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방송진단] 노홍철의 브라운관 복귀..왜 시청자는 냉담할까
[MBN스타 유지혜 기자] ‘그 녀석’ 노홍철이 음주운전 후 약 9개월 만에 방송가에 다시 발을 디뎠다. 하지만 브라운관 속 그의 모습에 아직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다.
지난 27일과 28일 MBC 추석특집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서 노홍철은 각 분야의 ‘잉여’인 태원준, 송원석, 료니, 이동욱과 함께 최소의 경비로 유럽을 횡단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1부에서는 히치하이킹, 노숙, 생산활동 등으로 경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하우를 습득해가는 5인방의 모습이 중점적으로 그려졌고, 2부에서는 첨예한 갈등 끝에 마침내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힘을 모아 목표했던 포르투갈 호카곶에 도달하는 모습을 담았다.
프로그램은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극한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청춘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 각기 다른 위치에 놓인 5인방은 각자가 생각하는 청춘, 젊음, 삶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지는 계기를 맞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의도가 순전히 빛을 발하지 못했다.
가장 관건이었던 노홍철의 복귀는 번지수를 잘못 찾은 분위기다. 아무리 지금은 자숙 중이라 하더라도 노홍철은 대한민국 최고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주축이 되던 연예인이었다. 그런 연예인에 사랑, 직장, 결혼‘ 외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N포세대‘를 상징하는 ’잉여‘라는 말을 붙이는 것을 보며 허무함이 느껴졌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을 들어야 했다.
제작진은 애써 프로그램 안에서 노홍철이 왜 ‘잉여’인지를 강조한다. 프로그램은 음주운전 때문에 ‘실직자’가 됐다고 스스로를 가리키는 노홍철의 말을 웃음 소재로 사용한다. 노홍철이 주변사람들에 “음주운전으로 모든 걸 잃었다”고 말하거나 “8.15 사면으로 나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것들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하지만 시청자는 노홍철의 사과 방식에 대해 ‘올바르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노홍철은 아직 공식석상에 나서거나 한 일은 없다. 음주운전 사고 직후 공식입장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장동민이나 이수근의 복귀 당시를 생각해보면 브라운관 복귀 전에 있어야 할 ‘공식 사과’가 생략됐다. 마치 몇몇 개그맨들이 물의를 일으킨 후 개그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물의를 이용해 셀프디스 개그를 펼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그의 거친 ‘진심 전하기’는 시청자를 실망하게 했다. 자신을 ‘잉여’라고 하는 노홍철의 모습에도 많은 이들이 공감하지 못했다. 물론 노홍철 측이나 제작진 측 모두 이 프로그램이 노홍철의 본격 컴백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지만, 추석특집 프로에 은근슬쩍 승차해 시청자의 반응을 ‘간 본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만약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제작발표회와 같은 공식석상 자리가 존재하는 프로그램이거나 ‘잉여’를 자처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지금만큼 차가운 반응을 얻지는 않았을 터다. 게다가 브라운관 앞에 나서기 전 자신의 진심을 더욱 정중하게 대중에 표현했다면 노홍철에 대한 대중의 차가운 시선은 조금은 풀렸을 지도 모른다. 참 여러모로 아쉬운 ‘자숙 연예인’의 복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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