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역' 봉태규, '인생의 찌질함'을 사랑하는 배우 (종합)

2015. 10. 3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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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찌질한 캐릭터를 선호한다. 왜냐면 사람이 찌질할 때 가장 극적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작품에서 힘없고 당하고 깨지는 인물의 이야기를 그려온 배우 봉태규가 3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KBS 2TV 드라마스페셜2015 시즌3의 두 번째 작품인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극본 김양기 연출 이재훈)의 기자간담회가 3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대본연습실에서 진행됐다.

봉태규가 배우 하승리와 함께 주연을 맡은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는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4년차 고시생 희준(봉태규)의 회색빛 일상에 총천연색으로 반짝이는 4차원 소녀 유하(하승리)가 끼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2012년 KBS 2TV 드라마스페셜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 이후 드라마 출연을 하지 않았던 봉태규는 지난 5월 결혼 이후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를 복귀작으로 선택했다.

이날 봉태규는 "내가 예능을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직업이 배우인데도 만난 뒤로 아내가 내 연기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좋은 작품에서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다 이 작품을 만났는데 우선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의를 했더니 아내 또한 내가 하면 잘하고 재밌을 것 같다고 말을 해줘서 기분 좋게 출연하게 됐다"며 입을 열었다.

봉태규는 결혼 후 인생의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고 털어놨다. 당연히 연기도 그 중 한 부분이었다. 그는 "아내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여러 번 말했는데 내가 사실 연기를 할 때 강박이 굉장히 심한 편이었다. 그런데 결혼 후 여유가 많이 생겼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이야기를 해주니까…. 아무래도 아내가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보니 세상을 보는 시야가 나랑 굉장히 다르더라. 연기를 할 때 캐릭터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아내에게도 말을 했는데 35년을 살면서 그 어느 때보다 내 삶이 안정적이다. 요즘 내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요즘처럼만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고 고백했다.

이어 3년이라는 긴 공백에 대해서도 "어릴 때는 일을 할 때와 쉴 때의 편차가 컸다. 그런데 지금은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갑자기 일이 들어왔을 때 내가 어떤 준비를 했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더라. 3년이라는 시간 사이에 예능 등 다른 일을 하긴 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준비를 나름대로는 착실하게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하다 보니 쌓여온 것 덕분에 이번 촬영을 할 때도 긴장이 자연스럽게 풀어지더라"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에서 봉태규는 화려하지 않은 노량진역의 공무원 준비생을 연기한다. 연출을 맡은 이재훈 PD는 "단막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작품을 보고 출연하기 때문에 많이 수정을 한 뒤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봉태규에 대본을 전달했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화려한 전문직도 아니고, 특별한 사람도 아닌 공무원 준비생이기에 이런 역할을 재밌게 할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봉태규다. 실제로도 대본 속 주인공보다 봉태규가 연기한 주인공이 더 재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봉태규 캐스팅의 만족감을 얘기했다.

누구보다 능숙하게 어려움을 겪는 우리네 이웃들의 모습을 연기하는 봉태규. 스스로의 캐릭터에 대해 아쉬움은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해 봉태규는 "결핍 있는 캐릭터에 애착이 있다. 찌질하다고 하는 역할을 선호한다. 왜냐면 사람이 찌질할 때 가장 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이 가볍게 여겨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나라는 고민도 있었는데, 지금은 앞으로도 어떤 역할을 맡건 찌질함이라는 것을 살릴 여지가 있다면 살리고 싶다"며 "찌질함이 일반적으로 멋있음은 아니지만, 나는 그것을 보여준다는 것이 진짜 멋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는 31일 밤 11시 50분에 방송된다.

[사진 = KBS 제공]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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