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인터뷰②] 안재욱 "'별은 내 가슴에'로 남자가 됐다"

최민규 2009. 7. 2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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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최민규]

★연기와 음악

-MBC 공채 23기 동기로는 누가 있어?

"최지우, 이민영, 유태웅 등이지." -야구 선수 사회는 규율이 엄격하잖아. 공채 탤런트도 그런가?

"MBC는 어마어마해. 다른 데는 잘 모르지만 거긴 전통이 세. 그래서 운동 선수들과 공감대가 생기나봐. 학교 때도 그랬지. 내가 서울예전 연극과 나왔는데 구타에 집합이 말도 못 했어. 맞다가 졸업한 거 같어. 요즘은 많이 풀어졌지. 회식 때 집에 먼저 가겠다는 후배들이 있어. 우리 땐 상상도 못했지."

-예술하는 사람끼리 위계 따지는 걸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있는데.

"내면을 모르고 하는 소리지. 아무리 위계가 엄격해도 선배가 후배의 기술적인 부분을 건드리진 않아. 야구도 그렇잖아. 예의를 가르치는 거지. 실력 만큼이나 인격적인 성숙이 중요한 곳이 이 바닥이야. 실력이 있어도 잘 안 풀리는 친구들은 예의에 문제가 있어."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역시 < 별은 내 가슴에 > 인가?

"안재욱이라는 이름을 알린 작품이지. 그 작품을 하면서 남자 냄새를 가지게 됐달까. 1997년작이니 스물 일곱 때야. 내가 나이보다 좀 어려보이는 외모잖아. 그 전엔 아침드라마를 했었는데 이웃집 오빠 같은 이미지였지.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게 된 작품이라는 의미가 있어."

-이미지를 바꾼다는 게 쉽진 않잖아.

"그렇지.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야 하는 거니까. 혼자서 노력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냐. 일단 그 역할에 몰입해야 해. 나도 이를 갈았어. 이번에 못 바꾸면 앞으론 더 어렵다는 각오로 매달렸지. 사람들이 날 어른 연기자로 봐 주는 게 너무 좋았어. '아침 드라마에 나오던 애가 저렇게 컸구나'라는 시선을 느낄 때 뿌듯했지."

- < 눈먼 새의 노래 > 로 신인상을 받았는데, 운도 따랐다고 해야 하나.

"그렇지. 신인인데 2부작 창사 특집극을 했으니. 그러니까 시즌 중에 듣도보도 못한 신인이 완투한 다음날 완봉승한 셈이지. 그때 감독이 배려를 많이 했어. 언론에도 날 노출시키지 않았거든. '쟤, 정말 시각장애인 아닌가'라는 반응을 노렸을 거야. 나도 마찬가지였지. 집에도 시각장애인 역을 맡았다고 얘기하지 않았으니."

-연기가 좋은 젊은 후배를 꼽는다면 누굴까.

"어우, 잘 하는 애들 너무 많아. 깜짝 깜짝 놀랄 정도야. 가수는 애프터스쿨?" -댄스 쪽인가?

"손담비 같은 친구 다섯 명이 모여 있는 그룹이야. 지금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이 그 팀 매니저라니까(웃음). 예전엔 외모면 외모, 노래면 노래 한 쪽에만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 많았어. 요즘은 둘 다 갖춘 실력파가 너무 많아."

-곡을 만들 생각은 없어?

"난 그 재주는 없어."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리듬 흥얼거리다 몇 곡 만들어 본 적은 있어. 그런데 내가 들어도 못 듣겠더라. 난 창피한 거 못 견디는 사람이야. 'A형의 끝'이지. 내가 술자리도 자주 가고 남들 눈엔 유쾌하게 보이잖아. 하지만 형, 내가 갖고 있는 세계는 매우 좁아. 그러다보니 내가 주변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연기 쪽에서나 음악 쪽에서나…. 하긴 야구 선수들도 그런 얘기를 해. '넌 연예인이 왜 맨날 야구 얘기만 하냐'고."

-지금은 만능 엔터테이너가 많지만 예전엔 드물었잖아. 두려움 같은 것도 있었을 텐데.

"내 생각은 그래. 여러 분야에서 잘 하는 것도 능력이야. 음반 팔려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목맨다고 볼 필욘 없어. 갖고 있는 재능을 보여줄 기회를 만든다고 생각을 해야지. 노래 잘하는 가수가 입담으로 사람들 즐겁게 해 주는 거, 좋잖아? 왜 연기, 음악, 예능 이런 식으로 선을 그어야 하지? 이 계통에 있는 친구들이 어떤 사람들이야? 매일 아침 여덟시에 출근하는 게 싫어서 일하는 사람들이잖아. '너 왜 가수가 실없는 얘기 하냐?'가 아니라 '넌 가수 주제에 웃기지도 못하냐'고 묻는 게 더 맞는 것 아닌가?"

-연기와 음악 가운데 하나만 하라고 한다면?

"뮤지컬. 내 전공이 뮤지컬이니까." -결국 다 하고 싶다는 얘기네?

"형은 음악할 때 기타와 노래 가운데 고르라면 뭘 선택하겠어?" -난 기타야.

"나는 기타들고 노래까지 하는 게 좋단 말야. 뮤지컬이란 이성에 대한 고백이야. 말로 고백을 하는데 상대가 이상하게 봐. 그래서 노래를 하는 거야. 마음을 음에 싣는 거지. 노래로도 안 되면 춤까지 출 수 있어. 그래서 뮤지컬이 최고야. 물론 나도 때로 내가 연기 쪽인지 노래 쪽인지 고민할 때가 있긴 해. 둘 다 안되니까 뮤지컬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웃음)."

-끼가 있는 거 아냐?

"끼라는 건 아무 것도 아니야. 삼진 잡은 뒤 쑥스러워 하는 투수들이 있잖아. 그 상황에서 주먹 한 번 불끈 쥐어주는 게 끼야."

정리=최민규 기자 [idofido@joongang.co.kr]사진=스튜디오미학(대표 이상혁)

> >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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