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 가?' 제작진과 김진표의 소신 혹은 아집

유진모 2014. 1. 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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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유진모의 테마토크] 결국은 올 것이 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 제작진은 27일 방송이 끝난 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출연자인 이은의 가족과 관련한 논란이 발생한 것에 유감의 뜻을 표시하며 그녀와 관련된 내용을 더 이상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오마베'는 지난 13일 첫 방송을 내보낸 뒤 이튿날 온라인을 도배하다시피 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런데 이 프로는 배우 임현식, 샤크라 출신 이은, 그리고 엠블랙 미르와 배우 고은아 남매 가족의 육아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유독 이은이 화제의 중심에 서있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10위권을 도배한 명사가 이은을 비롯해 그녀의 남편과 시아버지 그리고 그들이 사는 초호화 리조트 아일랜드리조트였음이 그 증거다.

시청자들은 정상급 걸그룹도 아니었던 샤크라를 기억하는 것도, 그 멤버 중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정려원만큼 이은을 기억하는 것도 아님에도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이는 오로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만큼 대단한 스타도 아니었기에 그래서 기억 속에 확실하게 담겨져 있지도 않은 한 연예인 출신 가정주부가 알고 보니 70만평 너른 땅 위에 조성된, 승마장과 헬기장까지 갖춘 호화리조트의 타운하우스 안에서 재벌가의 며느리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놀라움은 이내 불편함과 질시와 시기로 바뀌었다. 그리고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의 시청자는 위화감 등을 이유로 들며 이은 가족이 건전하고 신선해야 할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3회 방송 하루 전 MBC '시사매거진 2580'은 공교롭게도 이은의 시부모가 운영하는 아일랜드 리조트에 대한 공사대금 미지급 논란을 다뤘다. 이 방송에 따르면 몇몇 인테리어 업체들은 아일랜드 리조트의 빌라 인테리어 공사에 참여했다가 부도로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고 이에 리조트 측은 이 업체들에게 부도가 나 공사대금을 줄 수 없으니 대신 골프장 이용 선불카드를 받아가라고 했다는 '피해자' 측의 주장을 내보냈다. 더 나아가 인테리어 업자들은 부도가 난 아일랜드 리조트가 '오마베'에서 행복의 보금자리인 양 비춰지는 모습에 분개했다.

그러자 아일랜드 리조트 측은 28일 "26일 방송에서 인터뷰를 한 탑라인 A모 대표는 방송 나가기 5일전 MBC와 인터뷰를 했지만 이틀 후인 방송 3일 전 아일랜드 리조트가 처한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피해구제 내용에) 합의했다. 그래서 인터뷰 장면이 나가지 않도록 담당자인 B모 기자에게 수십 차례 연락했으나 MBC 측은 의도적으로 이를 묵살했다"고 방송 내용이 사실과 다름을 주장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이은의 방송복귀는 일순간의 해프닝으로 끝났고 사실여부를 떠나 한번 추락한 아일랜드 리조트에 대한 이미지와 이은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는 쉽게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오마베' 제작진의 이은 하차결정은 다소 늦은 듯하지만 완전히 실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애초 시작할 당시 이미 최소한 2회 분량은 촬영해놨을 것이고, 적지 않은 시청자의 비난이 빗발치긴 했지만 그게 이은이 도덕적이나 법적으로 하자가 있어서가 아니었고, 다행스럽게도 시청률이 썩 나쁘지 않았으며, 화제성에서는 압도적으로 뛰어났기에 제작진으로서는 망설였을 터.

그러나 이런 망설임을 26일 방송된 '시사매거진 2580'으로 마감한 것은 백 번 천 번 현명한 판단이었다.

