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토크] (25) '2관왕' 바다 "뮤지컬은 두번째 결혼"

2008. 11. 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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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뮤지컬배우란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린다. 가요계의 요정 그룹 SES의 리더 바다에서 뮤지컬배우 최성희로 변신한 그녀. 최근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신인상과 인기스타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지난 1997년 가요계에 데뷔하자마자 가장 주목받는 아이들 스타에서 뮤지컬계의 주목받는 신인으로 성장한 바다, 아니 최성희를 만났다. < 박종권 기자 scblog.chosun.com/tony5151>

◇ 최고의 아이들 스타 SES의 바다에서 뮤지컬 배우로 변신에 성공한 최성희. <홍찬일 기자 scblog.chosun.com/hongil7>

 ▶"아직 인정받은 거라 생각 안 해요."

 뮤지컬 여우신인상 수상 소감부터 묻자는 그녀는 의외로 담담하게 대답했다. "상을 받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이 끝난 지도 꽤 오래됐고, 워낙 쟁쟁한 분들이 많았는데 감사할 따름이죠. 상을 받았다 해서 인정받은 거라고는 생각 안 해요. 단지 제 열정을 알아주신 거 같아요."

 최성희는 뮤지컬계에서도 열정적인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첫 뮤지컬 도전작 '페퍼민트' 공연과 바다 솔로 앨범을 동시에 발매하며 두 가지를 병행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100% 뮤지컬에 투신했다. 한때 톱가수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새로운 분야에선 낯설고 이방인 취급을 받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그녀의 소탈하고 예의바른 행동과 뮤지컬에 대한 열정을 확인한 뮤지컬계 인사들은 최성희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점차 가수 바다가 아닌 뮤지컬배우 최성희로 옷을 갈아입었다.

 ▶"뮤지컬은 두 번째 결혼"

 최성희는 뮤지컬과의 만남을 두 번째 결혼이라고 표현했다. 첫 번째 결혼은 SES멤버 바다로서 음악과의 인연이라면, 두 번째가 바로 뮤지컬과의 만남이다.

 그녀는 화려한 가수 생활 속에서도 연기에 대한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다. 노래도 마치 연기하듯 감정과 드라마를 스스로 만들어내 불렀다. 뛰어난 노래 실력에 감정이 실리는 호소력 짙은 음악은 그녀의 최대 장점이 됐다. 하지만 끓어 넘치는 그녀의 연기 욕구를 만족시킬 순 없었다.

 "녹음실에서 음악과 드라마를 생각하면서 노래를 해도 단순한 점수나 음악 한 곡으로만 평가 받는 게 아쉬웠어요. 그래서 가수 생활 중에도 '연기를 하겠다'고 속으로 되새기면서 기다렸어요. '때가 되면 얘기 하겠다'면서 그렇게 10년을 보냈죠." 결국 그녀는 데뷔 10년 만에 인륜지대사를 결정하듯 뮤지컬에 도전장을 던졌다.  ▶"옥주현과는 선의의 라이벌이죠." 가요계 아이들 여성 그룹의 양대 산맥인 SES와 핑클. 두 팀은 데뷔부터 줄곧 비교의 라이벌의 구도를 형성했다. 특히 각 멤버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바다와 옥주현은 라이벌 중 라이벌이었다. 흔히 팬클럽 사이에선 '누가 더 노래를 잘한다'는 등의 치기어린 싸움이 끊이지 않을 정도였다. 또한 옥주현이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먼저 완벽하게 변신에 성공하면서 최성희와 옥주현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한번 뮤지컬에서 신 라이벌로 자리 잡게 됐다.

 "둘이 워낙 가수 생활을 할 때부터 친해서 경쟁이라기보다는 선의의 라이벌 정도라고 할 수 있죠. 둘의 목소리 색깔이나 창법 등이 달라서 비교하기가 어려워요. 서로에게 장단이 있는데 그래도 차이가 있다면 주현이는 당당히 자기 실력으로 뮤지컬을 시작했고, 전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뮤지컬에 대한 제 오랜 의지에 따라 시작한 게 차이겠죠."

 겸손하게 옥주현을 먼저 챙기는 그녀다. 뮤지컬대상 시상식의 사회자로 나섰던 옥주현 역시 수상한 최성희에게 누구보다 진한 마음으로 축하를 건넸다. 데뷔부터 이어진 라이벌이지만 두 사람은 그 누구보다 절친한 친구 사이다.

항상 라이브 고집 SES 인기 원동력"팀은 해체됐지만 마음 속엔 영원히…"

 ▶"SES는 해체하지 않았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많은 인기 그룹들이 최고의 순간에 무대에서 내려온다. SES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유를 불문하고 안타깝게 해체라는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마음은 여전히 끊어질 수 없는 인연의 끈으로 묶여있다.

 "유진 슈 동생들이 오히려 절 많이 챙겨줬어요. 제가 제일 큰 언니였지만 콘셉트나 방향 등은 동생들이 더 잘 챙겼죠. 또 제 음악적 고집 때문에 동생들이 고생도 많이 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참 미안한 일들이 많아요. 지금은 서로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한번도 따로 있다고 느껴본 적은 없는 거 같아요."

