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에 대한 편견과 진실 "꼬셔도 안넘어온 남자있다"(인터뷰)

2007. 12. 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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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홍정원 기자 / 사진 정유진 기자]

김태희(27)처럼 많은 선입견을 심어준 배우가 또 있을까. 하긴 2003년 겨울 처음 그를 인터뷰할 때 기자도 모종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흠잡을 곳 없이 빼어난 외모, 서울대학교 출신, 촉망 받는 신인배우라는 공개된 외적 조건 때문에 기자는 '깐깐할 것이다' '도도할 것이다' '똑 부러질 것이다' '인터뷰도 공부만큼이나 치밀하게 준비할 것이다'라는 선입견들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그렇게 김태희를 둘러싼 편견들로 시작된 인터뷰는 몇 분간 대화를 나누다 날아가버렸다. 순진하고 순수한 면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5년이 지났다. 2003년 신예 김태희나 2007년 톱스타 김태희나 그다지 변한 것이 없었다. 그는 '중천'에 이어 두 번째 영화 '싸움'(감독 한지승/13일 개봉)으로 변신 아닌 변신을 했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싸움'을 선택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파격 변신이라고 하네요. 굳이 변신하기 위해 이 작품을 한 건 아니에요."

사실 '싸움'에서 김태희는 파격 변신을 했다기보다는 다소 과격하게 나올 뿐이다. 극중 전 남편(설경구)과 격렬한 카체이싱 장면을 연출하고 소심한 남자의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한두 대 펀치나 쇠파이프를 날린다. 또 교통사고로 타박상을 입어 입원도 한다. 마스카라가 눈물에 번져 얼룩지지만 그 모습은 섹시하기까지 하다. '싸움'은 김태희가 파격 변신을 한 작품이 아니라 그간 숨기고 있던 성격을 발산한 영화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어쩌면 제가 그동안 맡았던 역할들보다 '싸움'의 진아가 제 성격과 가장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진아는 저처럼 열정적이고 적극적인데다 단순하거든요."

인터뷰할 때도 똑 부러지기보다 느리고 조심스러운 말투가 매력적인 김태희. 그에게 갖기 쉬운 편견과 진실을 그가 직접 해명했다.

#김태희는 똑똑해서 똑 부러질 것 같다?

요즘 방영 중인 '똑똑한 김태희…'라는 CF 카피처럼 김태희는 똑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똑똑해서 똑 부러질 것 같은 성격보다는 계산적이지 않은 순수한 매력에 더욱 끌린다. 김태희 스스로도 "단순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의 테마가 '싸움'이니만큼 연기에 몰입할 때 예민해져 일상에서 화를 낼 법도 한데 그는 돌아서면 금세 잊는다. 욱하는 성질을 부린 다음 수습할 자신이 없어 화가 나도 일단 참는 게 그의 몸에 밴 습관이다.

"사실 누구나 예민할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욱하는 성질이 생기는 거구요. 그런데 저는 현실에서는 화를 낸 뒤 그걸 감당할 자신이 없어 화를 못 내요. 보통 화를 내고 돌아서면 마음이 불편하잖아요. 저는 단순한 성격이라 그냥 돌아서면 별거 아닌 것 같아 잊어버리게 되거든요. 그래서 설경구 선배님도 연기를 위해 평상시에도 화를 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야 카메라가 돌 때 자연스럽다구요. 근데 실천으로 옮기지 못했어요."

#김태희는 연약하고 여리다?

매니저의 말에 따르면 김태희는 여리기도 하다. 하지만 악바리 근성을 갖고 있는 그는 초등학교 때 학교 육상대표 선수로 뽑혀 100m를 15초에 달렸으며 대학 때는 스키부에서 활동할 정도로 운동 신경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그 때문인지 드라마 '구미호외전', 영화 '중천'에 이은 '싸움'까지, 몸으로 하는 연기는 자신 있게 해왔다. '중천'을 촬영할 때도 그는 몸을 사리지 않았다. 말 타기 연습을 하던 도중 한 남자 배우의 말과 김태희가 탄 말이 서로 발길질을 하는 바람에 낙마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엉덩방아를 찧는 정도의 가벼운 부상을 입은 김태희는 크게 놀라지 않고 바로 말타기 연습을 하겠다고 자청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싸움' 촬영 초반에는 뛰는 장면이 많아 부상을 자주 당했다.

"제가 몸으로 하는 건 자신 있거든요.(웃음) '싸움'에서는 엄지발톱이 반쯤 뽑힐 때까지 달리고 또 달렸어요. 촬영 초반에 달리는 신들이 몰려 있어서 계속 달리다 보니 엄지발톱이 반 정도 부러졌더라구요. 뾰족 구두를 신고 달리니까 구두에 발가락이 눌려 부상을 당했죠. 에이, 별거 아니에요. 피부병으로 고생한 것도 기억에 남아요. 타조와 말 배설물이 뒤섞여 있는 농장 땅바닥에서 설경구 선배와 몸싸움 하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전신에 뭐가 난 거예요. 배설물 독으로 피부병에 걸려 트러블이 생긴 거였지만 저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며 별로 신경 안 썼어요. 설경구 선배는 피부과에 얼른 가자며 엄청 신경 쓰시던데요."

#김태희는 남자가 많이 따를 것 같다?

그의 고향은 울산이다. '울산에서 김태희를 모르면 간첩'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학창시절부터 유명했을 것 같다고 물으니 그는 손사래를 쳤다.

"교(울산여자고등학교)문 앞에서 저를 기다리는 남학생은 한 명도 못 봤어요. 주로 제가 남학생을 쫓아 다녔죠. 비평준화 지역인 울산은 학구열이 뜨거운 곳이라 남자친구가 있으면 날라리 취급을 당해요. 그래서 사귈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소풍 갈 때나 학원 다닐 때는 남학생과 미팅도 하고, 남학생들이 참가한 수련회는 빠지지 않고 참석했어요.(웃음)"

#김태희가 작업 걸면 모든 남자가 넘어갈 것이다?

김태희가 밝힌 이상형은 "존경할 수 있는 남자, 친구 같은 남자, 내가 필요하고 중요시하는 부분을 보완해 주는 남자, 서로 상호보완 할 수 있는 남자"다. '싸움'에서 설경구 선배가 맡은 상민처럼 소심, 무심, 자기중심적인 남자는 그의 이상형과 거리가 멀고 연하남은 남자로 보이지 않는단다. 이상형은 장황하고 화려하지만 사실 김태희는 '필이 꽂힌다'는 것을 믿는,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이다. 문득 대한민국 대표 미녀 김태희가 꼬셔도 안 넘어오는 남자가 있었을까 궁금했다.

"원래 제 이상형은 거창하지만 사실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이에요. 그 사람이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는 처음 볼 때 몇 초 안에 결정돼요. 일단 한 남자에게 필이 꽂히면 느낌과 본능에 충실해져 이상형이 아니어도 사귀게 되죠. 그동안 그렇게 해서 남자친구를 사귀었어요. 기간은… 한 1년 반쯤은 사귀어 봐야 해요. 아무리 남자가 대시를 해도 제가 마음에 안 들면 열 번 찍혀도 안 넘어가요. 그리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 어떤 남자에게 첫눈에 반해 대시했는데 안 넘어오더라구요.(웃음)"

홍정원 man@newsen.com / 정유진 noir1979@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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