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용 기자의 무대풍경]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저작권 지불까지 걸린 시간은?

장상용 2010. 2. 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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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장상용]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공연 발표는 왜 찜찜한 느낌을 주는 걸까.

3월 19일부터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연극열전 측은 18일 "국내 최초로 정식 공연 저작권을 획득해 공연한다"는 보도자료를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1955년 유치진 연출로 원각사에서 국내 초연된 이래로 거의 매년 공연돼 왔다. 그렇다면 국내 초연 이후로 저작권을 지불하는데 55년이 걸렸다. 우리는 유명하고 인기있는 작품을 무려 55년이나 공짜로 공연한 셈이다.

미국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남부 귀족 가문을 배경으로 남편의 자살로 인해 충격과 몰락을 경험하면서도 환상 속에 살아가는 여인 블랑쉬, 언니와는 달리 현실을 인정하고 하층 계급의 남편을 사랑하는 스텔라, 즉흥적이고 원초적인 스텔라의 남편 스탠리 등 세 사람의 갈등과 욕망의 충돌을 그린 작품이다. 1947년 초연 당시 855회나 연속 공연되며 작가에게 퓰리처 상을 안겼고, 1951년 비비안 리, 말론 브란도 주연의 영화로 전 세계인을 매료시켰다.

대학로의 일부 공연이 아직도 제대로 저작권을 지불하지 않은 채 공연되고 있다. 제작비 규모가 큰 뮤지컬도 저작권을 지불하기 시작한 게 불과 10년 전이다. 1999년 뮤지컬 '더 라이프'가 저작권을 지불하고 공연된다고 해서 국내에서 화제가 됐을 정도다. 과거 제 값을 지불하고 공연권을 획득한 국내 공연사가 같은 작품을 불법으로 올리는 다른 공연사를 고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연극의 저작권 로열티는 티켓 가격의 6~10% 수준이다. 뮤지컬은 12~15%다. 영세한 연극 제작자에게는 저작권 로열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고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한 관계자는 "지금은 저작권 지불을 몰라서 안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지불이 자랑이 아니라 당연한 관행이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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