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오빠가 음반 내도 안된다고요?"

입력 2013. 4. 23. 06:36 수정 2013. 4. 23.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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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집 첫 주문 물량 2만장 넘어..후배들 "음반시장 탓할 핑계 없어져"

19집 첫 주문 물량 2만장 넘어..후배들 "음반시장 탓할 핑계 없어져"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2006년 개봉한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임백천은 이렇게 말한다.

"음반? 요즘은 용필이 오빠가 내도 안돼"라고.

가요계의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냈던 이 대사가 요즘은 머쓱해졌다.

올해 데뷔 45주년을 맞은 조용필(63)이 10년 만에 발표하는 19집 '헬로'(Hello)가 소위 '대박'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23일 음반 발매 전 선보인 수록곡 '바운스'(Bounce)는 공개 다음날 싸이의 신곡 '젠틀맨'을 제치고 9개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또 라디오 방송횟수 1위, 이동통신 3사의 컬러링과 벨소리 인기차트 정상에도 올랐다.

SNS 등에서는 아이돌 스타를 비롯해 다양한 세대가 호평을 이어갔고, 19집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며 음반 첫 주문 물량만 2만장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세대 통합"이라고, "조용필의 음반이 판매량 10만 장을 기록하면 밀리언셀러 이상의 가치"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

후배 가수들은 "더 이상 쇠락한 음반 시장을 탓하며 핑계를 댈 수 없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조용필이 각별히 아끼는 후배로 꼽히는 신승훈은 "대선배가 이뤄내며 '우린 더이상 갈 데가 없다'는 중견급 가수들의 생각을 한방에 종식시켰다"며 "이제 나이 먹었다고, 시장이 안 좋다고 탓할 핑계 거리가 없어졌다. 결국 답은 세대를 아우르는 좋은 음악이었다"고 설명했다.

새 앨범을 준비 중인 이문세도 "'바운스'는 충격이었다"며 "조용필 형님이 다시 20대로 돌아가셨다. 아티스트의 나이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조용필 선배의 음악을 듣고 난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문세다운 음반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또 많은 후배는 조용필을 통해 희망을 품었다고도 했다.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아 10년 만에 신곡을 발표하는 동물원은 "조용필 선배의 역량이 시대와 소통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선배의 사례는 우리에게도 고무적이다. '가요계가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엠넷 '슈퍼스타K 4' 준우승팀인 한참 후배 밴드 딕펑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바운스'를 듣고 밴드 스틸리 댄이 떠올랐어요. 10년 만의 앨범인데도 감성과 노랫말, 사운드가 상상하지 못한 스타일이었죠. 해외의 전설적인 뮤지션들이 앨범을 냈을 때의 기운이 느껴졌어요. 음원차트에서 '슈퍼스타K 4' 심사위원이던 싸이 선배와 싸워 1위를 하신 것도 정말 대단하고요. 이런 모습을 보며 음악하는 재미가 더 생겼어요."(딕펑스 멤버들)

조용필의 이런 선전은 단순히 타이밍이 좋아 얻은 결과물이 아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미국, 호주, 영국, 태국 등지를 오가며 세계적인 스태프와 19집을 작업했다.

두 번의 믹싱과 세 번의 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최고의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애썼다.

음악 전문가들이 '바운스'에 대해 "기타, 베이스, 피아노, 드럼 등 악기의 소리가 모두 들린다"며 "이 소리들을 적재적소에서 들리도록 한 사운드 디자인이 예술"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단발머리'의 첫 소절 '그 언젠가 나를 위해~', '비련'의 첫 소절 '기도하는 사랑의 손길로~'가 나오기 전 전주와 후주의 연주를 모두 기억할 수 있는 이유도 사운드에 대한 그의 남다른 고집 덕이었다.

이같은 노력 외에도 그는 이미 1980년대에 지금의 한류 스타들이 누비는 일본 시장에 도전했다. 당시 그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히트시키며 일본 인기 스타들만 출연한다는 NHK '홍백가합전'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다.

최근 일본 언론이 "가왕의 부활'"이라며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끊임없이 도전해온 그는 '월드스타'도, '라이브의 황제'도 아닌 '가왕'(歌王)이라고 불린다. 노래 부르는 사람으로서의 왕이란 의미다.

정작 조용필은 '가왕'이란 수식어에 대해 "이제 그런 거 안 붙였으면 좋겠다"고 손사래를 치곤 한다.

그럼에도 신승훈은 이 수식어가 꼭 붙여져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별칭은 그 사람의 업적을 상징하는 단어죠. 조용필 선배가 새로운 음악을 내고 계속 공연하며 지금처럼 '가왕'이란 자리에 계셔야 후배들은 경각심을 갖고 좇아 올라가게 돼요. 그분에게만은 '가왕'이란 수식어가 계속 붙여져야 하는 이유죠."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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