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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페이퍼진] 펄펄 나는 슈퍼워킹맘들...타고난 슈퍼우먼
 일하는 여성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한데 아이가 딸렸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그때부터는 전쟁이다. 엄마로, 주부로, 직장인으로 1인 3역을 해야 하는 워킹맘은 한마디로 고달프다. 육아, 교육, 살림, 일.... 해야 할 일도 끝이 없거니와 주위에서 요구하는 바 많고도 커 삶의 즐거움이나 보람을 느낄 겨를조차 없으리라. 애들 교육만 갖고도 머리가 터진다는 시대니 워킹맘의 고충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육아와 교육, 가사는 주부 세계의 최소공배수라 하더라도 직장이라는 스트레스 덩어리가 일상에 추가되면 모든 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늘 일과 시간에 쫓길 테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미안함에 속이 아릴 테고, 과도한 노동으로 몸이 부서질 테고, 그 모든 스트레스에 짓눌려 짜증지수가 상승할 테고.... 그 속에서도 세 마리 토끼를 맹렬하게 쫓으며 씩씩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이 있다. 일명 슈퍼워킹맘이다. 일터에서는 남성을 뛰어넘는 능력을 발휘하고, 육아와 교육에 앞서가며, 집안일까지 똑 부러지게 해내는 슈퍼우먼. 더불어 자기 분야에서 명성까지 드높이는 슈퍼워킹맘도 많다. 그녀들의 싱싱하고 탄력 있는 세계로 들어가 보자.
  < 편집자주 >
엄마로 주부로 직장인으로 못말리도록 '위풍당당'


초등생 딸 체육관-강의실 옆에 두고 훈련-공부






◇임오경 감독


 ▶'5분 쿡'의 대가

 지난해 3월 14년간의 일본 실업팀 생활을 접고 귀국한 임 감독의 거주지는 서울 잠실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남편이 일본에서 활동하느라 세민이를 키우는 것은 여전히 임 감독 몫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낮시간에는 인근에 거주하는 언니에게 세민이의 귀가시간에 맞춰 챙겨주도록 부탁해놓았다. 세민이에게 아침과 저녁밥을 해주는 것은 임감독이다. 별도로 가사 일을 보조해주는 사람을 두지는 않고 있다.

 그녀는 "일본에 있을 때부터 워낙 바쁘다 보니 5분 쿡을 잘한다"고 말한다. 매일 오전 6시50분쯤 일어나 주방에서 5분만에 세민이에게 줄 아침밥을 뚝딱 준비한다는 것. 전날 밤에 재료를 구입해 만드는 5분쿡의 메뉴는 볶음밥과 김밥 등이다.

 세민이가 태어난 것은 지난 2000년 12월 9일. 일본 히로시마의 한 병원에서다. 임 감독은 당시 히로시마를 연고로 하는 여자 핸드볼팀 히로시마 메이플레이즈의 플레잉 감독으로 활동 중이었다. 당시에도 임 감독은 남편과 떨어져 있었다.

 임 감독은 "출산 전 알아봤더니 히로시마에 마땅히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탁아기관도 알아봤는데 매월 내 수입의 절반 정도인 한화 500만원 가량을 내야 했다. 일본은 월 소득에 따라 탁아기관의 비용이 달라진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생각이었고 그래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임 감독은 짧은 출산휴가를 거쳐 선수들이 선물해준 아기 바구니에 3개월도 안된 세민이를 담아 훈련장 한켠에 놓고 훈련을 강행했다. 엄마의 편의상(?) 세민이를 빨리 걷도록 유도해 대략 7개월째부터 걷기시작했다고 했다. 몸이 아파 세민이를 병실까지 데리고 가 링거주사를 맞을 때는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고 임 감독은 전했다.

