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다시 격랑 속으로

2009. 7. 4.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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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섭 영화진흥위원장 사표 수리… '후임 인선 갈등 재연되나' 우려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은 강한섭 영화진흥위원장의 사표가 2일 수리됨에 따라 영화계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후임 위원장을 선출하기까지 노출될 영화 행정의 난맥상과 지난해 위원장 공모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과 반목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3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에 따르면 후임 위원장은 5~15인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체적인 임명 절차 등을 확정한 뒤 공모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문화부는 8월말은 돼야 후임 위원장을 최종 임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후임 위원장이 임명될 때까지 영진위는 심상민 부위원장의 위원장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영화계의 총사령부가 2개월 가량 임시 사령관의 불안정한 지휘 아래 놓이게 된 것이다.

행정 난맥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벌써 터져나오고 있다. 한 영화인은 "가뜩이나 영화계에 불황의 그늘이 짙은데 이를 해소할 위원장 자리까지 비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영화인은 "그간 영진위가 지리멸렬했기 때문에 이젠 기대조차 않는다"면서도 "빨리 정상화돼서 현장에 구체적인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영화계에서 유력한 후임 위원장 후보로 꼽히는 인사는 한국영화학회 회장인 조희문 인하대 연극영화과 교수, 영화인회의 이사장인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전 CJ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이강복 동국대 경영대학원 교수 등 3명이다. 조 교수와 이 교수는 지난해 위원장 공모시 최종 후보 5인에 포함됐었다.

조희문 교수는 현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진보적 성향의 영화인을 중심으로 한 비토 세력의 반발이 거세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그는 "아직 공고도 나지 않았는데 개인적인 의사를 밝히는 것은 이르다"며 위원장 응모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춘연 대표는 영화계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으나 현 정부와의 코드 불일치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강복 교수는 대기업 CEO 출신에 대한 영화인의 반발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제4의, 의외의 인물이 새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영화계에 만연한 보수와 진보의 편가르기, 세대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중립적이면서도 경영마인드를 갖춘 영화계 외부 인사를 기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편에서는 정부가 '말 많고 탈 많은' 영진위의 점진적인 해체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할 과도기적 인물을 중용할 수 있다는 음모론적 시나리오도 돌고 있다.

후임 위원장 임명 과정에서 극단적인 대립과 반목이 발생할 가능성이 불 보듯 뻔한 점을 감안하면 차기 영진위의 위상도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영진 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 교수는 "누가 되든 리더십을 발휘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영화계가 위기 타개를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스타화보 VM' 무료다운받기 [**8253+NATE 또는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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