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혜 "'피노키오' 아직 끝나지 않은 드라마" [인터뷰]

한예지 기자 2015. 1. 2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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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인터뷰, 피노키오 박신혜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잘 자란 아역배우'의 올바른 성장을 지켜보는 것만큼이나 흐뭇하고 대견한 일이 있을까. 이들의 성장과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니 옆에서 지켜본 것 마냥 애정이 더해지고 괜히 더 뿌듯하고 대견할 수밖에 없다. 배우 박신혜는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기특하다. 배우로서의 성장도 그렇지만 상업적인 연예계에서도 쉽사리 물들지 않는, 확고히 마음에 품은 신념과 순수함을 갖고 성장했기에 '잘 자라줘서 고맙고 다행인' 그런 배우였다.

박신혜는 최근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를 통해 거짓말을 못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이지만 국내 최초로 기자가 돼 정·재계·언론의 검은 커넥션을 강단있게 밝히고, 엄마에게도 '기레기'라는 말을 서슴치않게 돌직구로 날리는 당찬 모습 이면에 애틋한 모정을 그리워하고, 그럼에도 할아버지와 아빠 앞에선 내색않는 애교쟁이인데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밀당'은 커녕 솔직하게 먼저 고백하는 사랑스럽고 씩씩한 여주인공 최인하를 연기했다.

그는 "매순간 촬영하며 행복했다. 사건들을 만나는 것도 재밌고 인하와 달포(이종석)의 성장과정도 예뻤고 기특했다. 무조건적인 멜로가 아니라서 더 좋았고, 가족의 이야기까지 모든 게 좋았다"라며 "나에게 '피노키오'란 아직 끝나지 않은 드라마다. 말의 무게는 한 순간이 아니라 앞으로 견뎌야 할 무게이기에"라고 덧붙이는 박신혜였다.

기자를 연기했던만큼 스스로 기자가 되어 질문을 던진다면 "커넥션에 관한 취재를 할 용기가 어디서 샘솟은 거냐"고 묻고 싶다는 박신혜는 "이번 역할을 하며 더 조심하고 신중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던 게 '팩트와 임팩트'다. 보고 싶은 뉴스, 봐야 할 뉴스, 그리고 사람들이 보게끔 해야 하는 뉴스까지. 목적과 주어가 흐트러지면 기사 자체가 와장창 깨지기도 하고 봐야 할 뉴스를 어떻게 재미있게 다른 사람들이 보게끔 만들어야 하는지. 무엇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는 게 정말 어렵다"라고 했다.

이어 "이렇게 인터뷰를 해도 사적인 게 더 이슈가 될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조금 더 내가 전하고 싶었던 것들을 분명하게 표현했다면 배우로서 인터뷰가 임팩트 있게 나가지 않았을까"라고 열변을 토한다.

이토록 입체감 넘치는 최인하에 빙의 된 박신혜의 모습은 그만큼 성실하게 '피노키오'에 임해왔음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했다. 그저 주어진 배역을 '연기 해내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닌 그 역할의 성장과 지식과 배경을 깊이 파악하고 그리고 이로 인해 얻게 된 영향까지 온전히 흡수하고 이는 배우로서 그에게 자양분이 되는 셈이었다.

박신혜는 "'상속자들' 끝나고 영화 '상의원'까지 찍고 나서 작품을 안 하려고 했다. 지난해 대학 졸업이 목표라 학업에 전념하려 했는데 그때 마침 '피노키오' 대본을 보게 됐고 눈물을 머금고 생각했다. '이건 해야 돼'"라며 리얼하게 우는 시늉을 해보였다. 이어 "정말 힘들고 피곤해도 호기심이 동하면 지르고 보는 성격이라 더 편하게 살라 해도 그렇게는 안 되는 것 같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신혜는 "인하는 나랑 성장과정이나 막말하는 것이 닮은 것 같다"라며 극 중 골반을 양 옆으로 튕기는 애드립 신을 몸으로 설명하며 "밝고 리액션이 크고, 웃음 소리 크고 막 웃는 것도 어쩜 나랑 똑같더라"고 말하며 인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난히 많았던 눈물 신은 "'상의원'에선 찡그리지 않고 우는 걸 주의했다. 무표정이었던 왕비가 슬픔을 느끼는 장면인데다 스크린에선 미세한 움직임 하나하나가 크게 전해져서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번엔 신경 안 쓰고 펑펑 울었다"라며 "처음엔 눈이 크고 얼굴 움직임이 많은데다 어린 시절 교복 신까지 있고 자칫하면 인하 자체가 어려보일까 걱정했지만 엄마 아빠와 붙는 신에선 화끈하게 막말하는 인하인만큼 울 때도 그냥 펑펑 울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인하가 내부고발을 결심하고 스스로 회사를 박차고 나와 설거지 중인 아빠한테 태연하게 말하다 결국 북받쳐 매달려 우는 신에서 많이 울었다고. "진짜 엄마 아빠 앞에서도 매달려서 우는데 그런 것 때문에 더 가족 같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며 "실제로 할아버지한테도 '할부지, 할아부지~'라고 하는데 할아버지도 '돈 없샤~'라고 하는 것까지 똑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진경 엄마랑도 촬영 안 할 땐 매일 붙어서 얘기하고 엄마도 '똑순이'라며 예뻐해줬다. 오히려 '이런 엄마가 어딨어, 심했다'라고 하셨다. 나중엔 닮았단 얘기도 많이 들었다"라며 "엄마의 감정들이 한편으론 냉정하고 차가워서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자꾸 내 마음을 쥐고 흔들었다. 원래 엄마란 단어 자체가 듣기만 해도 울컥하게 마음을 울리는 단어고, 내 엄마기 때문에 손을 놓지 못하는 것이 더 가슴 아팠다. 이런 감정들 때문에 18회 눈물 신이 더 아팠던 것 같다"라고 했다.