 5세 때부터는 세민이가 유치원에 다니면서 한결 부담이 덜했다. 임 감독은 "대회참가를 위해 지방으로 떠날 때는 히로시마 핸드볼 협회 직원들이 돌봐줬다"고 말했다. 엄마의 핸드볼 훈련장을 지키다가 세민이는 공에 맞은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임 감독은 "어릴 때부터 핸드볼장에서 시간을 보낸 탓인지 요즘에도 같이 훈련장에 가더라도 불평 한마디 하지않는다. 우리 엄마는 무엇이든지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엄마 말은 무조건 잘 듣는다"고 딸을 대견스러워했다.

일본 감독 진출 때부터 아기바구니 담아 훈련장 동행






◇서울시청 여자 핸드볼팀의 임오경 감독이 지난 봄 지인의 결혼식장을 찾았다가 초등학교 3년생 딸 박세민(9)과 입맞춤하는 포즈를 취했다. 임 감독은 "세민이는 엄마 말을 어기는 법이 없다"고 자랑했다.

 ▶긍정적인 사고가 중요
 임오경 감독은 일과 공부, 육아를 동시에 하고 있는 그야말로 슈퍼 워킹맘이다.
 임 감독은 서울시청 감독 일과 육아만로도 바쁜 가운데, 올해 3월 한체대 대학원에 입학한 것에 대해 "일본에서도 잠깐 대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지도자로서 이론적 배경을 갖추기 위해 대학원에 등록했다. 교수가 되려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감독은 대학원 수업을 설렁설렁 듣지않았다. 1학기에 단 하루밖에 결석한 적이 없고 수강한 3과목에서 전부 A플러스를 받았다. 임 감독은 "지난 8월 2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보고 의아해 했다. 1학기 때보다 금액이 40%가 적었다. 그래서 대학당국에 물어봤더니 성적 우수장학생에 선정되었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성적이 그렇게 잘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임 감독은 성적 우수장학생의 비결을 묻자 "수업시간에 교수님 말씀을 한자도 빼놓지 않고 기록했다가 집에 돌아가 새벽 1~2시까지 복습했다. 레포트를 충실히 써낸 것도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했다. 임 감독의 사전에는 불가능이란 없어보인다. 그녀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시간을 쪼개쓰면 못할 일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각각 은메달을 따냈던 임오경 감독은 최근 YWCA가 선정한 2009 한국여성지도자상 중 '젊은 지도자상'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29일 상을 받는다. 임 감독은 이 상의 수상과 관련, "나보다 더 고생한 사람이 많은데 과분한 것 같다"며 몸을 낮췄다.

  <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


맹모삼천지교…네 살 때부터 공연장 동행 배우 꿈 키워줘


수중분만 화제됐던 그 딸… 올빼미 생활리듬 속 아침은 꼭 함께






◇최정원


 최정원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뮤지컬 스타다. 당연히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올해만 해도 뮤지컬 '시카고', '맘마미아'와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등 3편에 출연했다. 그런데 또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다. 내달 5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연극 '피아프(Piaf)'를 공연한다. 20세기 최고 샹송 가수로 사랑받았던 에디트 피아프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그래서 최정원의 요즘 생활은 피아프로 채워져 있다. 매일 오후 2시부터 6시간 동안 대학로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주부터는 밤 10시까지 연습할 예정이다. 공연에서는 17곡의 샹송 히트곡을 부른다.

 사정이 이러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다. 말 그대로 슈퍼워킹맘이다. 초등학교 4학년인 외동딸 수아의 엄마이자 뮤지컬 톱스타 역할을 동시에 해내고 있다. 수아는 국내 최초로 수중분만으로 낳아 화제가 됐던 그 아이다.

 최정원과 딸 수아의 관계는 좀 특별하다. 엄마가 배우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여느 엄마처럼 잘 챙겨주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마냥 미안하기만 한 건 아니다. 최정원은 '좋은 엄마'에 뚜렷한 신념이 있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내 인생을 포기하고 딸을 돌보는 게 최선은 아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공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진정한 사랑이다"는 것이다.