 최근 영화 '그 남자의 책 198쪽'의 인터뷰를 통해 만난 유진 역시 'SES는 해체했지만 한번도 마음 속으로 진짜 해체했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밝혔다. SES에 대한 추억은 그녀들에겐 최고의 보석이었다. 그리고 최성희는 여전히 SES의 리더 바다였다.

◇ SES 시절 유진(왼쪽), 슈(오른쪽)와 함께.

 ▶"SES 동생들에게 질투심 느낀 적 있다."

 누구보다 노래엔 자신이 있는 그녀다. 빨리 꽃 폈다가 사라지는 수많은 여성 아이들 그룹들과 SES를 차별화시키는 게 바로 바다의 노래 실력이었다. 그럼에도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았던 어린 시절의 그녀는 예쁜 동생들인 유진과 슈를 보면서 노래 대신 외모 가꾸기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어렸을 때에요. 예쁜 동생들을 보고 자극 받아서 외모에 한창 신경을 많이 쓴 적이 있어요.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면서 내 장점이 외모가 아니라 목소리란 걸 깨달았죠. 아마도 그 때부터 더 음악에 매진한 거 같아요. 정말 하루 종일 노래 연습하고, 라이브만 고집하면서 제 음악을 하고자 노력 많이 했어요."

 한 때 방송가는 립싱크 천지였다. 그럼에도 SES는 자신 있게 라이브를 고집했다. 바다의 의지 때문이기도 했고, 바다의 자신감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SES가 성공적인 가수 생활을 마치고 지금까지 이름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버팀목이 됐다.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한 멤버들과 바다를 믿고 따라준 동생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망가지는 거 두렵지 않아요."

 최성희는 현재 영화 '미녀는 괴로워'(감독 김용화)를 원작으로 한 동명 뮤지컬에 캐스팅돼 연습 중이다. '미녀는 괴로워'의 헤로인 강한별 역할은 미녀로 변신 전까지 뚱뚱보 분장에 맹추 같은 행동, 어눌한 말투 등을 연기해야 한다. 아이들 스타 출신에겐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다. 그런데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외모에 특별히 신경을 안 써요. 특히 작품 속에서 외모가 망가지는 건 전혀 두렵지 않아요. 단 진실로 연기하는 게 전달되기를 바랄뿐이죠. 무대에서 라이브로 노래할 때 희열감이 느껴지는데 특히 제 목소리로 진심이 전달될 땐 소름이 돋을 정도에요. 뮤지컬을 하면서 전에는 알지 못했던 안정감, 균형감이 느껴져요. 가수일 땐 몰랐는데 지금은 제가 원하는 하늘을 날고 있는 거 같아요."

 10년 동안 화려한 가수의 길을 걸어온 바다. 그리고 뮤지컬 배우로 길을 걷기 시작한 최성희. 지금 그녀는 뮤지컬 배우로서 어느 때보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음악과 연기와 함께 뮤지컬 배우로서 성장하고 있는 최성희의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바다표 '미녀는 괴로워' 기대하세요"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 연습에 한창인 최성희. 이달 27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첫 공연을 올리기에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이 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연기와 춤, 노래 연습에 입에 단내가 날 정도다. 특히 뚱보에서 미녀로 변신하는 강한별 역할에 맡게 변장을 하고 연습중이라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뚱뚱하게 보이게 만드는 특수 옷을 입고 연습해요. 얼굴도 자연스럽게 보여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메이크업이 아니라 거의 변장에 가까워요. 전에 방송했던 TV프로그램 '체인지'(SBS)에 나오는 특수분장이랑 비슷해요."

 하지만 창작 뮤지컬의 초연이란 부담에 힘든 것도 모른다. 다만 지금의 상황을 최대한 즐기기 위해 노력중이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과의 호흡이 아주 좋다.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송창의와 뮤지컬계의 신성 윤공주, 믿음직한 선배 김성기까지. 모두 그녀에겐 천군만마 이상의 도움을 주는 배우들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송창의는 바쁜 영화, 드라마 일정에 쫓기는 것이 미안한지 최대한 다른 배우들을 배려해준다. 또한 강한별 역에 더블 캐스팅된 윤공주는 불꽃 튀기는 경쟁보다 친자매처럼 '언니, 동생'하며 서로를 잘 챙겨준다. "제가 오히려 공주씨한테 장난을 많이 쳐요. 연습할 때 제가 따라다니면서 장난도 치고 얘기도 하고 해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김성기 선배가 저를 따라다니면서 장난을 치세요. 자연스럽게 연습실에 세 명이 쪼르르 서 있게 되죠."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은 연습 분위기만으로도 대략 성패가 갈라진다. '미녀는 괴로워' 팀은 현재까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순항중이다. 영화에 이어 뮤지컬에서도 대박을 터트릴 조짐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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