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넘은 '아바타'.."예상치 못한 일"

입력 2010. 2. 27. 15:01 수정 2010. 2. 28. 18: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제임스 캐머런의 역작 '아바타'가 모든 한국 영화를 물리치고 한국 개봉 영화 역대 흥행 순위 정상에 올라섰다.

국내 영화계는 '예상치는 못했지만 놀라울 것도 없는 일'이라며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최준환 영화사업본부장은 "3D라는 새로운 기술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도 관객 1천만명을 기대했지만 800만명 미만에 그쳤을 때 외국 영화의 한계가 그 정도라고 생각했었다"며 "어쨌든 한국 영화계에서 외국 영화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반성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야기나 캐릭터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새롭게 선보인 기술로 2D, 3D, 아이맥스 같은 개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관객들에게 그것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아바타'의 흥행 요인을 평가했다.

하지만 최 본부장은 "그것이 한국 영화의 새로운 목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영화가 가야 할 여러 길 중 또 다른 하나가 생긴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영화사 집의 이유진 대표도 "처음 '아바타'를 봤을 때 새로운 경험을 하는 느낌은 있었지만 이렇게 기록을 깰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한 감독에게 10년 동안 4천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기다릴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다"며 "상상하는 모든 것을 실현화시킬 수 있는 할리우드의 자본과 환경은 두렵지만 우리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잘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바타'가 이런 흥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볼거리는 물론 고전적인 내러티브가 주는 감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물리적으로 큰 차이가 나는 기술이나 자본을 따라잡으려 하기보다는 내러티브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3D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윤제균 감독도 "이 정도까지 일 줄 예상치 못했다"며 "아쉬운 것도 사실이지만 기록은 어차피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니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아바타'의 흥행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로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것에 대해 직접 확인하고 싶은 관객의 욕망이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며 "한국 영화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한국 영화의 경쟁 상대가 자국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예전에는 한국영화 프리미엄이라는 관객의 애국주의가 있었지만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왕의 남자'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한국 영화 전체 연간 제작비의 2배 이상을 투입했고, 품질도 괜찮은데 관객들이 열광하는 건 필연적"이라며 "결과적으로 '아바타'가 1등을 한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할리우드는 이미 만들어놓은 기술을 팔려고 혈안이 돼 있기 때문에 그 기술을 배워서 더 좋은 걸 만들어 내면 된다"며 "문제는 엄청나게 차이 나는 노동력과 자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 3D 기술을 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영화에 대한 제작비가 줄어들면서 제작에서 우수한 인력들이 빠져나가는 상황을 해결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oyyie@yna.co.kr <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출시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