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진중권 평론가한테 또 씹힐까봐 겁나죠"

뉴스엔 2010. 12. 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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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범석 기자]

코미디 영화 '라스트 갓 파더' 개봉(12월 30일)을 앞둔 심형래 감독 겸 제작자가 2일 밤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한국영화기자협회 소속 온오프라인 기자들과 만났다.

예상을 웃도는 40여명의 기자들이 모여 심형래와 '디워' 이후 3년 만의 그의 신작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20분 늦게 식당에 도착한 심형래는 "차가 막혀 라스트로 와 죄송하다. 아줌마, 여기 얼음물 좀 뜨겁게 데워 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웃음이 양에 차지 않았는지 "이거 딴 데 가면 빵 터지는데"라며 머쓱해하기도 했다.

"인터뷰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그는 두 시간 동안 테이블을 옮겨가며 근황과 '라스트 갓 파더' 제작 비화에 대해 공개했다. '디워' 때보다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디워' 이후 3년 만에 '라스트 갓 파더'를 내놓게 됐다. 지금 소감은."내가 생각해도 참 무모한 도전이었는데 신기한 게 사람이 도전해서 안 되는 게 없다는 거다. 이렇게 개봉 날짜까지 받아두니 실감난다. 감개무량하다."

-'디워' 때 소모적인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칭찬도 많이 들었고 한쪽에선 욕도 배부르게 먹었다. '디워'가 MBC '100분토론'까지 다뤄지지 않았나.(웃음) 그때 아쉬웠던 점을 이번 '라스트 갓 파더'에선 많이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저수지의 개들' '펄프픽션'의 하비 케이틀과 마이클 리스폴리, 조슬린 도나휴 등 할리우드 배우들을 캐스팅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극중 영구 아버지인 마피아 대부 역의 하비 케이틀 방한을 추진한다고 들었다."배급사 CJ와 논의중인 건 맞지만 그가 워낙 고령(73세)이고, 스케줄 문제가 있어 장담할 순 없다. 하지만 그가 와준다면 영화를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거다."

-비싼 배우를 기용한 건 '디워' 때 겪은 '듣보잡' 서양 배우 논란 때문인가."꼭 그런 건 아니지만 이번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 보다 드라마가 중요하다. 하비 케이틀은 내가 지구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배우라 꼭 그와 작업해보고 싶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초기작인 '비열한 거리' '택시 드라이버'도 좋았지만 제인 캠피언 감독의 '피아노'에서의 연기가 최고였다."

-개봉을 앞두고 가장 두려운 건 뭔가."다 두렵다.(웃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디워' 때는 대박날 거라고 동네방네 떠들었는데 지금은 그런 얘기 조심스러워서 못 하겠더라."

-날카로운 비평가 진중권 전 교수가 '라스트 갓 파더'를 본다면 또 뭐라고 할까."생각만 해도 무섭다.(웃음) '디워' 때 혹평을 퍼부었던 평론가들이 제일 무섭다."

-관람 등급은."당연히 전체 관람가다. 욕설도 없고, 폭력도 없다. 하비 케이틀이 4살된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 아이에게 아버지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싶다며 출연을 결심했다."

-미국 배급사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더 조건 좋은 회사를 선택하기 위해서다.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다."

-영어 대사가 100%인데 '영구없다'는 어떻게 표현했나."그게 최대 고민이었다. '영구 낫씽' '영구 노' 여러모로 궁리해봤지만 마땅치 않았다. 제대로 느낌을 못 살릴 바에는 차라리 없애자고 생각했다. 대신 양쪽 엄지손가락을 올리고 '띠리리리리' 하는 제스처는 나온다. 미국 사람들이 그런 영구 모습을 보고 귀엽다고 해 마음을 놓았다."

-배경이 1950년대 뉴욕이다. 촬영은 어디에서 했나."LA 올 로케다. '디워'도 LA에서 찍어 노하우가 많았다. 다만 시대극이라 세트를 새로 지어야 했다."

-연출과 주연을 겸했는데."조감독에게 레디 액션을 시키고 내 연기 끝나면 모니터를 보며 OK컷을 건지는 식으로 작업했다. 카메라는 클로즈업과 전신을 따로따로 찍어야 해 두 대를 사용하며 시간을 절약했다. '디워' 때는 필름이었지만 이번엔 디지털로 작업했다."

-러닝타임은."어린이 관객을 감안해 딱 100분으로 끊었다. 조금 길지 않을까 했지만 그 정도면 괜찮을 거라고 본다."

-DJ 재임 당시 신지식인으로도 불렸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이 많으셨던 분이다. 공교롭게 역대 대통령 재임기간 중 꼭 한 편씩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오늘 소주 대신 콜라를 마시는 이유는."며칠 전 오른 손등에 링거를 맞다가 물이 들어갔다더라. 나이 드니까 조그만 상처도 회복 속도가 느려지더라.(웃음) 쾌유를 빌어달라."

김범석 kbs@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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