 최정원의 이런 생각을 딸도 전적으로 이해한다. 유치원 시절 일화가 있다. 친구들이 '수아 엄마'라고 부르자, 딸은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라고 고쳐 소개했단다. 또 새벽 4시에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엄마는 오늘 공연해야 하니까 자라'고 말할 정도다. 딸이 그만큼 엄마의 직업을 이해하고, 엄마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최정원은 "당시 공연하면서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딸이 자랑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씩씩한 딸의 모습은 현장교육의 효과다. 최정원은 수아를 네 살 때부터 공연장에 데리고 다녔다. 뮤지컬 '갬블러'가 첫 관람 작품이다. 이후 자신의 출연작 대부분을 보여줬다. 이젠 작품 보는 눈이 매섭다. '시카고'를 보고나서 "연습 많이 했네"라고 촌평하고, 다른 공연 때는 "너무 나갔다"고 비평할 정도다.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도 있었다. '지킬 앤 하이드' 공연 때였다. 최정원이 칼에 찔려 피를 흘리며 죽는 장면이 문제였다. 최정원은 "공연이 끝나고 만났더니 애가 '우리 엄마 죽었다'고 부들부들 떨면서 흐느끼는 걸 보고 놀랐다. 그 다음부터는 작품을 가려서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정원은 집에서 끼 많은 딸 수아와 춤추고 노래하며 노는 것으로 재능교육을 대신한다.


 아무리 바빠도 최정원에겐 철칙이 하나 있다. 아침식사를 같이 하는 것이다. 사실 배우들은 전형적인 '올빼미'들이다. 생활 리듬이 그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최정원은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아침을 꼭 챙겨준다. 또 대본을 절대로 집에 가져가지 않는다. 집에서는 아이와만 지내기 위해서다.

 반대로 공연장에는 휴대폰을 가져가지 않는다. "집에서는 공연 걱정하고 공연장에서는 아이 걱정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친다"는 이유 때문이다. 가족들은 수아가 아파도 연락하지 않는다. 이런 프로의식과 가족들의 협조가 최정원이 20년 동안 뮤지컬 톱스타의 자리를 지켜오는 비결 중 하나다.

 최정원은 교육도 연극적이다. 받아쓰기 시험 성적이 나빴을 때, 역할놀이로 효과를 봤다. 딸이 선생님이 돼 문제를 내고, 자신이 학생이 되는 것이다. '나뭇잎'을 '나문잎'으로 일부러 틀리게 답을 쓰고, 딸이 찾아내게 하는 식으로 가르쳤다. 집에서 딸과 춤을 추고 노래하면서 즐기는 것도 다른 엄마와 다른 점이다. 놀이 삼아 공연 연습도 한다. 수아가 상대역이 돼서 대사를 받아친다. 최정원은 "제법 끼가 있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수아는 벌써부터 가수가 되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주2회 훈련하고 있다. 아빠가 이끄는 아마추어 밴드를 따라다니며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최정원은 "수아도 뮤지컬배우가 됐으면 좋겠지만, 가수가 되더라도 적극 밀어주겠다"고 말했다. 일종의 맹모삼천지교인 셈이다. 10년 후에는 두 모녀가 한 무대에서 공연할지도 모른다.

 최정원은 자신의 현재 삶을 에디트 피아프와 비교했다. "피아프의 인생은 노래와 사랑, 두 가지였다. 내 인생도 그렇다. 그 중심에 수아가 있다. 노래와 가족 사랑으로 충만하고 행복하다"고 밝게 웃었다.

  <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


출산 때도 3주 이상 방송중단은 안 했어요 ㅎㅎ


방송녹화 중 틈틈이 아이 돌봐… 사실은 가족 도움이 절대적이에요






◇김지선


 "아무리 방송 일이 바빠도 엄마로서의 역할을 단 한번도 소홀히 해본 적이 없어요.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잖아요. 방송과 가정사 둘 다 제겐 모두 중요하니까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남모르는 보람도 느끼죠."

 개그우먼 김지선(37)은 소문난 연예계 대표 슈퍼맘이다. 가장 바쁘게 방송활동을 하는 여자연예인중 '다산(多産)'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말그대로 '슈퍼우먼'이라 할 만하다. 최근 넷째를 출산한 뒤 그녀 스스로 '신궁'(신이 내린 자궁)이라며 당당하고 떳떳하다.

