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가 '제니, 주노'란 굴레를 벗는 방법 [인터뷰]

윤혜영 기자 2016. 11. 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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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해 박민지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배우 박민지는 환한 인상 만큼이나 참 밝았다. 어린 나이부터 연예계에 발을 들이며 산전수전을 겪었을 테지만 타고난 인성 덕에 아직 순수함을 잃지 않은 참 기특한 배우였다.

박민지는 데뷔 11년 만에 MBC 일일드라마 '다시 시작해'(극본 원영옥∙연출 박재범) 나영자 역으로 첫 타이틀롤을 맡게 됐다. 무려 7개월의 시간 동안 121부작이라는 대장정을 마친 그는 "처음 주인공을 맡으면서 어려운 점도 많고 부담도 많이 느꼈는데 워낙 좋은 선배님들, 동료분들, 감독님을 만나서 잘 마칠 수 있었고 이렇게 끝내게 된 게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면서 시원섭섭하다. 아직 방송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실감이 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젊은 분들만 알고 계셨다면 요즘은 아버님 어머님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고 되게 반가워해주신다. 그만큼 영자란 캐릭터가 사랑받고 있구나 싶다. 이름도 독특하고 저희 드라마 자체가 '영자의 성장기'지 않느냐. 영자라는 캐릭터가 상징적인 인물이 된 것 같다. 보통 일일드라마를 해도 얼굴은 아시지만 이름을 쉽게 바로 불러주시긴 어려운데 보는 분들마다 '영자씨' '영자씨' 불러주신다"고 기뻐했다.

박민지는 한눈에 보기에도 드라마 초반보다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었다. 그는 "카메라 감독님이 항상 농담으로 '살 빠졌다'고 해주셨다. 좀 빠지긴 했는데 수치로 얘기할 정도는 아니다. 그렇게 보인다면 힘들었나보다"라고 웃으면서 "큰 탈 없이 잘 마치기 위해서 잘 챙겨 먹었고 틈나면 잘 잤다. 중간중간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큰 탈 없이 잘 넘겼다. 막판에 장염이 걸렸는데 다행히 촬영이 많이 없는 날 아파서 조심히 넘겼다"고 털어놨다.

극중 나영자는 이예라(고우리), 이태성(전노민) 부녀에게 갖은 패악질을 당한다. 그는 "내가 룸메랑 같이 사는데 '내가 이렇게 맞고 돈 번다'고 우스갯소리도 했다"며 "그렇게 밀치고 엎어뜨릴 때마다 욱하는 기분도 있었다. 근데 어려운 일을 많이 겪지만 그거랑 별개로 (영자가) 혼자서 많이 삭히고 자기 힘든 거보다 다른 사람들 힘든 걸 더 신경 쓰는 캐릭터라 어디 하나 발산할 데도 없어서 외롭기도 하고 힘들었다"고 전했다.

대립각을 세우느라 고통받았지만 나영자는 하성재(김정훈), 강지욱(박선호)에게 사랑을 받는 호사를 누렸다. "(강지욱이) 싫을 게 뭐가 있죠?"라고 강지욱에게 철벽 치는 것에 대해 너스레를 떤 그는 "각 캐릭터가 각자의 매력을 갖고 있다. 지욱이는 감정 표현에 솔직하게 과감하고 적극적인 타입이고 유머러스하지 않느냐. 그런 점들이 멋있었던 거 같고 성재 같은 경우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처럼 뒤에서 알게 모르게 챙겨주고 어려운 일 같은 것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보듬어 주는 넓은 마음이 멋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둘 다 좋다. 잘해주는 것도 좋고 표현해주는 것도 있지만 구구절절 얘기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게 더 좋은 것 같다"면서 "성재는 조금만 더 유머러스했으면 좋겠다. 정훈 오빠 자체가 유머러스해서 좀 답답해했다. 웃기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캐릭터에서 이탈해버리니까. 나중에 꼭 재밌게 할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민지는 제작발표회 당시 김정훈에 대해 "AB형의 전형이다.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은 알 것 같은지 묻자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반전스러운 모습이 있다. 쉽게 알긴 어렵지만 계속 보면은 의외로 인간적이고 편한 사람이다"며 "나도 독특해서 괜찮다. 서로 참 독특하다. 워낙 주인공 네 명이서 잘 맞았다. 성격도 그렇고 뭉치기도 잘 뭉치고 호흡도 좋았다. 어려운 일 있으면 서로 토닥거리기도 했다"고 팀워크를 과시했다.