이은의 방송분이 불편했던 것은 전술한 재벌가의 화려한 생활상이 위화감을 조성하고 서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한 이유도 있지만 이전까지 서민은 듣도 보도 못했던 아일랜드 리조트의 급부상으로 인한 이 리조트의 홍보성 방송의 의혹이었다. 더구나 며느리에게는 회사의 중요한 직책을 맡기지 않는 게 재벌가의 관례임에도 불구하고 이은에게 마케팅실장이라는 꽤 비중 있는 직책이 부여돼 있는 상황도 기업홍보의 의혹을 짙게 만들었던 터였다.

실제 아일랜드 리조트는 이 방송으로 돈 한 푼 안 들이고 (이은의 출연이 오로지 제작진의 순수한 결정을 전제로 할 때) 수십억 원대의 홍보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MBC '아빠! 어디 가?'(이하 '아빠')는 요지부동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미 지난해 말 일부 멤버교체로 올해부터 시즌2를 시작한다고 알리는 과정에서 김진표 가족이 새롭게 투입된다는 내용을 고지한 뒤 비난을 받는 가운데 그를 탈퇴시키라는 압박까지 받아왔지만 기자회견을 열고 '뉘우치고 있으니 예쁘게 봐달라'는 유화책으로 고집을 꺾지 않았다. 왜냐면 김진표는 평소 노래와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비난을 받을 만한 언행을 일삼으며 도덕적으로 해이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아빠 어디가2 김진표 출연을 재고하라'는 제목의 1만명 목표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는데 시작한지 4일 만에 10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서명에 참여했을 정도로 김진표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부정적이다.

이는 26일 공개된 시즌2 첫 방송의 시청률 하락으로 일부 입증됐다. 지난 19일 방송된 시즌1의 마지막 방송이 기록한 12.1%보다 0.2% 포인트 하락한 11.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수치로 시즌2에 대한 기대치가 결코 크지 않다는 명명백백한 근거자료다.

공교롭게도 동시간대 방송된 두 개의 경쟁프로그램들은 나란히 시청률이 올랐다. SBS '일요일일 좋다-K팝 스타3'는 지난주 방송의 11.2%보다 1.7% 포인트 상승한 12.9%를,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전주의 8.7%보다 1.1% 포인트 상승한 9.8%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비슷한 포맷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약진은 '아빠' 팀이 특히 눈여겨봐야 할 내용.

게다가 김진표를 둘러싼 도덕적 논란은 첫 방송 후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 방송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불만은 없는 듯하지만 뒤늦게 그의 아내인 윤주련의 과거 발언과 잠깐 연예계에서 활동한 행적에 대해 시청자들이 도덕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

27일 오전 누리꾼 S씨는 유명한 포털 카페에 '윤주련의 고인 능욕 및 만행'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리고 "이런 사람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니 참을 수가 없고 더 놀라운 사실은 이 글들이 모두 윤주련이 19~22세 때 쓴 글이다"라며 해당 캡처 화면 여러 장을 공개했다.

화면에서 윤주련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여배우 A에 대해 "XXX 포르노라는데!"라며 A를 닮은 일본 성인배우의 동영상을 올렸고, 당시 희귀병으로 사망한 남성 댄스그룹 멤버 C에 대해 "성병에 걸려서 죽었다"라는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했다. 더불어 당시 인기를 끌던 남성그룹 멤버의 이름들을 들먹이며 "다음에 죽을 가수 후보"라고 적는 등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만행'을 일삼았다.

S씨는 글의 끝에 "이런 사람들이 아이들과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교육 문제 왈가왈부 할 생각하니 끼리끼리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비아냥댔다.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윤주련은 '아빠' 첫방송 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가 하면 각종 온라인 언론을 도배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임에도 변치 않는 미모의 소유자라는 점과 더불어 S씨가 주장한 저속하고 비윤리적이며 개념제로의 주장이 그 이슈의 내막.

윤주련은 지난 2002년 MBC '목표달성 토요일'-'애정만세 2기'에 처음 얼굴을 내밀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 남성과 일반인 여성의 미팅을 주선하는 포맷이었는데 출연 당시 윤주련은 미모의 일반인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나중에 연예인 지망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이 방송은 폐지됐다.

