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발생 시 콘텐츠 부족, 드라마 예능 빼면 '볼 것 없는' 방송 3사

김지하 2014. 4. 2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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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이후 방송 3사 대체편성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가 발생한지 엿새 째가 됐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사고 발생 후 관련 뉴스를 연일 보도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한 콘텐츠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전남 진도 관매도 부근 해상에서 476명의 탑승객을 실은 여객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탑승객 명단에는 수학여행 길에 올랐던 300여 명의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교사들, 환갑 여행을 떠나던 50년 지기 친구들, 결혼을 앞둔 연인 등이 포함 돼 있었다. 사고 첫날 174명의 인명을 구조했지만 이후 닷새 째 생존자 없이 사망자 수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사고 발생 직후 국민의 정서를 고려해 오락성 짙은 프로그램 들의 결방을 결정했다. 이들 방송사는 재난 방송을 내보내야 하는 의무가 명시된 방송법 제75조에 따라 뉴스특보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고 현장 상황을 전하고 있다. 또한 여타 방송시간에는 교양 프로그램 등으로 재편성 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 과정에서 방송 3사의 콘텐츠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방송사들이 그동안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탓에 대체 편성할 거리를 찾지 못하고 지난 다큐멘터리를 재방송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의 CNN과 일본의 NHK 등의 방송사는 재난 발생시 재난의 규모나 피해 상황 등을 전달하는 단순 보도 기능을 넘는 콘텐츠 구성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불안이나 혼란 속 국민들의 삶을 안심시키는 행동 지시 정보, 생활 정보 등을 함께 전달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한다. 또한 평소 시청률과 관계 없는 재난 관련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제작하며 대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KBS, MBC, SBS 등은 실시간 구조 상황을 소개하고 피해 현황만을 전하는데 그쳤다. 또한 피해자들의 구조에 주력하는 외신 보도들과는 달리 사고 원인과 잘잘못 등을 드러내는 방송이 주를 이뤘다.

평소 방송사들은 특히 주말의 경우 뉴스를 위한 1~2시간 가량을 제외하고는 하루 내내 오락성 프로그램 위주의 방송을 편성해왔다. 그동안 시청률에 급급했던 방송사들은 오전, 오후 구분 없이 지난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등의 재방송이나 본방송 등을 내보냈다.

각 방송사는 사고 이후인 19~20일 주말 동안 당초 계획 됐던 모든 오락 관련 프로그램 등의 결방을 결정했다. 이에 뉴스특보 이외의 방송 시간에는 KBS의 경우 '걸어서 세계속으로'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 '인간극장' '한국인의 밥상' 등을, MBC는 '안녕? 오케스트라'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등의 재방송을 송출했다. SBS의 경우 '특선 다큐 간송이가 지켜준 보물' 등을 대체 방송으로 했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은 재난 상황과는 관련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일부는 오래 전 제작된 다큐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도 했다. 이는 관련 콘텐츠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이었다. 지난 2011년 도쿄 지진과 천안함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도 드러났듯 방송 매체의 미흡한 재난 방송 가이드 라인과 콘텐츠 부재는 이번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시청자들은 방송사들이 재난 관련 방송 가이드라인을 철저하게 해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평소 재난 관련 다큐멘터리 등의 제작을 통해 콘텐츠를 확보해 뒀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시청자들은 그동안 방송사들이 시청률에 지나치게 의존해 방송의 본 기능을 갖추는데에는 등한시 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해당 방송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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