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더 보이드', '안티크라이스트' 이어 칸에 충격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칸(프랑스)=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영화 '돌이킬 수 없는'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감독 가스파 노에의 문제작 '엔터 더 보이드'(Enter the Void)가 6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의 또 다른 화제작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안티크라이스트'에 이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스파 노에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엔터 더 보이드'는 22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각) 영화제 측이 적시한 2시간 30분보다 10분여가 더 긴 러닝타임으로 첫선을 보인 뒤 기립박수와 야유를 동시에 받았다.
'엔터 더 보이드'는 도쿄에서 마약상으로 일하는 청년 오스카의 1인칭 시점으로 시작한다. 나이트클럽에 출동한 경찰을 피해 숨어있던 오스카가 총에 맞아 죽은 뒤 영화는 허공을 떠도는 오스카의 영혼이 바라보는 시점과 플래시백이 뒤엉키며 복잡하게 전개된다.
죽은 오스카의 몽환적이고 혼란스러운 의식에 따라 현재와 과거가 뒤엉키며 3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이 영화는 섹스 장면의 적나라한 노출은 물론이고 낙태수술의 사실적인 묘사, 질 내에서 사정하는 남자 성기의 극단적인 클로즈업, 교통사고 후의 참혹한 모습 등을 선보이며 이날 상영관을 찾은 관객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극단적인 장면이 나올 때마다 객석에서는 탄성과 한숨, 조소가 뒤섞였고 극장을 빠져나가는 관객이 줄을 이었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난 일부 관객들은 휘파람과 환호성, 박수 속에서 야유를 퍼부었다.
현란한 카메라워크와 CG, 비디오아트에 가까운 사이키델릭 이미지 등 실험의 극단을 달리는 이 영화에 대해 관객들은 "영화관보다 영화 박물관에 어울릴 영화" "고문에 가까운 칸 경쟁 최악의 작품" "현대영화의 한계를 깬 매우 독창적인 영화" "놀랍도록 감각적이고 환각적인 진정한 컬트 영화" 등 다양한 평가를 내렸다.
영화 상영에 이어 이날 오후 5시 30분 칸 팔레드페스티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스파 노에 감독은 "대개 내 영화에는 관객들이 야유를 보내는데 난 그런 걸 좋아한다"며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는데 별로 반응이 없었다"는 냉소적인 말을 내뱉었다.
마약상과 스트리퍼 여동생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선 "좋은 멜로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액과 피, 눈물이 필요하다"며 "'엔터 더 보이드'에는 이 모든 게 다 들어있다"고 강조했다.
가스파 노에는 최근 영감을 준 작품을 묻는 질문에 "요즘에는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고 있다"며 "라스 폰 트리에의 새 영화 '안티크라이스트'를 꼭 보고 싶다"고 답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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