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가요제' 댄싱머신 유재석 vs 까까까 아이유..평창, 반전의 순간들 (종합)

김지현 2015. 8. 1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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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지현 기자] 4년 전 감동이 재현되는 듯 했다. 지난 13일 평창의 밤은 2011년 남아공 더반에서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개최지로 선정된 순간의 감흥을 불러 일으켰다. 동계올림픽 성지 평창과 '무한도전'의 기운이 만나자 스파크가 일어났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5번째 가요제, '2015 영동고속도로가요제'가 13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명 솔로봉에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 내 스키점프경기장에서 4만명 관객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개최됐다.

▶ '무도' 관객은 질서 의식도 최고

공연장은 이른 아침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4만명의 관객들이 흐트러짐없이 질서정연에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이들 손에는 텐트와 돗자리, 우비가 필수품처럼 들려있었다. 평창군에 따르면 현장에는 230여명의 경찰과 소방인력 구급차 2대와 소방차 1대 등이 대기하며 안전에 신중을 가했다. 관객들은 질서 의식은 뛰어났다. 입장부터 퇴장까지 사고 없이 안전 속에 마무리 됐다.

가요제는 이틀 전부터 밤을 새는 등 공연을 손꼽아 기다려 온 관객들의 기대를 채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들로 가득했다. 이번 가요제의 키워드는 반전. 의욕에 충만하지만 흥에만 머물렀던 유재석은 댄싱머신으로 분했고, 서정적이고 다소 우울한 곡을 선호하는 아이유는 EDM 음악에 신명나게 노래를 불렀다.

황광희의 변신도 허를 찔렀다. 제국의 아이들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섹시함마저 느껴졌다. 가창력도 제법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지드래곤과 태양을 따라 잡으려 두피에 고름이 날 정도로 탈색을 했다"는 그의 눈물 겨운 노력이 보상을 받는 순간이었다. 무대에 오른 시간 만큼은 빅뱅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공연 전 스폐셜 무대를 꾸민 건 박명수다. 그는 DJ G.Park으로 분해 무대에 오르더니 "오늘을 위해 작곡했다"며 신곡을 공개했고, 중간 "독도"를 외치기도 했다. '무한도전'은 축제를 즐기면서도 다가오는 광복절의 의미를 잊지 않았다.

▶ 황광희 변신은 무죄, 섹시 래퍼 도전

본격 첫 무대는 동갑내기 팀인 황태지(황광희,태양, 지드래곤)가 꾸몄다. 이들은 YG 프로듀서 테디와 지드래곤이 공동 작곡한 '맙소사'를 선보였다. 이 곡은 1988년생 친구인 황태지의 찹쌀떡 같은 우정을 강조했다. 듣는 이들 모두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에너지가 넘치는 힙합 댄스곡이다. 관객들을 눈길을 사로 잡은 건 놀랍게도 황광희였다. 노란색으로 헤어를 완전히 탈색한 그는 지드래곤, 태양에 뒤쳐지지 않는 퍼포먼스와 노래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놀래켰다. 지드래곤과 태양의 아우라는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 두 사람은 광희가 돋보일 수 있도록 서포트를 자처했고, 덕분에 이들의 프로듀싱 능력은 더욱 돋보였다.

▶ 아이유표 EDM, 평창에 울린 '까까까까'

다음 무대는 박명수와 아이유가 꾸몄다. '이유 갓지(God-G) 않은 이유'로 팀명을 정한 이들은 이날 가장 큰 반전을 보여 준 팀이다. 두 사람이 준비한 곡의 제목은 '레옹'. 곡은 평소 아이유가 원하던 장르와 분위기였다. 그러나 두 사람이 1절을 마치는 순간 익숙한 장르가 들려왔다. 아이유가 노래를 마치는 듯 하더니 곡 말미 박명수가 그토록 고집했던 EDM 리듬이 울려 펴졌던 것. 아이유는 끝내 '까까까까까까까'를 외쳤고,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무대를 마친 박명수는 EDM을 고집한 이유에 대해 "자존심이 있는데 해야지"라고 답하며 만족해 했다.