 지난 2003년 5월 동갑내기 남편 김현민씨와 결혼후 지훈(6) 정훈(5) 성훈(3) 등 세 아들을 둔 뒤 지난 9월 30일 넷째를 낳았다. 가수 김혜연과 탤런트 정혜영 조갑경 최란 금보라 등이 각각 세자녀를 뒀지만 김지선이 넷째를 출산하면서 마침내 '최다 출산드라' 연예인으로 등극했다.

 출산 2주만인 지난 15일 경기도 부천의 서울여성병원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김지선은 "아들만 셋이라서 이번엔 꼭 딸을 낳고 싶었는데 소망을 이뤘다"면서 "마지막 아이를 낳았으니 앞으론 중단없이 방송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저 처럼 바쁜 방송스케줄에 �기는 엄마가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아이들한테 미안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바로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합니다. 밖에서든 집에서든 완벽하고 자랑스런 엄마의 모습으로 비쳐지고 싶어요."

 김지선은 출산 직전까지 '세바퀴' '오늘밤만 재워줘' '코미디多 웃자GO' '이 사람을 고발합니다 시즌2' 등 TV와 케이블, 라디오프로그램까지 무려 6개에 동시출연했다. 잠깐씩 게스트로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포함하면 한주 10개를 넘길 때도 없지 않다.

 그녀가 슈퍼우먼으로 활약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
 "결혼할 때 남편과 약속한 게 있어요. 방송을 포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아이도 많이 낳기로 한거죠. 좀 앞뒤가 안맞는 얘기 같지만 이를 위해 방송사들이 몰려있는 여의도와 목동의 중간지점에 신혼집을 마련해 지금껏 살고 있어요. 방송 녹화중에도 짬을 내 잠깐씩이라도 아이들을 돌 볼 수 있거든요."

 하지만 김지선은 "제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가족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가 아이들을 많이 돌봐줬고, 무엇보다 자영업을 하는 남편의 배려가 절대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남편 김현민씨는 서울 대학로에서 17년째 외식사업을 하고 있다.

 김지선은 "지금껏 3주 이상 활동을 중단한 적이 없을 만큼 출산 문제로 방송에 지장을 준 적은 없다"면서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방송 일도 더 신바람이 난다"고 말했다.

 김지선은 누구보다 자녀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애정을 표시하면서도 마음 한켠은 벌써 방송일에 가 있다. 그녀는 이달 마지막주부터 SBS 라디오 '최주봉 김지선의 세상을 만나다'를 시작으로 MBC TV '세바퀴'(29일) SBS TV '스타킹'(11월초) 등에 잇달아 복귀할 계획이다.

  < 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 >


병원놀이방 활용…엄마 일터와 아이 생활공간 '한지붕'


열심히 일하는 모습 보여줘… 옆에 있다는 안정감 주려 노력






◇'일하는 엄마' 김연진 퓨린피부과 원장의 목표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늘리는 거다. < 사진제공=퓨린피부과 >

 김연진 퓨린피부과 원장(38)은 자매의사로 꽤 유명하다.
 4자매 중 첫째인 순진씨만 피아니스트이고, 둘째인 김 원장과 두 동생은 모두 의사다. 셋째 명진씨는 안과, 막내 희진씨는 미국에서 내과의로 활동하고 있다. 정말 우아한 그림이 그려지는 가족이다.

 하나, 멋들어진 새하얀 가운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김 원장의 일상은 보람과 행복에 바쁨, 고단함, 힘겨움, 미안함이 뒤섞인다.

 직장인이라면 너나없이 과로에 시달리고, 정신적 스트레스에 파김치가 된다.
 전업주부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가사노동과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만만찮다. 게다가 교육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극에 달해 있는 시절이라 엄마들은 수험생 못잖은 스트레스 속에 산다.

