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민 알고 있던 박근혜 대통령의 비밀, 두 사람의 욕망(그것이 알고 싶다)
[뉴스엔 이민지 기자]
최태민과 박근혜 대통령의 인연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을까.
11월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권력에 기생해 부를 쌓아온 최태민 목사의 행적을 추적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심복이었던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 저격을 단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도 해석이 분분하다. 그러나 그가 남긴 항소이유서가 있고 이 문서에는 "대통령 가족에 관한 것이라 공개된 법정에서 밝힐 수 없지만 꼭 밝혀둘 필요가 있어 이 자리에서 밝히고자 한다"며 최태민을 지목했다.
최태민. 그는 육영수 여사의 자리를 대신해 영부인 역할을 하던 대통령의 딸, 박근혜 현 대통령의 옆에 있던 인물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수많은 단서의 홍수 속에서 사태 해결의 방향성을 잃는 건 아닐지 우려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사태를 근본적으로 분석하고 싶었다"며 최태민 일가에 대해 분석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최태민에 관한 유일한 수사기록이 있다. 79년 중앙정보부가 최태민을 조사하며 만든 보고서다. 7개의 이름을 사용하고 6명의 부인이 있었다. 각종 비리와 범죄 사실에 대한 기록도 있다. 이 내용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이 기록을 근거로 최태민 행적을 조사해 보기로 했다.
제일 처음 눈에 띄는 과거는 일제강점기 순사로 활동했다는 이력이다. 이후 그는 광복 후 이름을 바꿔 형사 일을 했다. 형사 일을 그만둔 그는 변신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54년 그가 나타난건 부산의 작은 절이었다. 이 곳에서 최퇴운이라는 이름의 승려로 지냈다. 6번째 부인과 동거하던 최씨가 여자 문제로 절에 도피했다는 기록이 있다.
비인가 상태였던 학교에서 교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가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이후에는 한 성당에서 그의 행적을 발견했다. 공해남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었다. 성당에서 요한이라는 세례명까지 받은 그는 대전 보문산에서 발견됐다. 많은 무속인들이 터를 잡았던 곳이다. 이곳에서는 원자경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다.
중앙정보부기록에 따르면 그는 불교, 기독교, 천도교를 바친 영혼합일법을 주장했고 스스로 칙사, 태자마마 등으로 지칭했다. 영세계 교주로 변신한 그는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자신을 찾아오라고 신문에 광고를 내기도 했다.
최태민과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 만났을 때는 육영수 여사가 총에 맞아 피살된 뒤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해로 기억한다. 많은 편지가 왔다. 그 내용이 상당히 마음에 와닿았고 나도 한번 만나서 얘기 듣고 싶다 한 경우에 만났다. 그렇게 만난 몇분 중에 한 분이다"고 밝혔다.
편지에는 현봉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육영수 여사가 최태민 꿈에 나타나 딸을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태민이 최면술을 이용했다는 기록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일부에서는 육영수 여사가 사망하기 전 이미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이 만난 적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최태민의 아들과 지인, 그리고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조사한 결과 연결고리가 발견됐다. 하지만 과거 안면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40년간의 견고한 인연을 설명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최태민이 박근혜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만 아는 비밀을 편지에 적었다는 것. 이 비밀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편지의 핵심이자 최태민이 선택된 이유가 아닐까. 지인은 "자신을 죽이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박정희를 이긴 최태민이다"고 말했다.
최태민은 다른 사이비 교주와 다른 특징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여기에 동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동맹 관계였던 두 사람이 같이 품었던 꿈이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최태민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족들과도 접촉을 피하라고 했다고.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남편 신동욱은 "철저하게 봉쇄하고 막아서 언니를 못 만나게 에워쌌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두언 의원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박정희 육영수 여사의 재산은 0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겠냐. 그러지 않았을거다. 적지 않았을거 같다. 그럼 그 돈이 어디갔을까. 조순제가 말하는 뭉칫돈이 그걸 의마하는 건 아니냐. 추론이 사실이면 명의신탁이 된거다. 차명으로"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태민 아들 역시 "아버님 방안에 철문으로 만든 금고가 있었다. 이거 아버지거 아니라고 했다. 그 돈이 빙산의 일각이다. 부동산이 엄청 많았다. 박통(박근혜)을 대통령 시키려면 돈을 어디서 가져왔던간에 현금이 있어야지. 외상이 어디있냐"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998년 정계에 발을 들였다. 당시 박 후보의 곁을 지켰던 건 최순실과 모친 임선이였다.
최태민은 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어했을까. 유신 독재시절 최태민은 대통령의 딸을 업고 재산을 불려나갔다. 영원할 것 같았던 정권은 끝이 났다. 신군부에 끌려가 두번이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후 강원도 어느 곳에 격리됐다. 그곳에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영원한 권력이 없다면 불멸의 권력을 만들고 한나라를 좌지우지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자손대대로 권력을 물려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 그가 선택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오랜 꿈을 이루며 킹 메이커가 된 최태민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기꾼이 된거다. 마지막 사기극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들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 시절을 어떻게 지내왔을까.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고 환호를 받으며 왜곡된 의식을 갖게 됐을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영애시절 구국선교단을 시작으로 최태민과 함께 해나간 일은 유신 체제를 확고히 해나가기 위한 지원이었다.
다섯번 국회의원을 하면서 대통령을 하기 위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줬고 어떤 성과를 얻어왔을까.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은 "유감이다. 국정운영에 대해 아직도 이해를 못하시는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본인은 나름 이해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이 바라는 국정운영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는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에게 비쳐진 대통령은 어떤 이미지였을까. 황상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혼군(어리석은 임금), 얼굴마담 등이었다.
결국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퍼스트레이디 시절 학습했던 권력을 향한 욕망과 수법은 비극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한 교수는 "박정희식 통치의 방식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최선을 다해 사익을 추구한 것 아니냐. 시대에 맞지 않는 생각과 행동 방식 때문에 오늘의 이 사태가 커진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상중은 "지금 겪고 있는 이 위기가 어느날 우연히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여러번 존재했다. 2년 전 정윤회 문건 파동 때만해도 사람들은 둔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 도전한 2번 모두 언론은 집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태민은 친일과 독재정권의 잔재 속에서 기생했고 오늘의 재앙이 생겼다. 우린 이 방법되는 저주를 끊는 방법도 알고 있다.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듯 수사에 있어서도 성역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 헌법은 정권을 국민의 힘으로 무너뜨린 4.19 혁명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SBS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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