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사진 안 돼!".. 걸그룹 다이아 팬들 화났다

김윤정 2017. 1. 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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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논란의 로타 작가와 '시즌 그리팅' 협업에 집단 반발

[오마이뉴스김윤정 기자]

 2017 다이아 시즌 그리팅 표지
ⓒ MBK엔터테인먼트
'REST'

지난 2일 오후부터, 걸그룹 다이아(DIA) 팬 관련 트위터 계정을 뒤덮은 문구다. 팬 계정이 'REST'(휴식), 혹은 'CLOSE'(폐쇄)를 내건다는 것은, 팬 활동을 쉬겠다, 팬 페이지를 폐쇄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팬들이 스타나 그 소속사에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항의 방법 중 하나. 다이아 팬들은 왜 이렇게까지 화가 난 걸까?

지난 연말, 다이아 소속사 MBK 엔터테인먼트는 시즌 그리팅 사진 작업을 진행했다. 시즌 그리팅이란 스타의 사진으로 제작된 달력, 다이어리, 사진, DVD, 엽서 등으로 구성된 신년 세트로, 팬들에게는 다음 1년을 함께 할, 필수 구매 아이템이다. 때문에 시즌 그리팅 콘셉트가 공개되는 연말이면, 어떤 구성에 어떤 콘셉트인지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쏟아진다. 데뷔 후 처음 시즌 그리팅을 출시하기로한 다이아이니만큼, 팬들의 기대는 컸다. 하지만 팬들은 화가 났다. 함께 작업한 사진작가 '로타' 때문이다.
 'REST' 문구를 내건 다이아 팬들의 트위터 계정들.
ⓒ 트위터 캡처
팬들, 다이아-로타 작가 협업 소식에 '불매 운동'

미소녀 사진으로 유명한 로타 작가는 세일러복이나 부르마(하의가 짧은 일본식 여학생용 체육복) 차림의 사진을 많이 찍는다. 공개된 그의 화보 사진들을 보면, 그라비아(일본에서 판매되는 어린 미소녀들의 비키니나 세미 누드 사진집)가 연상되는 포즈나 의상의 사진들이 많다. 그래서 일부 네티즌들은 (그의 모델들이 모두 성인이라해도) 소녀를 연상시키는 로타 작가 특유의 연출과 사진들이 모두 롤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것이라며 비난한다. 

비난의 화살은 로타 작가와 함께 작업한 연예인들에게까지 향한다. 물론 연예인 모델들과의 작업 사진은 그의 화보 사진과는 수위 차이가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마저도 "롤리타 콘셉트를 기초로 한 것"이라며, 이런 콘셉트에 참여한 연예인들도 결국 "롤리타 판타지 조성에 일조하는 셈"이라고 비난한다. 다이아 팬들이 로타 작가와 다이아의 작업 소식이 알려진 뒤 반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처음 출시하는 시즌 그리팅에, 왜 굳이 논란의 작가와 협업해 비난을 자초하냐는 것이다. 사진이 공개된 후, 이같은 팬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고, 이에 일부 팬들은 시즌 그리팅 불매 운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같은 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소속사인 MBK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일 시즌 그리팅 사인회 일정을 발표했다. 시즌 그리팅 사인회는 시즌 그리팅을 구매한 팬들만 참여할 수 있는 행사다. 팬 사인회 공지를 접한 팬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팬들의 비난을 수용하기는커녕, 사인회를 열겠다는 것은 팬들의 애정어린 비판을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사인회 일정이 알려진 뒤, 다이아 팬들은 자신들의 계정에 잇따라 'REST, 시즌 그리팅 팬 사인회를 반대합니다'는 문구를 내걸고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로타 작가의 사진집 표지. (좌) <GIRL 소녀들>(2015, 쎄프로젝트), (우) <로타 캘린더북 2017>(2016, 브라보)
ⓒ 로타
MBK 측 "팬들의 따끔한 지적 감사... 보답 방법 찾겠다"

<오마이뉴스>는 6일 MBK 엔터테인먼트에 이 같은 팬들의 움직임에 대해 물었다. 소속사 관계자는 팬들의 분노에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런 반응이 모두 다이아를 걱정하고 사랑해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팬들의 불매운동으로 급하게 사인회를 잡았다"는 팬들의 지적에는 "사인회는 시즌 그리팅 출시가 결정됐을 때부터 예정됐다. 팬들의 반발을 알고는 있지만, 여러 회사와 사람, 조직이 함께 하는 일이다 보니 손바닥 뒤집듯이 안 한다고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타 작가 논란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런 성향을 원해 함께 작업한 건 아니다. 그분은 사진에 빛을 잘 이용하시는 분이고, 그런 화사한 분위기가 필요해 함께 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소속사 측은 "팬들에게 선물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작했는데, 논란이 일어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이 결국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팬들의 마음을 풀어드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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