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청년 삶 방치한 공무원에 시청자 분통

입력 2008. 10. 29. 14:29 수정 2008. 10. 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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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보현 기자]

10여 년간 노예로 살고 있는 주술영(가명, 22세) 씨의 삶을 방치한 공무원의 행태에 시청자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28일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 24'에서는 10여 년간 임금도 받지 못한 채 노예생활을 하고 있는 주술영 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주술영 씨는 7살 때부터 노동착취를 당하며 비상식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주술영 씨는 먼지가 가득한 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하루 종일 농사일을 하고 있었다. 주술영 씨는 온 몸에 상처가 있는 것은 물론 머리에는 홈이 파였고 앞니는 부러져 있어 심각한 상황에 처했음을 짐작케 했다.

주인집 여자 박찬순(가명) 씨는 "장애가 있어 학교와 군대를 못 가 할 줄 아는 것은 농사일 뿐"이라며 노동착취를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주인집은 주술영 씨에게 임금을 준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아파도 병원에 가도록 하지 않는 등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배려해준 것이 없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주술영 씨에게 친어머니가 같은 동네가 살고 있다는 사실. 동네 주미들은 "엄마 역시 지적장애로 아들을 못 알아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말과는 달리 주술영 씨의 친모 한효숙(가명) 씨는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였다.

문제는 하효숙 씨가 아들의 존재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효숙 씨는 "주술영 씨를 아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우리 아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하효숙 씨는 "아들이 없다. 내가 낳은 것이 아니다"라며 강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이와 달랐다. 하효숙 씨가 이미 주술영 씨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 하효숙 씨는 "아들 같지가 않다"며 "궁금하지 않고 보자고 해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주술영 씨가 10여 년간 비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었음에도 방치한 해당 관리자였다. 면사무소 담당자는 "주술영 씨가 그 곳에서 사는 것을 봤다"면서도 "그냥 거기서 숙식하는 것"이라며 묵인하려 들었다. 이어 담당자는 "5월에 방문했는데 당시 주인이 집수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주술영 씨의 주거환경은 서류에 기재돼 있었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확인조차 안된 상태였다.

주술영 씨 노동착취에 대한 주인집의 태도는 당당했다. 주인집 남자 서범우(가명) 씨는 "막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콩 좀 주어오고 사소한 집안일을 하는 것 뿐"이라며 힘든 일을 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박찬순 씨 역시 "지금은 바쁘니 하루종일 일하는 것이지 평소에는 그렇게 일하지 않는다"라며 "월급은 아직 통장에 한 번도 넣어주지 않았지만 곧 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주인집은 모든 문제의 원인을 주술영 씨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서범우 씨는 "앞니가 나간 것도 하도 씻지 않아 썩어서 그런 것"이라고 했고 박찬순 씨는 "음식을 가리는 주술영에게 는 김치가 최고의 식사"라고 입장을 밝혔다.

주인집은 임금 문제와 병원에 대해서는 "병원에 못 데려간 것은 정말 미안하다"며 "임금은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로 주려고 했다"고 항변했다.

주술영 씨가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주인집을 떠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다행스럽게도 주술영 씨는 "진짜 떠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본인의 강한의지로 주술영 씨는 주인집을 떠나 건강검진과 심리상담 등을 병행하며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주인집의 안하무인격인 행동과 안일한 공무원의 행태에 원성을 보냈다. 시청자들은 "주인집은 사법처리가 필요하다" "해당 면사무소 담당자는 책임을 져라" "담당 여공무원 처벌이 필요하다" "화가 나 잠이 안 온다" "가슴이 아프다" "참 할 말 없게 만든다" "방송을 보고 있자니 울화통이 터진다" 등 주인집과 공무원을 질타하는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서보현 zmsdodch@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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