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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과거에 발목잡힌 사람들의 드라마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극본 문희정·연출 이재동 박재범)의 기세가 만만찼다. 2주 연속 월화극 1위 자리를 지키며 '전우치'를 누르고 수목극 정상 굳히기에 들어갔다.

13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12일 방송된 '보고싶다'는 시청률 11.7%(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6일 기록한 11.5%보다 0.2%P 상승한 자체최고시청률이다.





조용히 시작한 멜로드라마의 바람이 점점 거세지는 이유는 이 드라마가 그저 뻔한 사랑이야기만을 늘어놓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 중심에는 한정우(박유천)와 이수연(윤은혜)의 사랑이야기가 있지만, 그에 못잖게 과거에 발목잡힌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처연한 삶이 함께 담겼다.

한정우와 이수연의 인연은 15년 전 시작됐다. 탐욕스런 아버지 태준(한진희), 사랑없는 양어머니 아래 자란 한정우와 '유명한 애, 살인자 딸' 이수연에게 처음 마음을 연다. 그러나 정우를 납치하려던 납치범이 수연까지 납치, 성폭행하고 이후 수연의 종적이 묘연해지면서 두 사람의 어린 시절은 끝난다.

15년 후 이야기가 펼쳐지는 지금도 내내 수연을 찾아다니는 정우는 과거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않다. 집안과 연을 끊다시피 하고 수연의 어머니 명희(송옥숙)와 내내 수연을 기다린다. 조이라는 새 이름으로 돌아온 수연은 "수연이로 돌아가기 싫어" 발버둥을 치지만 내내 과거가 그녀의 발목을 잡는다.

조이의 삶이 이름처럼 그녀에게 더 행복했을지 모르지만, 그녀가 수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필연이다. 벽이 패이도록 '보고싶다' 네 글자를 쓰고 또 쓸만큼 과거에 사로잡혀 15년 전 그 순간부터 한 치도 자라지 못한 그녀의 첫사랑은 '수연'보다 '조이'가 더 행복할 수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어린시절 태준 때문에 어머니를 잃고 다리까지 절게 된 뒤 악착같이 돈을 벌며 복수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해리(유승호) 역시 과거를 곱씹는 두 얼굴의 사나이다. 끝내 두 번의 살인을 저지른 보라엄마 미경(김미경) 역시 성폭행을 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딸을 놓지 못한 어머니였다. 살인범이 된 그녀를 위해 도시락을 싸 가 "나대신 (복수)해준 것 고맙고 나대신 벌 받는 것 같아 미안하고"라며 눈물을 흘린 수연엄마 명희는 또 어떤가.

작가와 제작진은 절박한 멜로드라마에 상처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녹였다. 상처입은 사람들이 과거에 머무는 동안 이들을 상처입힌 악인들이 하나같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복수를 위한 포석이자, 인정없는 세상에 대한 은유일 것이다.

작가와 제작진은 낫지 않은 상처 위로 시작한 멜로드라마에 처연한 복수극과 반전의 서스펜스를 함께 담아 한 회 한 회 극을 전개시키고 있다. 호소력 짙은 연기까지 더해졌으니 한 번 빠져든 시청자가 좀처럼 채널을 돌리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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