유독 우는 신이 많았지만 NG 없이 한테이크로 갔다고. 앞서 다른 배우들은 그에게 '모든지 잘한다. NG 좀 내라, 우리가 뭐가 되냐'고 투정했다는 비화도 있다. 이에 "대사가 길고 버벅거릴 때도 있지만 선배들과 하는 대사는 템포도 있고 재미있어서 그랬다. 철두철미한 성격 때문에 NG를 안 내고 이런 건 절대 아니다"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박신혜는 촬영장의 모든 배우들과 친밀하게 어울리며 사랑받는 주연배우였다는 것이 다른 배우들의 입을 통해 속속들이 전해졌다. 이는 그가 얼마나 밝고 겸손한 성품을 지닌 배우인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었다. 그럼에도 박신혜는 "아니다. 종석이한테 촬영장의 꽃 타이틀을 뺏겼다"라고 쑥스러움을 돌려 말했다. 이어 "어디 가서 속눈썹 길이도 밀려본 적 없는데 애교에서도 밀리고 다 밀렸다"라고 귀엽게 억울함을 표했다.

하지만 이어진 이종석에 대한 평가는 둘이 얼마나 서로를 인정하는 친구이자 동료로서 지내왔는지를 느끼게 했다. 그는 "이종석은 사랑스러운 친구다. 몸에 사랑스러움이랑 애교가 배어있어서 막내냐고 했더니 첫째라고 하더라"며 "덕분에 많이 웃을 수 있었고 이상하게 대견스럽기도 하고 파트너로서도 좋았고 많은 호흡을 주고 받았다. 눈빛이 섬세하면서도 따뜻했다"라고 했다.

또한 그가 슬럼프로 힘들어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건 행복하지 않고 이 일이 재미가 없다는 것보다 그만큼 본인이 너무 많이 감정을 쏟아냈기 때문일거다. 나도 '미남이시네요' 촬영할 때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라며 "눈 뜨면 현장이 그립고 손에 잡히지도 않고 매일 울었다. 그걸 이겨내니까 다음 작품에서 더 큰 힘을 쓸 수 있더라" 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꽃꽂이나 스킨스쿠버 등 뭔가를 배워나가는 건 배역에서 빠져나와 온전히 나라는 사람으로, 내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방법을 찾는 노력이다. 작품을 할 때마다 취미가 매년 늘어간다"라며 "그 친구가 겪고 있는 것도 나와 같은 게 아닐까"라며 배려하고 이해했다.

이처럼 각각 배역에 녹아든 열정과 서로를 향한 인간적인 애정과 배려가 있었기에 인하 달포 커플은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예쁘고 기특한 커플이었다. 박신혜는 "아빠의 상상에서 불거진 식빵 키스 신은 애정신이 붙지 않은 상황에서 촬영 초반 찍은 거라 촬영장도 그렇고 서로 익숙치 않았을 때라 정말 오글거렸다. 감독님이 '너네 연애 안 해봤냐'고 구박하시더라. 식빵 예쁘게 베어 물기도 어려운데"라고 입술을 삐죽였다.

이어 "입막음 키스 신이랑 손바닥 키스 신은 감정이 달랐다. 첫키스의 설렘과 이별의 순간이 다 느껴지더라. 특히 이별하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내가 왜 이러지' 할 정도로 감정 몰입이 강하게 됐고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많이 났다"라고 했다.

박신혜는 기자 캐릭터를 연기한만큼 현재 기분이 남다르다며 "어릴 땐 단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냉정하고 직설적으로 들어오는 질문들도 있더라. 그럴 땐 질문의 의도를 눈치 채 당황했지만 이젠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면역이 생긴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평소에도 사회면 기사 중 아동학대나 학교 폭력 등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이 갔다고 했다.

'상속자들'의 왕관의 무게와 '상의원' 가채의 무게, 이어 '피노키오' 속 말의 무게까지 최근 많은 무게를 견뎌온 소감에 대해서는 "시청자 분들이 끝까지 그 무게를 견뎌내 줘서 고맙다고 해주시는 것 같다. 이로 인해 많은 삶의 변화가 왔다. 나를 더 영향력있는 사람으로 봐주셔서 고맙고 신기하고 반성도 하게 되고 앞으로 더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라고 했다.

또한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의 순수함이 일관적이었던 것 같다. 부담스럽게 인위적이었다면 달랐겠지만 그래서 사람들도 박신혜라는 배우를 편안하게 받아주신 것 같다. 억지로 성인연기자의 이미지를 보이기보다 그만큼 내 삶에 빗대어 자연스럽게 호흡하고 내 나이대에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어 감사하고 기뻤다"는 속깊은 그다.

국민 첫사랑 국민 여동생 등 숱한 수식어와 타이틀이 많지만 그보단 친구같은 배우가 되고 싶고, 같이 이해하고 웃고 울고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배우, 그리고 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신혜였다. 이미 아역배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의 기특한 성장 과정을 지켜본 대중들은 충분한 행복감을 느꼈을 터.

그는 이렇게 인터뷰를 하며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만큼 좋은 작품을 만난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피노키오'는 끝났지만 이로 인해 얻은 것들과 추억은 '팩트이자 임팩트'가 될 것 같다며. 이어 "봐야할 인터뷰, 보고 싶은 인터뷰로 써주실거죠?"라며 예쁘게 웃어 보인 박신혜였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S.A.L.T.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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