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단지' 이재준 "파트너 송지은, 동갑내기라 각별했다" [인터뷰]

성선해 기자 2016. 5. 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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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꿀단지 이재준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이렇게 많이 촬영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하다 보니 제가 생각해도 길더라고요. 체력적으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즐겁게 촬영할 수 있어 감사했어요. 매일 같이 대본을 보면서 연기에 집중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 7개월 간의 대장정 "혼잣말 하는 버릇도 생겼어요"

배우 이재준(25)은 이제 막 7개월 간의 대장정을 끝냈다. 그는 최근 종영한 KBS1 일일드라마 '우리집 꿀단지'(극본 강성진ㆍ연출 김명욱)에서 강마루 역으로 출연했다. 지상파 첫 주연 데뷔였다. 다행스럽게도 드라마는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았고, 그는 안도하며 숨을 고르는 중이다.

그가 연기한 강마루는 요즘 같은 세상엔 보기 드문 청년이었다. 지나치게 착하고 우직했다. 영악함이 미덕이 되어버린 지금의 청춘들과는 달랐다. 이재준 역시 처음엔 몰입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마루는 멍청할 정도로 따뜻하고 착한 사람이죠. 제 안에는 여러 가지 면이 있는데, 그중에 좋은 걸 끄집어 내려고 했어요. 웃고 다니려고 노력했죠. 또 드라마 특성상 말로 사람을 설명하는 게 많다 보니, 혼잣말하는 버릇도 생겼어요."

말이 7개월이지 129부작의 레이스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일 3~40분가량의 에피소드가 나와야 했기에 그 어떤 촬영장보다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일일극 특유의 빠른 호흡은 미니시리즈와 영화에 익숙했던 이재준에겐 생소한 현장이었다.

이재준 역시 "초반에 너무 깊게 잡고 갔던 것 같다"라며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원래 목소리 톤도 저음이고 말도 느려요. 전체적으로 템포가 좀 늦죠. 게다가 전작에선 어둡고 침체된, 외로운 쪽을 많이 다뤘어요. 덕분에 초반에는 '혼자 영화 연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라며, 일일드라마에 어울리는 톤을 찾기 위한 고민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혼란스러워하던 이재준에게 손을 내민 건 선배 연기자들이었다. 일일극은 미니시리즈에 비해 출연자 연령대가 다양하다. 이 점이 그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재준은 "표정이나 입모양, 숨 쉬는 것까지 가르쳐 주셨어요. 저도 문제가 생기면 여쭤보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했죠"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선배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 "파트너 송지은, 동갑내기라 더 각별했죠"

그렇지만 무엇보다 힘이 된 건 또래 배우들이다. '우리집 꿀단지'의 주연 4인방 송지은(오봄), 이재준(강마루), 서이안(최아란) 등은 서로를 의지하면서 7개월을 보냈다. 이재준은 "제작발표회 이후 같이 밥도 먹고 하면서 친해졌다. 시간 날 때 술도 한 잔 하기도 하고, 체력적으로 힘들 때 응원도 해줬다"라며 동료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동갑내기이자 극 중 파트너인 송지은과는 각별했다고. 그는 "아무래도 친구이다 보니 조금 더 편했어요. 송지은이 누나나 동생이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었을 거예요. 친구여서 말도 편하게 했어요. 6~7개월 지나다보니 음식 이야기부터 다이어트 이야기까지 사소한 대화도 잘 통하더라고요"라고 회상했다.

두 사람은 극 중 연인에서 부부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애정신도 많이 등장했다. 우직한 강마루와 캔디 같은 오봄. 순박한 커플의 러브라인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물론 고충도 있었다. 달달한 강마루식 표현법이 담백한 성격인 이재준에겐 '미션 임파서블'이나 다름없었던 것.

"예를 들어 이런 식이었죠. 꽃빵을 주면서 '널 향한 뜨끈뜨끈한 마음'이라고 하거나, 오봄에게 '네 눈 별 같아' 혹은 '나 너 좋아해도 되냐'라고 하는 대사들. 사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는 오글거렸지만, 그렇게 연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순진하고 착하지만 감정 표현이 서툰 강마루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신이 있으면 쉬는 시간에 지은이에게 지나가다가 '툭' 대사를 던져보기도 하고 그랬어요. 스타일리스트에게 말해보기도 하고. (웃음)"

우직한 로맨티시스트 강마루는 이재준과도 통하는 구석이 있다. 이재준은 "아직까지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극단적 상황들을 실제로 겪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장담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일을 겪게 된다면 저도 강마루처럼 행동할 것 같아요. 더 챙겨주고 믿음을 주고, 보호해주지 않을까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재준과 강마루는 연애관 뿐만 아니라 실제 성격도 비슷하다. "저는 고등학교 이후 소리를 크게 질러본 적이 거의 없어서, 그런 연기는 힘들었어요. 강마루도 화 한 번 안 내고 착하게 살던 아이라 저 혼자 위안을 삼긴 했지만요. 화도 내본 사람이 잘 내더라고요."

◆ "男 타쿠야 vs 女 송지은? 지금은 송지은!"

사실 반년간 중장년층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이재준에겐 반전이 있다. 그의 전작은 케이블TV Mnet 드라마 '더 러버'(2015)다. 당시 그는 그룹 크로스진 멤버 타쿠야와 커플로 호흡을 맞췄다. 두 꽃미남이 형성한 묘한 분위기는 젊은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바른생활 청년 강마루에게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쯤에서 '타쿠야와 송지은 중 누가 더 호흡이 잘 맞던가'란 질문을 던졌다. 당황한 듯 웃음을 터뜨리던 이재준은 "'우리집 꿀단지'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지금은 송지은이죠"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그는 "편한 건 남자인 타쿠야가 낫지만, 연기할 때 동성과 이성의 장단점이 다 있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

30%에 육박하는 시청률과 부쩍 높아진 인지도, 연기자로서의 고민. '우리집 꿀단지'는 이재준에게 많은 걸 남겼다. 그중 가장 뿌듯한 건 아무래도 가족들의 반응이다. 그는 "영화나 다른 작품들도 보시긴 했지만, 일일드라마는 매일 방송되니까요. 주변 분들도 많이 보시니 더 좋아하시더라고요"라며 웃었다.

또 한 번의 치열한 성장통을 겪어낸 이재준은 당분한 휴식기에 돌입한다. "여행을 좋아해요. 작품이 끝날 때마다 가거든요. 지금도 딱히 목적지를 정하진 않았지만, 여행 계획을 구상 중이에요. 다음 작품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빈틈없이 꽉꽉 채워나가야 하는 숙제를 얻은 기분입니다."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우리집 꿀단지 이재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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