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빅5 따라잡기③] '놈놈놈', 지독한 놈들이 만든 통쾌한 서부극

2008. 7. 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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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올 여름 극장가에는 기대를 모으는 한국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한다.

특히 6월과 7월에는 규모와 캐스팅, 소재에서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영화들이 즐비하다. 스타뉴스는 '강철중:공공의 적1-1'를 비롯해 '크로싱'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 '님은 먼곳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까지 한국영화 다섯 편을 총5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송강호만 오토바이를 탄 이유는?

중국 둔황에서 이뤄진 '놈놈놈' 촬영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40도 가까이 올라가는 기온에 신발 밑창이 녹아 내리고,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모래 태풍이 불 때면 숨 쉬는 것조차 고통이었다.

김지운 감독은 "자연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지는 자신을 느꼈다"며 힘들었던 순간을 토로했다. 200여정이 넘는 총이 불을 뿜고, 80여 마리의 말이 달리며, 세 차례의 대형 폭파신이 있었으니 위기의 순간은 끊임없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촬영 중 팔에 금이 간 정우성은 완치까지 3개월이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아픈 팔에 줄을 감고 액션을 펼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교통사고로 지중현 무술감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해 영화 엔딩에 추모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서부극인 만큼 말 타는 장면은 필수이지만 배우들의 두려움 때문에 설정이 바꾸기도 했다. 말을 업고 달린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승마에 능한 정우성은 경주용 말을 탄 반면 송강호는 도저히 말을 탈 수 없다고 해 결국 오토바이를 타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병헌도 말 타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지만 나중에는 말에서 떨어지는 장면까지 무리없이 촬영했다.

감독 이하 지독한 '놈'들의 노력으로 '놈놈놈'에서 만주는 제4의 주인공으로 보여질 정도로 큰 인상을 준다.

#'놈놈놈', 칸 버전과 국내 버전의 차이는?

'놈놈놈'은 지난 5월 제61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국내외 언론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놈놈놈'은 막바지까지 편집 및 후반 작업을 하다 칸에 초청된 터라 현지에서는 국내 버전과 다르다는 자막 아래 상영됐다.

김지운 감독은 "칸 버전과 국내 버전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버전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칸 버전보다 12분 늘어난 국내 버전은 관객에 상당히 친절해졌다. 정우성이 왜 지도를 쫓고, 이병헌을 추격하게 되는지가 칸 버전에는 설명이 안됐지만 국내 버전에는 영화 초반부에 삽입됐다.

그 과정에서 고스란히 편집됐던 엄지원이 등장하는 독립군 장면이 중간중간 첨가됐다. 결말도 더욱 상세해졌다. 세 사람의 대결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궁금증을 유발시켰던 칸 버전과는 달리 국내 버전에는 결과가 그대로 소개된다.

달파란이 편곡한 '킬빌' 주제곡 또한 칸 버전에는 더 자주 사용된 반면 국내 버전에는 한 차례만 등장한다.

#'놈놈놈'에 '올드보이'가 숨어있다?

'놈놈놈'은 알려졌다시피 김지운 감독이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석양의 무법자'에 영향을 받아 준비한 작품이다. 영화 제목 또한 '석양의 무법자'의 영어 제목을 인용했다.

때문에 영화 곳곳에는 '석양의 무법자'에 오마주가 녹아 있다. 현상범 사냥꾼 정우성이 송강호를 묶고 끌고 가는 것은 '석양의 무법자'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장르 따라잡기에 능한 김지운 감독은 '놈놈놈'에 다양한 영화를 녹여냈다. 그중 백미는 송강호가 '올드보이'의 최민식을 흉내내는 장면. 검은 선글래스에 부스스한 머리로 "누구냐, 넌"을 외치는 송강호의 모습은 절로 웃음이 나온다.

오토바이에서 차로 넘나드는 액션은 '인디아나 존스'의 차용이기도 하다. 칼을 들고 덤비는 악당을 총 한방에 쉽게 쓰러뜨리는 것 역시 '인디아나 존스'의 그림자가 짙다.

철저한 상업영화로 기획됐기에 '놈놈놈'에 역사적 배경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일제 시대 만주를 배경으로 하고 일본군과 독립군이 등장하며 "빼앗긴 나라 땅은 사서 뭐하냐" "나라 팔아 먹은 놈" 등의 대사가 등장하지만 시대적인 아픔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놈놈놈'의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드라마의 깊이가 떨어지지만 반면 쾌감의 정도는 더 커졌다. '인디아나 존스'의 나치와 '놈놈놈'의 일본군이 비견될 수 있는 게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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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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