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넘어 엽기..괴물이 된 '오로라공주'

이혜인 기자 2013. 12. 1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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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일 드라마 <오로라공주> 제작진이 임성한 작가에게 결말 부분을 수정해달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MBC 드라마국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로라공주>의 결말 부분이 너무 황당해서 수정해달라고 권유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11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오로라공주 결말 스포일러'라는 황당한 내용의 글이 퍼졌다. 오로라(전소민)의 전 남편이었던 황마마(오창석)가 사망 후 개로 환생하고, 돌연사한 오로라의 애완견 '떡대'가 오로라와 현재 남편 설설희(서하준)의 아이로 환생한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주인공인 오로라가 죽는다', '마지막회에서 여태껏 돌연사한 인물들이 다 부활한다'는 등 결말에 대한 황당한 추측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오로라공주> 결말을 두고 있는 추측들은 여태까지 <오로라공주>가 전개된 것을 보면 '있을 법한' 일이다. 오는 20일 15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하는 <오로라공주>는 8개월 동안 방송되며 수많은 논란을 빚어왔다.

등장인물들은 이야기의 전개와 상관없이 갑작스럽게 죽거나 출국하면서 하차했다. 오로라공주에서는 현재까지 총 11명의 인물이 중도하차했다. 주인공 오로라의 아버지 오대산(변희봉)의 죽음을 시작으로 오로라의 엄마인 사임당(서우림)까지 총 11명의 출연자가 중도하차했다. 오왕석(박영규)을 비롯해 출연자 6명은 갑자기 외국으로 출국하는 식으로 하차했고, 왕여옥(임예진)은 유체이탈 현상을 겪고 심장마비로 돌연사하며 하차했다. 최근에는 오로라의 애완견인 '떡대'가 돌연사했다. <오로라공주> 제작진은 11일 "오로라의 전 남편인 황마마도 사고사로 곧 하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12명이 하차한다.

극중 인물들이 하는 발언에 담긴 각종 비하도 방영 내내 화제가 됐다. 극중 인물들의 대사에는 동성애자 비하, 여성 비하, 생명 경시 등의 편견이 담겨있었다.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발언은 지난 6일 118회에서 방송된 '암세포' 발언이다. 박지영(정주연)에게 파혼을 당한 후 자신이 암에 걸린 사실을 통보하던 설설희는 암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한다. 설설희는 "암세포도 생명인데 내가 죽이려고 생각한다면 그걸 암세포도 알 것 같다"며"내가 잘못 생활해 생긴 암세포인데 죽이는 것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암이 개인의 잘못으로 인해 생긴 것을 의미하는 발언이다.

유산이 개인의 잘못인 것과 같이 묘사한 발언도 있다. 지난 10월24일 방송된 110회에서 유산을 한 오로라에게 큰 시누이 황시몽(김보연)은 "등신 같은 게 아이 하나 못 품고 흘려"라며 "옛날에는 제사 12번씩 지내면서 아이만 잘 낳아. 한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동성애자에 대해 묘사한 장면이 문제가 됐다. 머리를 기르고 여성스러운 컨셉의 동성애자 역할로 등장했던 나타샤(송원근)는 지난 3일 방송된 137회에서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자답게 변한 모습으로 등장해 "여자가 좋아졌다"고 말한다. 나타샤는 "사찰에서 절을 하루에 1000번씩 했다. 절을 1만 번 하니까 남자가 눈에 안 들어오더라. 또 10만 번이 넘어가니 희한하게 여자들이 예뻐 보이더라"고 말했다. 이를 본 영화감독 이송희일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동성애자가 절에서 108배를 했더니 이성애자로 바뀌었다는 <오로라공주>, 임성한 작가는 막장계의 거장"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0일에는 가수 강원래를 비하하는 듯한 장면이 방송됐다. 뇌출혈로 거동이 불편해진 설설희는 노래방에서 휠체어를 탄 상태로 클론의 '꿍따리샤바라'를 부른다. '쿵따리샤바라'를 부른 가수 클론의 멤버 강원래는 2000년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현재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고 있다.

이외에도 오로라공주는 과한 성적 농담, 욕설을 그대로 내보낸 자막 등으로 방송통심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는 이전에도 과한 설정이 있었지만 나름의 설명을 통해 잘 풀어갔지만 오로라공주는 정도가 지나치다"며 "드라마라는 틀을 벗어나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2005년 SBS에서 방영됐던 <하늘이시여>도 딸을 버린 엄마가 딸을 그리워하며 다시 며느리로 받는다는 자극적인 설정이었지만 나름의 설득력을 가지고 이를 풀어나갔었다"고 말했다.

계속 자체 최고치를 경신하던 <오로라공주> 시청률도 하락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142화 시청률은 18.2%로 전날 시청률 19.1%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작가 임성한은 <오로라공주>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임 작가는 "(대본을)쓰는 입장에서 객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했고, 기획자인 김사현 본부장의 조언을 들어가며 최대한 단점을 줄이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놓치는 부분이 있었다"며 "부족한 점을 지적해주신 네티즌 여러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연예는 박하수다' 팟캐스트 듣기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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