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라이언전 "사투리 써서 사기꾼 오해..기획사 30군 넘게 퇴짜"

이미현 2017. 3. 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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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미현]
작곡가 라이언전은 희망을 쓴다.

지난해 Mnet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의 성공 뒤에는 라이언전이 버티고 있다.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라이언전은 '프듀'와 인연을 맺은 뒤 인지도를 확실히 높였다. 사실 라이언전은 가요계에서 유명한 작곡가다. 샤이니의 '루시퍼'를 시작을 최근엔 태연의 '아이', 레드벨벳의 '덤덤'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프듀'는 라이언전의 인지도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프듀' 미션곡 '핑거 팁스'에 이어 아이오아이의 1위 곡인 '와타맨'까지 만들면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라이언전의 성장세는 '프듀1'에서 머물지 않았다. 남자판인 시즌2에도 메인 곡 프로듀서로 참여, '나야 나'를 탄생시켰다.

라이언전의 성공은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달랑 20만 원 들고 돌아왔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어려운 시절을 버텼다. "어려운 시절을 알기 때문에 겸손할 수 있다. 꿈을 가지고 있어서 행복했다. 단돈 천원이 궁했고, 그 천원만 있으면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그 자체가 행복이었다. 다시 무너진다 해도 일어설 용기가 있다."

라이언전은 '나야 나' 뿐만 아니라 27일 새 미니앨범을 발표하는 걸스데이와 7년 만에 손을 잡고 신곡을 발표한다.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 "1위 할 수 있다. 당연히 할 거다. 기대한 만큼 실망이 크다던데, 기대만큼 나올 것 같다. 대중과 걸스데이가 호흡하는 곡이다. 모든 가수가 입을 수 없는 옷이다."

이하 일문일답.

<2편에 이어>

- 데뷔 시절엔 어려웠나. "평생 잊지 못할 일이다. 어두웠던 터널을 지나왔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행복한 이유는 더 올라갈 수 있는 곳이 많아서인 것 같다. 어렵게 미국에 이민을 갔는데, 음악을 한다고 하니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내 꿈은 원래 파일럿이었는데 학비가 비싸서 포기했고, 부모님은 군인이나 경찰 등 안정적인 직업을 갖길 바라셨다. 미국에 있었을 땐 조그마한 사업도 했는데 돈도 꽤 많이 벌었다."

-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나. "음악을 좋아했다. 음대를 갈 생각이었는데 부모님 반대로 못 갔다.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작곡을 시작했다. 생각 없이 돈도 마구 썼다. 미국에서는 동양인이라고 무시를 해 내 노래를 들어주지도 않았다. 시장을 바꿔보자는 생각에, 무작정 15년 만에 한국으로 20만 원만 들고 왔다. 지인들한테는 자존심 상해서 손을 뻗기 싫었다. 당시엔 강남구청역에서도 자고, 배고프면 이마트에 가서 시식코너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 어떻게 데뷔 했나. "한 30개 넘는 기획사를 찾아가서 데모를 드렸다. 뉴욕에서 왔다는데 사투리를 쓰니까 사기꾼 아니냐며 문전박대도 많이 당했다. 그때 손을 잡아준 기획사가 SM엔터테인먼트와 드림티엔터테인먼트였다. SM에는 음악을 포댓자루로 드렸다. 일주일 후에 연락이 왔는데 진짜 작업을 하는지 안 하는지 확인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음악 만드는 환경을 보고 한 달 남짓 있다가 계약을 했다. 그때 당시 꽤 큰돈이었다. 어려울 때 손을 잡아준 은인과 다름없는 회사다."

- 힘들었지만 그 시절이 행복했나. "밥 한 끼가 감사했다. 지금은 잘 수 있는 곳도 있고, 차도 있다. 베풀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때는 내 코가 석 자였다. 최악의 상황에 있으면 먹을것 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 당시에 못 먹어서 65kg까지 빠졌었다. 그래도 꿈을 가지고 있어서 행복했다. 단돈 천원이 궁했고, 그 천원만 있으면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그 자체가 행복이었다. 다시 무너진다 해도 일어설 용기가 있다."

