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이민용 감독의 옹호, 김부선의 눈물

2005. 3. 3. 06: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홍순철과 33인의 영웅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개같은 날의 오후>에서 박해받는 여자들의 농성 한판 굿을 연출했던 이민용감독이 이번엔 독도 문제를 영화화한다. 그동안 <개같은 날의 오후 2>를준비해오던 이 감독은 지난해 7월 이 프로젝트를 전면 보류하고, 50년대 초반에독도로 가서 일본 해경으로부터 독도를 지켰던 독도수비대원들의 이야기를영화화하는 데 몰두하기 시작해 최근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영화 제목은 <독도 수비대>. 제작사인 길벗영화의 김길남 대표는 지난해 5월홍순칠(1929~1986) 독도수비대장의 부인 박영희 여사와 살아있는독도수비대원들로부터 독도수비대 이야기의 영화화 판권 계약을 맺었다. 최근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본 관리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영화도정치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영화 한편으로 독도 분쟁을 종식시킬수는 없겠지만 분쟁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다. 물론국수주의나 단순한 계몽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객관적으로 그리려고 한다.

영화적으로는 홍순칠 대장을 제대로 조명하느냐는 게 관건이다. 이 영화는 우리근현대사의 또 하나의 영웅을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홍순칠 대장과 독도수비대가 겪어온 일들에는 극적인 에피소드가 풍성해 이전부터여러 영화인들이 탐내왔던 소재이기도 하다. 울릉도에서 태어나 기갑부대특무상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부상 당해 제대해 있던 그가 독도수비대를꾸리는 과정부터가 영화 같다. 독도에서 고기 잡던 어부들이 일본 해경에게 잡혀모욕을 당하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자 그는 제대한 울릉도의 예비역들에게 대통령직인을 위조해 찍은 가짜 징집영장을 발부해 33명을 모으고, ‘양공주’를 통해미군 부대에서 무기를 구했다. 이렇게 창설된 일종의 사설부대인 독도수비대는54년초 독도로 건너가 3년 8개월 동안 일본 해경과 10여차례 교전하며 독도를지키고는 57년말 경찰에 인수인계하고 물러났다.

“홍 대장은 열혈청년이면서도 유쾌한 낭만주의자였던 것 같다. 일본어도 매우 잘했고, 미군부대에서 무기를 빼낸다는 것도 보통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이었을 테고.살아계신 당시 독도수비대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은 홍 대장에게 속아서 한창청춘기의 3년8개월을 독도에서 보낸 건데도 후회하지 않았다. 우리가 한 일이중요하지 속았느냐, 속지 않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거였다. 홍 대장이 어떻게했길래 그게 가능할까.” 이 감독은 극의 전개를 위해 일본 해경의 이치로해위라는 인물을 픽션으로 만들어 넣었다. “군국주의자이지만 절도 있고 애국심이가득한 인물로 설정해 홍 대장의 맞은 편에 배치하려 한다. 멋있게 보일 수도 있을텐데, 적이 멋있어야 그를 제압하는 홍 대장도 더 빛나지 않겠는가.” 홍 대장의 행적은 영웅 대접을 받기에 충분한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러지못했다. 독도수비대원들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아래 여러 사업을벌였지만 잘 되지 못했고, 80년대 초반에는 북한방송에서 그를 영웅으로 칭송하는내용이 흘러나오는 바람에 정보기관에 끌려가서 고생하기도 했다가 86년에척추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는 독도수비대가 해산한 57년말까지를 다룬다.

홍 대장의 이후 삶에 대한 사회의 반성을 영화가 촉구했으면 하는 바람이고.영화는 긴장과 긴박감은 살리지만 비장한 분위기는 아니다. 남자들끼리의 무인도생활의 에피소드도 살려가면서 통쾌하고 후련한 영화로 갈 거다. 독도에 목숨 거는일본쪽을 유쾌하게 한 수 제압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독도수비대>는 10월말부터촬영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범 기자 isman@hani.co.kr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