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김수용 "연출력× 이창동, 재미× 홍상수.."

진현철 2010. 7. 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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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문예영화의 대부 김수용(81) 감독이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56) 감독의 '시'를 혹평했다. 이 감독의 연출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충무로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인 김 감독은 6월30일 저녁 이 영화제 관련 모임에서 "할머니가 몸을 팔아 외손자의 위자료를 마련한다는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시나리오는 최고이지만 카메라 워크 등 연출은 잘 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영화 초반 자살한 여아의 시체가 떠내려 오는 장면을 지목하면서는 "그 아이가 얼마나 순수한지, 정말 아그네스(기독교의 성녀)처럼 아름다운 몸이라는 것을 표현하려면 홀딱 벗겼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을 얘기할 때는 무슨 증명사진 찍는 것도 아니고…. 윤정희와 김희라의 욕조신은 관계를 맺으면서 욕조가 엎어지는 식으로 연출했으면 괜찮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특히, 윤정희(66)의 욕조신을 두고는 "김희라와 관계를 좀 더 적극적으로 했어야 하는데, 체면 때문에 너무 소극적이었다"면서 "그런 연기 때문에 프랑스의 줄리에트 비노슈에게 여우주연상을 빼앗긴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또 '하하하'로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받은 홍상수(50) 감독의 영화는 "재미없다", '해안선'과 '섬' 등을 연출한 김기덕(50) 감독은 "몇 편의 영화에서는 여성을 인간 취급 안 했다", '왕의 남자'의 이준익(51) 감독은 "'황산벌'을 보고는 왜 감독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며 평가절하했다.

1958년 영화 '공처가'로 장편 데뷔한 김 감독은 1960년대 문학작품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주로 연출했다. '갯마을'(1965), '봄봄'(1969) 등 109편을 감독했다.

한편, 9월2일 개막하는 충무로국제영화제에 대해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잘 알려져 있지만 영화제를 열몇번 먼저 시작했다고 해서 부산이 독점할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1000만 서울 시민을 위한 영화제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내년 5회부터는 관의 도움을 줄이고 영화인들이 가치있는 영화제로 전환할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올해 충무로영화제는 주류업체와 협력, 라벨 광고로 영화제를 홍보한다. 1980년대 톱여우 소피 마르소(44·프랑스) 등을 초청할 예정이다.

agacul@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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