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의 역습' 전만배 감독 "액션은 있어도 잔혹은 없다"(인터뷰)

이재훈 기자 입력 2010. 8. 21. 06:51 수정 2010. 8. 2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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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이재훈 기자] 2002년 '피아노 치는 대통령'이라는 영화가 개봉을 했다. 안성기가 대통령으로 나오고, 최지우가 대통령의 연인으로 나오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였다. 이 영화를 연출한 전만배 감독은 그 후로 차기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4편의 작품이 흔히 하는 말로 엎어졌다. 그런 그가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김승우와 전병호를 주연으로 '놈의 역습'(가제)이란 영화 촬영에 한창인 전만배 감독을 만났다.

최근 '센 영화'들의 개봉이 줄을 잇고 있다. '놈의 역습'이라는 제목을 보니 이 영화도 '아저씨'나 '악마를 보았다'와 같은 강렬한 복수극일 것 같다.

그렇지는 않다. 액션은 있지만 잔혹은 없다. 개인적인 성향이 잔인한 장면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극적인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도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영화의 큰 줄거리는 어떻게 되나.

비리 형사로부터 살인 누명을 쓴 마술사가 누명을 벗은 후 해당 형사와 극적으로 대립하는 내용이다. 극단적 대립 상황이 등장하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아저씨'나 '악마를 보았다'와는 전혀 다를 것이다.

촬영은 얼마나 진행됐나.

분량 상으로는 절반 정도 찍었다. 남은 장면들이 주로 야외 액션 신이다. 다음 주에 전남 여수로 내려가 촬영할 예정이다.

극중 캐릭터들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김승우가 비리 형사를 맡았고, 전병호가 마술사다. 평소 이미지와는 반대의 캐스팅을 했다. 서로의 연기변신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여기에 임하룡 씨가 조연으로 출연하고, '아저씨'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김새론 양이 극중 손병호의 딸로 나온다.

지난 8년 동안 다수의 작품이 진행 중간에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도 가지각색일 것 같은데.

4편이 중단됐다. 2년에 한 편 꼴이다. 한 번은 캐스팅을 남겨둔 상황에서 당시 인기 절정이던 드라마와 설정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중단됐다. 그 드라마가 '커피프린스 1호점'이었다. 만들려던 영화도 극중 인물이 자신의 본래 성을 숨긴 채 살아간다는 설정이었다. 투자가 안 돼 어쩔 수 없이 접었다.

영화 작업을 하지 못했던 지난 8년간 생활은 어떻게 유지했나.

생활은 무척 힘들었다. 대학에서 시나리오 강의를 하는데 방학 중에는 생활이 안 된다. 그럴 때는 인력사무소에 나갔다. 소위 말하는 막노동을 해서 생계를 유지했다. 현장에선 '전씨'라고 불렸다. 힘들었지만 부끄럽지 않았다. 행복했다.

전 감독은 1996년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은 이후로 건강이 악화됐었다. '피아노 치는 대통령'이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차기작이 진행에 문제가 생기면서 건강은 더 악화돼 디스크까지 왔다. 그는 당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 탓만 할 게 아니라 다시 도전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음을 다잡은 후 그가 가장 먼저 한 것은 북한산에 오르는 것. 병상 생활로 몸무게가 90kg까지 불은 상황이었다.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북한산을 오르내렸다. 그렇게 1년 후에 그의 몸무게는 68kg까지 줄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이 날아다닌 것처럼 느껴졌을 정도라고. 그는 "내가 축지법을 쓰는 줄 알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최근엔 부인도 유명해졌다. 출산과 육아, 교육에 관해서 남다른 철학이 있다고 들었다.

부인이 캐나다 사람인데 동양 철학과 종교에 관심이 많다. 아내는 아이를 병원에서 낳을 경우 아이의 뇌에 엄청난 충격이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를 집에서 낳았다. 아이가 지금 22개월인데 예방 접종 한 번 없이 잘 크고 있다. 모유수유 덕분이다. 아이가 자란 후에는 제도 교육을 시키지 않을 생각이다.

아내의 그런 철학에 전적으로 동의하나.

아내를 존경한다. 사실 나도 그런 생각을 해왔지만 아내는 그걸 실제로 실천하고 있다. 내 영화관은 내가 가진 상상력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도 아내와 나의 생각은 일치한다.

그는 아내와 함께 방송 출연 일정도 잡혀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간에도 방송과 관련해 제작진과 그의 아내에게서 계속 연락이 왔다. 그는 병원에서 아이를 낳지 않아도 아이가 건강하게 잘 클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 관련 인터뷰를 거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놈의 역습'은 9월말 크랭크업 할 예정이다. 개봉 일정은 아직 미정이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일 가능성이 높다. 전 감독은 최근 촬영 일정이 몰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언뜻언뜻 상기된 표정이 드러났다. 8년만의 연출에 대한 기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폭력 수위가 높은 영화들이 극장가를 점령한 현재, 전만배 감독이 그려낼 따듯한 느와르를 기대해 본다.

사진=영화 '놈의 역습' 스틸사진

이재훈 기자 kino@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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