"정훈 오빠는 똑똑하고 유머러스해요. 의외로 웃겨요. 똑똑한 게 물론 지식이 많은 것도 있겠지만 확실히 저보다 인생 선배이자 연예계 선배라서 조언도 많이 주고 여러 면에서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호는 정말 성실하고 매사에 진지하게 임해요. '너 너무 열심인 거 아니니?' 농담할 정도로 굉장히 열정이 많은 친구고 (고)우리 언니 같은 경우에는 인간적인 매력이 많아요. 보기보다 의젓하고 생각도 되게 깊고 사람도 편하게 잘 대해줘요."

쉼없이 달려온 박민지는 "'다시 시작해' 이후 쉬고 싶었다"면서 최근 다트에 빠졌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도 쳤다. 저녁 먹고 나서 룸메랑 '다트나 좀 치다 들어갈까?'하고 했다. 예전에는 재미가 없었는데 얼마 전에 정확한 룰을 알게 된 거다. 알고 나니까 너무 재밌더라. 깊은 취미라기보다는 요새 꽂힌 오락이다"고 설명했다.

박민지는 동물 사진을 찾아보는 것도 취미라고 밝혔다. "집에 고양이를 키우는데 요새 집에 얼마 없어서 자주 못 보다 보니까 더 좋아졌다. 같이 누워 있으면 너무 좋다"고 운을 뗀 그는 "동물을 좋아한다.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동물 사진 해놓고 동물 사진을 찾아보는 게 취미다. 기분 안 좋을 때 동물 사진을 보면서 기분을 낸다"고 밝혔다.

"'다시 시작해' 초반에 너무 힘든 거예요. 몸도 힘들지만 마음도 힘들고 어렵고 버겁고 연기도 내 맘대로 안 되는 거 같아서 사람들 보기도 위축되고 엄청 힘들 때가 있었거든요. 그럴 땐 차 안에 들어와서 캥거루 새끼 태어나는 영상보면서 힘내고 울고불고 했어요. 그걸 (박)선호한테 얘기했거든요? '이 누나 정상은 아니다' 그러더라고요. '생명의 위대함과 의지가 느껴지지 않니?'라고 했더니 정상 아니라고 고개를 젓더라고요. 그만큼 좋아해요."

박민지는 2005년, 데뷔작 '제니, 주노'에 출연하며 이른바 스타덤에 올랐다. 1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박민지는 수많은 작품을 했지만 아직도 '박민지='제니, 주노''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그에게 '제니, 주노'는 거의 굴레일 법했다. 하지만 그는 "대표작이 있다는 건 좋은 것"이라며 긍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박민지는 "좋은 작품들 많이 하다 보면 순화되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굴레라고 느끼진 않았는데 좀 쑥스럽긴 했다. 처음엔 괜찮았는데 10년 정도 지났는데도 그때 모습을 기억해주시니까 긁적긁적 낯 뜨겁다"고 말했다.

"저는 솔직히 '치즈 인 더 트랩'부터 '다시 시작해'까지 두 작품을 마친 신인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드라마도 그런 마음으로 찍었는데 다른 분들은 경력에 비중을 두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아서 12년차란 얘기를 들으면 부담스럽기도 하고 책임감을 느껴야겠다 생각도 해요.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든 정말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박민지에게 '혹시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무엇을 다시 시작하고 싶냐고 묻자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자기가 지나온 시절들이 언제나 만점이라고 할 수 없고 롤러코스터처럼 힘든 시간, 기쁜 시간이 다 있었겠지만 그런 것들이 있어서 지금의 내가 됐고 또 지금 이 드라마를 마친 현재의 시간이 너무 좋다. '그때 진짜 어려웠는데. 다시 돌아가면 그렇게 살지 않을 거 같아' 생각이 들어도 돌아가고 싶진 않다"고 전했다.

"올해 진짜 꽉꽉 채워서 잘 보낸 거 같아요. 올해 찍은 드라마는 '다시 시작해'밖에 없는데 '치즈 인 더 트랩'도 올해 1월부터 방송하면서 알차게 시작했고, 영화 '계춘할망'도 작년에 찍었는데 올해 개봉하고 '다시 시작해'도 해 안 넘기고 딱 좋을 시기에 잘 끝내고. 한 해를 너무 뿌듯하게 잘 채워서 보낸 거 같아요. 내년 한 해도 마칠 때 이런 기분이 들 수 있게 잘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하죠. 뿌듯해요. 시청률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시작에 비하면 굉장한 발전이었고, 저 개인적으로도 많이 성장한 거 같고, 좋은 사람들과 인연도 많이 맺었고. 그런 시간을 거치고 이제는 다 마치기까지 했으니까 너무 좋아요."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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