- 겸손하다. "불공평하지만 공평하게 하는 건 내 숙제다. 작곡가라는 꿈 자체가 행복했고 감사하게 하늘의 기운이 날 도왔다. 그때를 생각하면 건방지게 행동할 수 없다. 작곡해서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벌진 못한다. 하루 먹고 살 정도만 번다. 작곡가 팀이 있다. 이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

- 팀 안에 작곡가 50~60명 정도 있다고. "신인 작곡가들이 문전박대를 당하는 일이 상당히 많다. 재능 있는 작곡가들을 발굴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 그렇게 한 명 두 명 팀을 꾸렸는데 60명 가까이 모였다. 가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인재를 찾기도 한다. 심지어 운전사도 있다. '프듀' 작업할 때 신인 작곡가가 음악을 보냈는데 마음에 들더라. 설익은 스킬만 다듬으면 성공할 것 같았다. 결국 그 친구가 '프듀' 편곡은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어떻게 팀을 만들 생각을 했나. "작곡가로서 수명이 짧다고 생각했다. 조금 성공하니 게을러지기도 했다. 나 혼자 할 수 있는 음악은 한정적이다. '여러 명이 모이면 어떨까'하고 생각했다. 처음엔 3명으로 시작했다가 10명까지 늘어났다. 2014년부터 한 곡을 30명 넘게 작업하기도 했다. 내가 큰 그림을 그려주면 프로듀서·작가들이 디테일을 잡았더니 좋은 시너지가 발휘했다. 이후 나온 곡이 레드벨벳 '덤덤'·태연 '아이'·아이오아이 '와타맨' 등의 곡이다. 팀 작업이 어느샌가 트렌트가 됐다. 우리를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뿌듯하다."

- 팀 작업을 하면 수익이 낮아지지 않나. "작곡가들에게 떨어지는 수익은 그리 높지 않다. 기획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불만이 없을 수 없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한다. 없는 거보다 낫지 않나. 곡이 안 팔리면 돈도 못 번다. 단돈 10원이라도 수명 연장을 위해서 불만 없이 하려고 한다. 계속해서 인해전술을 펼칠 거다.(웃음)"

- 최근 에이팀엔터테인먼트 제작이사를 맡았다. "음악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잘못하면 우물 안 개구리 꼴을 못 면한다. 제작이사지만 지금껏 외주로 작업했던 것과 같이 바라보려고 한다. 대신 제작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한다.(웃음)"

- 어떤 그룹을 만들고 싶나. "똑같은 곡을 들으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대중들도 싫증을 낸다. 하지만 물린다고 음악 없이 살 순 없다. 음악은 음식과 같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정말 특이한 음악을 하고 싶다. 누구도 시도해 본 적 없는, 상상도 안 됐던 것들을 접목할 거다. 제작자들이 근접할 수 없는 쪽으로 색다른 그룹을 만들 예정이다."

- 앞으로 어떤 곡이 앞으로 유행이 될 것 같나. "음악은 패션과도 같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장르는 안 나온다고 생각한다. 패션도 10년 주기로 유행이 돈다고 하지 않나.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때 어떤 장르가 괜찮은가를 빠르게 캐치하는 게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능력을 키우는 게 나에겐 미션이다."

- 프로듀서의 꿈이 있다면. "1위가 작곡가였고, 2위가 제작자다. 최종목표는 불쌍한 나라에 학교를 짓고 싶다. 그 친구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 근데 학교를 짓는 게 쉽지 않더라. 그래서 후원금을 일정하게 주고 싶다. 우리나라 돈 10만 원이면 못 사는 나라 어린 친구들 몇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 그래서 매번 헌혈도 한다. 그동안 주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그 사랑을 못 사는 친구나 고아들에게 풀고 싶다. 물질적인 걸로 스폰서를 하고 싶다. 좋게 얘기하면 사회환원이다.(웃음)"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기획사 분들이 저를 찾아주셔서 여기까지 왔다. 정말 감사하다. 수명이 닿을 때까지 대중이 사랑하는 음악, 웰메이드 음악을 하고 싶다. 내 노래를 듣는 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사진=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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