정됐을만큼 개편 시기가 급작스럽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김영희 CP.

이같은 여러 정황은 '일밤'이 이번 개편에 승부수를 띄웠음을 보여준다.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등 공익적 색채의 히트작을 만들어낸 김영희CP는 지난 10일 '일밤' 개편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신입사원'과 '나는 가수다' 신설에 대해 "요즘 유행하는 서바이벌과 오디션이라는 포맷을 도입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존 프로그램과 다른 공익적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차별화를 다짐했다.

하지만 '일밤'의 코너 신설을 두고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예능프로그램에 MBC 아나운서 공채시험을 결부시킨 '신입사원'은 지원자들의 도전과정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며 최종합격자는 MBC 정식 아나운서로 채용된다. 그러나 지원자는 작성 홈페이지 첫 화면에 등장하는 지원서 동의 항목이 'MBC와 본 프로그램에 관련된 관계자 및 모든 제작진이 나의 프로그램 지원 및 참가, 사생활 침해 등에 금전적 보상 의무가 없음을 동의한다'는 항목에 동의해야 참가할 수 있어 '노예계약' 논란이 일고있다.

아나운서 지망생 역시 도전 과정이 공개되는 방식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소수의 지원자만이 합격하는 아나운서 시험에서 탈락했을 때 얼굴이 알려져 타사 지원에 어려움을 겪게 되리란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부 아나운서 시험 지망생들은 "아나운서의 꿈이 예능을 위해 이용당하는 것 같다"며 불쾌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그 대상이 아나운서일 뿐, 오디션 형식을 벗어나지 못한 점도 한계로 남는다.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역시 마찬가지. 가수들이 일반인 청중의 심사에 따라 한 명씩 탈락하는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는 케이블채널 엠넷의 히트작 '슈퍼스타K'의 오디션 형식을 그대로 빌려온 듯해 '일밤'만의 독창성을 발견하기도, 시청자에게 기대를 심어주기도 힘들다.

'신입사원'과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는 시청자들에게 '슈퍼스타K' 이후 쏟아져 나오는 오디션 아류작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방송 전부터 달갑지 않은 논란까지 겹친 현 상황은 '일밤'의 앞날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일밤' 제작진은 다시금 저녁 예능 선두에 올라서겠다는 포부 속에 감춰진 부담감 뿐 아니라 방송 전부터 호의적이지 않은 각종 논란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어깨의 짐까지 짊어진 셈이다. 지난 6일 유재석이 이끄는 SBS '런닝맨'이 굳건한 1위를 지켜온 '1박2일'과의 격차를 8.4%까지 좁히는 등 일요일 저녁 예능은 치열한 경쟁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의 모습을 버리고 새 길을 모색한 '일밤'은 과연 기회를 살려 성공을 거둘까. 아니면 이대로 도태되고 말 것인가. 뚜껑을 열어본 시청자의 선택에 달렸다.

/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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