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정연주 KBS 사장은 '제2의 왕PD'

2008. 5. 2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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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방송사에 'PD중의 PD'로 불리는 '왕PD'가 있었습니다. 5공 시절 KBS 4, 5대 수장을 지낸 이원홍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왕PD'로 통했습니다.

 KBS 기자 출신인 전여옥 의원이 쓴 '여성이여 테러리스트가 돼라'란 책을 보면 이원홍 사장은 기획에서 연출과 캐스팅까지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인물로 소개돼 있습니다. '왕PD'란 별명을 달게 된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죠. 전 의원이 회고한 것처럼 KBS를 방송왕국으로 만들려는 당시 이원홍 사장의 열정은 한마디로 대단한 것이었는데요. 방송가에선 아직도 전설처럼 남아있는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또다른 '왕PD 파문'이 방송가를 흔들고 있습니다. 다름아닌 정연주 현 사장을 두고 하는 말인데요. 이원홍 사장에 견주어 '제2의 왕PD 사장'으로 구설에 올랐기 때문이죠.

 "이원홍 사장이 아날로그 시대 '왕PD'였다면 정연주 사장은 디지털시대 '왕PD'라고 할 수 있죠." KBS의 한 PD의 말인데요. 그는 "KBS 노조가 정연주사장을 '왕 PD'로 명명해 준 데는 이유가 있다"면서 "사장 퇴진을 외치다 공영방송의 수장으로 취할 수 없는 일을 보여준 걸 알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KBS 역대 사장은 모두 11명이고, 현직 정연주 사장은 15대에 이어 16대를 연임하고 있는데요. '왕PD=정연주'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지난 15일과 22일 두 차례의 성명서를 내면서 처음으로 언급됐습니다. 현재 방영중인 KBS 인기 주말드라마연장에 따른 제작비 증가분 협상과정에 정연주 사장이 깊숙이 개입됐다는 게 요지입니다.

 정 사장의 '왕 PD 파문'은 주말극의 10분 연장방영에 따른 제작비 증가분 협상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정 사장이 해당 드라마 외주제작사 대표와 만난 직후 제작비가 당초 2100만원에서 2600만원으로 늘어난 사실 때문입니다. K모 제작본부장이 팀장회의에서 정 사장이 상대 외주 제작사 대표를 만났다는 사실을 암시하면서 인상폭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이에 대해 KBS 노조는 15일자 노보에서 "계약 대상자와 만난 후 일방적으로 지침을 내린 것은 윤리를 뛰어넘어 정 사장이 과연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최소한의 도덕성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하게 만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22일자 '정연주와 K 본부장은 진상을 밝히라'는 내용의 제2탄 성명서에선 "실무진이 한창 힘겨운 협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공영방송의 사장이 상대 외주 제작사 대표를 만난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비도덕적인 행동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며 정사장이 외주제작사 대표와 왜 만났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KBS 수장으로서 사안에 따라서는 자사 프로그램 전반에 애정과 관심을 쏟아붓는 열정의 소산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참외 밭에선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속담처럼 '적자 누적과 방만경영' '대선보도 편파방송' 등 갖가지 꼬리표가 붙어다니는 정 사장은 하필 이럴때 납득할 수 없는 행보로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왕 PD 파문'이 얼핏 KBS 노조와 정연주 사장의 기싸움으로 비쳐진 구석이 없지 않습니다만, 도덕적 해이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단 한점의 의문도 낱낱이 해소돼야 한다는게 시청료를 내는 모든 국민의 바람은 아닐까요.

 < 엔터테인먼트부장 scblog.chosun.com/k6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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