그 후 윤주련은 드라마와 영화 등에 잠깐씩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지만 스타덤 등극에는 실패했다.

이렇게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윤주련 본인이나 그녀의 보호자인 김진표의 입, 그리고 '아빠' 제작진 측에서는 그 어떤 해명이나 변명도 없다.

김진표는 자신의 과거 발언 등에 대한 논란에는 '반성'의 뜻을 강력하게 내비치며 향후 '철 든 아버지'로서 열심히 방송에 임할 것을 천명했지만 이번 아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진실인지, 오해인지에 대한 '확인'이 없다.

이는 혹시 오해였을지도 모르는 논란을 사실로 굳혀주는 무책임한 행동에 다름 아니다. 귀찮거나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낭설이기에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 타블로의 예에서 보듯 자신만 결백하면 된다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결코 진실규명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그는 간과하고 있다. 게다가 법에 저촉되지는 않지만 이번의 사안은 그가 방송활동을 하는 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2세를 방송에 출연시키는 한 반드시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결백을 입증해야 밝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진화에 나서야만 한다.

만약 한국인의 '냄비근성'에 기대는 얄팍한 꼼수나, 급한 불을 끄는 게 아니라 일단 피하고 보자는 나약한 패착을 선택한다면 향후 상상 못할 엄청난 재앙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예능의 한 대세를 이루고 있는 육아 예능 프로그램은 이모저모로 유익한 방송이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육아 혹은 가정사에 소홀했던 아빠가 아이를 키우거나 아이와 밀착해서 교류하면서 올바른 교육을 시키는 한편 그 자신도 아이의 세계를 통해 그동안 잊고 살았던 가장으로서의 진정한 역할과 자아를 발견하는 내용은 시청자에게 신선한 재미를 줌과 동시에 방송매체의 힘을 이용한 최대한의 순기능을 발휘했기에 모든 면에서 박수갈채를 받을 만한 프로그램이었다.

더불어 아빠 자신도 내면의 크고 작은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통해 요즘 예능의 대세로 떠오른 힐링의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한 점도 방송가의 흐름을 선도한 선구자적 역할로 박수갈채를 받을 만했다. 오죽하면 지난해 MBC가 연예대상으로 '아빠' 팀을 선정했을까?

우리나라는 세계 최악의 출산율로 불안정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다수의 서민은 경제적 사정 때문에 결혼을 엄두도 못 내고 있으며 간신히 결혼하더라도 역시 경제난에 의한 불안감으로 출산을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 속에서 '아빠'는 시청자에게 자식의 소중함과 자식으로 인해 얻는 무한의 행복을 웅변한다. 그리고 자식은 키우기 때문에 힘든 게 아니라 그 자체의 존재감만으로 부모에게 힐링을 가져다준다는 진리를 깨우쳐줌으로써 사회발전을 유도하는 선도적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러나 김진표는 지난 2012년 케이블TV tvN '현장토크쇼 TAXI'에서는 "사실 나는 첫 결혼 실패 후 결혼은 죽을 때까지 안 할 것이라고 결심했었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제도가 결혼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결혼을 불신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런 아빠와 인격형성이 의심되는 과거의 행적에 대한 진위여부에 휩싸인 채 입을 다물고 있는 엄마가 아이를 버젓이 잘 키우고 있는 내용을 내보내는 게 과연 시청자들의 공감과 감동 그리고 재미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까?

시청자는 들불 번지듯 와글거리며 반대의 뜻을 보이고 있는데 침묵하고 있는 '아빠' 제작진과 김진표는 굳건한 소신을 지키는 것일까, 아니면 지나친 자만감에서 비롯된 아집으로 버티는 것일까?

[티브이데일리 유진모의 테마토크 news@tvdaily.co.kr / 사진=MBC 화면 캡처]

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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