▶자이언티·하하, 무대서도 찰떡호흡

세번째 무대는 으뜨거따시(하하, 자이언티)가 장식했다. 곡의 제목은 '스폰서'로, 마이클 잭슨의 퍼포먼스를 차용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다. 준비 과정에서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두 사람은 무대에서도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스폰서'는 리듬과 록킹(rocking)한 기타 라인이 돋보이는 전형적인 팝 사운드가 특징이다.

예상치 못한 깜짝 상황도 발생했다. 6번 카메라가 고장나는 바람에 유재석이 10분여간 홀로 막춤을 추는 일이 발생했던 것. 그럼에도 카메라가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박명수가 나서 평창으로 2행시를 짓기도 했다. 감동도 있었다. 관객들이 오늘(14일) 44번째 생일을 맞는 유재석에게 생일 축가를 떼창으로 불러줬던 것. 이에 유재석은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날"이라며 "무반주에 막춤도 추고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생일 축하도 받으니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준하 어설픈 랩 ? 효린이 커버한다

네 번째 무대는 상주나(정준하, 윤상, 다빈크, 스페이스 카우보이, 효린, 주민정)가 꾸몄다. 어느 팀보다 지원사격 게스트가 화려한 무대였다. 이들이 준비한 곡의 제목은 '마이 라이프'. 랩과 일렉트로닉 비트의 절묘한 조화에 팝적인 분위기를 가미한 흥겨운 템포의 일렉트로닉 댄스 곡이다. 초보 래퍼 정준하의 독특한 래핑과 객원 보컬 씨스타 효린의 폭발적인 가창 파트가 중독적이다.

▶ 유재석 춤이 촌스럽다고? 댄싱본능 폭주

다음 무대는 '댄싱 게놈'(유재석, 박진영)이 꾸몄다. "댄스의 한을 풀겠다"는 이들은 포부에 걸맞는 춤판을 벌였다. 두 사람은 노래 제목인 '아임 소 섹시'처럼 섹시함이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유재석은 춤꾼인 박진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급 춤 실력을 자랑했다. 두 사람의 호흡에는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마치 아이돌의 군무를 보는 듯 춤이 완벽히 맞아 떨어졌다. 이들이 한달여의 준비 기간 동안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엿볼 수 있었다.  '아임 소 섹시'는 재즈적 요소를 펑크(Funk)에 결합시킨 (Jazzy)재지 펑크곡이다. 섹시함을 숨기고 사는 유재석과 섹시함을 도무지 숨길 수 없는 박진영이 섹시함을 폭발시키겠다는 다부진 각오가 돋보이는 곡이다.

▶정형돈·혁오, 언제 다퉜니? 한 마음 한 뜻

마지막 무대는 정형돈과 밴드 혁오가 꾸몄다. 가요제 직전까지 팀명을 정하지 않던 이들은 무대 직전에서야 관객들에 의해 '5대 천왕'이라는 팀명을 정할 수 있었다. 유독 이견이 많았던 이들은 준비 과정과 달리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이들이 부른 '멋진 헛간'은 탕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시원시원한 컨트리 리듬으로 시작하는 오프닝이 인상적이다. 어렸을 때 부터 나만을 위해 살아온 탕자가 어느 순간 자신을 돌아보니 '내가 나를 갉아먹고 있었구나'라고 깨닫는 순간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이처럼 올해 열린 '영동고속도로가요제'는 첫 무대부터 마지막까지 예상치 못한 변주들로 가득했다. 준비 과정에서 갈팡질팡 이견을 보였던 이들은 최고의 하모니를 이끌어내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완벽히 충족시켰다. 조용히 동계올림픽을 준비했던 평창은 모처럼 관객들의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차 올랐다.

한편 지난 2007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5회 째를 맞이한 '무한도전' 가요제는 매회 멤버들과 아티스들이 의기투합하고 있다. 특히 회를 거듭할수록 출연진 라인업이 화려해지면서 퀄리티도 높아지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이번 '영동고속도로가요제는 오는 22, 29일 양일간 전파를 탄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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