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이탈, PD폭행..공염불 된 '나를 돌아봐'[한인구의 탐구생활]

입력 2015. 8. 20. 07:55 수정 2015. 8. 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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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배우 김수미와 화가 겸 가수 조영남의 하차 선언으로 어수선했던 '나를 돌아봐'가 배우 최민수의 PD 폭행으로 또 다시 얼룩졌다.

최민수는 19일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촬영 중 외주제작사 PD인 A 씨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A 씨는 최민수의 욕설을 제지했고, 이에 최민수는 A 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쳤다.

이와 관련해 KBS 측은 20일 "최민수가 먼저 PD를 찾아와 진심어린 사과를 건넸다.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넘쳐 발생한 일인 만큼 PD 또한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섰다. 두 사람은 촬영 당시의 오해를 풀고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원만히 화해했다"고 밝혔다.

KBS에 따르면 최민수와 PD는 촬영 콘셉트를 상의하던 중 실랑이가 있었다. 오전 일찍부터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진행된 촬영으로 피곤이 누적된 상태에서 최민수와 PD가 감정이 격해져 감정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KBS 측은 "서로의 의견차이로 언쟁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최민수씨가 PD에게 가벼운 신체적 접촉이 있었다. PD는 촬영장에서 병원으로 이동 후 검사하였으나 큰 이상은 없어 바로 귀가 조치 후 안정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나를 돌아봐'는 최민수의 폭행 사건과 더불어 시작부터 방송 외적으로 논란이 됐다.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수미와 조영남이 언쟁을 벌였고, 두 사람은 연이어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했다. 

김수미는 방송에서 조영남에게 "'제작진에서 알아서 하차시킬 것'이라는 말은 몰래카메라였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이 마련한 자리에서 두 사람은 화해의 뜻을 전하면서 '나를 돌아봐'에 다시 합류했다.

제작진은 첫 방송부터 김수미 조영남의 이탈과 재합류를 '전대미문(前代未聞)'이라고 표현했다. 현장 관계자들의 당황하는 모습을 도드라지게 전했다. 담당 PD가 한숨을 쉬면서 이들이 화해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장면도 담았다.

방송 전부터 구설에 올랐던 '나를 돌아봐'는 조영남 김수미의 하차 선언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에 성공했다. 제작진은 두 사람의 뒷이야기를 전했고, 시청자들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모습에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의심을 풀었다.

반면, 최민수의 PD 폭행은 조영남 김수미의 하차 선언 및 번복과는 다르다. 담당 PD가 출연자의 주먹에 물리적인 피해를 당했다. 말싸움이 아닌 한쪽이 일방적으로 폭력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단순한 관심 끌기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고, 그렇게 이용해서도 안 된다.

이번 폭행 사건의 책임은 당사자인 최민수에게 있다. 스태프가 촬영하고, 카메라가 돌아가는 가운데 출연자로서 감정을 추스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를 돌아봐'에서 밴드 FT아일랜드 이홍기의 도우미 역할을 하는 '매니저'로 나선 그의 역할에도 맞지 않은 행동이다.

제작진도 비난의 화살을 피해갈 수는 없다. 현장 관계자들은 최민수가 주먹을 휘두르는 것까지 가지 않게 조처를 했어야 했다. 제작진이 흥분하는 최민수의 모습을 담기 위해 그의 상태를 놓친 것은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최민수의 PD 폭행이 더욱 아쉬운 것은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별명처럼 그가 성향이 비슷한 후배 가수 이홍기가 좋은 호흡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선배가 후배의 매니저로 활동하는 모습은 조영남 이경규, 김수미 박명수로 이뤄진 짝보다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세 팀으로 구성된 '나를 돌아봐'에는 개성 강한 연예인들이 모였다. 제작진 측에서도 '욱벤져스('욱하다'와 '어벤져스'의 합성어)'라고 홍보할 정도였다. 연예계에서 만만치 않은 캐릭터를 가진 이들이 한 프로그램에 등장한 것이다.

출연자 캐스팅은 제작진이 가진 고유의 권한이다. 출연진의 시끌벅적한 상황이 예견됐고, 급작스러운 장동민의 하차와 조영남 김수미의 논란을 겪었다. 하지만 결국 최민수의 폭행 사건이 터졌다. 프로그램의 방향을 바로잡을 몇 번의 순간이 있었지만, 시청자들을 위한 흥미를 쫓다가 그 기회를 놓친 격이다.

'나를 돌아봐'는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의 한자성어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기획의도로 내세웠다. 담당 PD에게 주먹질을 한 출연자에게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라는 것은 어렵다. 출연자들의 돌발 행동과 제작진의 세심하지 못한 연출 등은 프로그램 방향성조차 흐리게 만들었다. 입으로만 '역지사지'를 외치던 '나를 돌아봐'는 지속여부가 불투명한 상태까지 이르렀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나를 돌아봐'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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