 김 원장은 이 두 가지를 겸하고 있다. 일도 해야 하고 아이들도 흠 없이 잘 키워야 한다. 일하는 엄마, 워킹맘이기 때문이다.

 딸인 세원이는 초등학교 5학년, 여섯 살배기 아들 선우는 유치원생이라 한창 엄마의 꼼꼼한 손길이 필요할 시기다.

 "한 번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어요. 졸업하자마자 결혼해서 레지던트 2년차에 큰애를 낳았고, 전문의가 되면서 곧바로 개업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죠. 일은 일대로 힘들고 아이들에겐 또 같이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고. 늘 그러고 살아요."

 엄살을 부리지만 김 원장은 일과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말 그대로 슈퍼워킹맘이다.
 오전 열 시에 병원에 나가 온종일 환자들을 본 후 귀가하면 저녁 일곱 시가 넘는다.
 부지런한 직장인은 헬스클럽이나 공원을 찾고, 그렇지 않은 대부분 사람은 소파에 파묻혀 늘어질 시점이다.

 하지만, 김 원장에게는 귀가와 함께 2라운드가 시작된다. 의사에서 주부로, 엄마로 이름표가 바뀌는 순간이다.

 "저녁 먹고 아이들과 동네 한 바퀴 돕니다. 그리고 책가방 봐 주고, 동화책도 읽어 주고 그래요. 힘닿는 데까지 놀아주려고 애쓰죠. 일 도와주시는 분이 계시지만 '저녁만큼은 내 손으로 차려야지'하면서 귀가해요. 잘은 안 되지만. 그래도 아이들 아빠가 틈틈이 잘 놀아줘 부담은 좀 덜고 살아요."

 그렇다고 마음이 개운할 리 만무하다. 저녁에 바짝 매달린다 해도 고작 세 시간이다. 아이들의 엄마에 대한 기다림과 갈증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괜찮은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렸다. '병원 놀이방'이다.

 보통 개인병원 의사들은 원장실 옆에 조그마한 휴식공간을 둔다. 피곤하면 언제든 쉴 수 있도록.

 김 원장은 원장실 옆에다 놀이방을 만들었다. 거기서 공부도 하고, 컴퓨터도 하고, 놀기도 할 수 있게. 과외선생님도 놀이방으로 부른다. 아이의 생활공간과 엄마의 일터가 한 지붕 아래 있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항상 곁에 있다는 느낌, 안정감이 필요하다고 봐요. 엄마가 일 때문에 나를 방치하지는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리고 엄마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놀아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모습보다는 열심히 사는 당당한 엄마의 모습이요."  김 원장은 육아와 교육에 대한 몇 가지 큰 틀을 갖고 있다.

 우선은 큰애 수다 들어주기다. "세원이는 지금이 사춘기예요. 굉장히 예민할 시기죠. 그래서 세원이가 전화해 학교 얘기며, 친구 얘기를 하면 최대한 잘 들어줘요."

 칭찬은 구체적으로 한다. "아이가 착한 일을 했을 때 막연한 칭찬보다는 그 즉시 구체적인 칭찬을 해줘요. '엄마 짐을 들어줘 참 든든하구나'하는 식으로요.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아이 키우기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요. 다 아는 내용이지만 리마인드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되도록이면 행동으로 옮긴다. "애들이 요리하는 엄마를 좋아해요. 그래서 주말이면 칼국수도 만들고, 간식도 만들고 그래요. 지난 추석에는 재료를 사다가 송편도 함께 만들었어요."

 이름이 날 정도로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아이들 역시 반듯하게 잘 키우고 있으니 김 원장을 슈퍼워킹맘으로 불러 모자람이 없을 듯하다.

 물론 갈등이 아주 없지는 않다. 1년 만이라도 '워킹맘'이 아닌 그냥 '맘'이길 꿈꾼다.

 "세 끼 다 내 손으로 해 먹이고,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함께 놀고 여행도 하고 그러고 싶어요. 아이들 더 크기 전에. 쉽진 않겠지만요."

  < 최재성 기자 kkachi@sportschosun.com >
< scnewsran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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