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케이블 드라마엔 'OOO'이 있다

하재근 입력 2016. 6. 30. 17:30 수정 2016. 6. 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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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재근 / 대중문화평론가

[앵커]
드라마 얘기를 해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최근 드라마 또 오해영이 케이블방송에서 마지막 시청률이 이례적으로 10%가 넘는 시청률을 보이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앵커]
드라마가 방송되는 요일을 또 요일이라고 부를 정도로 특히 20~30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는데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함께 드라마 흥행요인을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월요일, 화요일에 방송됐던 드라마 또 오해영. 특별히 출연진이 화려한 것도 아니고 작가가 이렇게 유명한 그런 작가도 아니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케이블에서 방송이 됐던 드라마인데 상당한 시청률을 끌어올렸습니다. 그 요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보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인데 케이블 드라마가 그동안 금, 토에는 몇몇 히트작을 냈지만 월화 드라마는 사실 그렇게 지상파를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가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톱스타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주목을 크게 받은 것도 아니어서 대단히 큰 기대를 받은 것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앵커]
거기다가 시간대도 밤 11시죠.

[인터뷰]
시간대도 늦었고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팬들의 환호, 특히 여성팬들의 집중적인 지지가 나타났는데 그 현상은 아무래도 대다수 평범한 여성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제목부터가 또 오해영 아닙니까?

그러니까 여주인공 이름이 극중에서 오해영이고 또 다른 오해영이 한 명 더 있어서 이 사람들이 고등학교 동창인데 사회생활을 할 때 또 만나니까 또 오해영, 너냐 그런 의미인데 사실은 이게 오해다 이런 의미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삶 자체가 억울한, 나는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세상은 나를 알아주지 않는가, 왜 나를 오해하는가 그런 것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여러 가지 불만들을 벌써 제목에서부터 대변을 하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이제 여주인공은 오해영, 오해영인데 그냥 오해영, 평범한 오해영. 그런데 이 사람이랑 비교되는 또 다른 오해영은 뭐냐하면 예쁜 오해영, 너무나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붙임성도 좋고 그래서 인기가 너무나 많은, 철저히 비교되는 속에서 나는 열등감을 느끼면서 평생을 살아야 되는 그런데 요즘에 경쟁사회다 보니까 요즘 젊은이들은 엄청난 경쟁의식 속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그렇게 살아오는 거죠.

그 경쟁의식 속에서 잘나가는 사람들한테 치이면서 사는 그런 약자들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을 해 줬기 때문에 바로 그러한 공감코드. 거기에 남자 주인공은 너무나 멋진 아이돌 신화 출신 에릭 씨가 딱 등장을 해서 그야말로 왕자님이 나에게 다가와주는구나 하는 것들, 그리고 영상미도 받쳐주고 그렇기 때문에 엄청난 히트를 한 것 같습니다.

[앵커]
드라마소재도 독특했고 연기도 뛰어났기 때문에 많은 공감을 일으킨 것 같은데 사실 케이블 드라마의 흥행은 지난해 방송됐던 응답하라 1988. 마지막 회는 케이블 역사상 최고인 18. 8% 시청률을 기록했잖아요.

그 인기가 치즈인더트랩으로 그대로 이어졌고요. 이런 요인들을 분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
그러니까 거의 공감코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방금 말씀하신 치즈인더트랩 같은 경우에는 이게 대학생들의 캠퍼스 생활을 그린 건데 옛날에 저희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80년대 그때 나왔던 우리나라 대학 캠퍼스를 그린 드라마를 보면 낭만, 사랑 말고 무엇이 중한데, 이런 느낌의 거의 학생들은 날마다 소개팅, 미팅 이런 거 하러 돌아다니고 친구들의 우정 이런 건데 요즘 대학교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그런데 치즈인더트랩이라는 드라마가 바로 요즘 대학교의 그런 분위기, 대학교 안에서마저도 살벌한 경쟁을 해야 되고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너무나 바쁜 와중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려야 되고 그리고 또 혼자 사는 여성, 혼자 사는 대학생 같은 경우에는 혹시 내가 성범죄를 당하지 않을까 공포에 떨어야 되고 바로 그러한 요즘 대학생들의 생활을 굉장히 리얼하게 그렸기 때문에 역시 또 왕자님은 등장하고.

그래서 치즈 인 더 트랩이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까지도 화제가 됐었고. 그다음에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이게 응답하라 1997, 1994,, 1988 이렇게 넘어오는 건데 점점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는 거죠. 이게 뭐냐하면 요즘 세태가 너무나 각박하니까 결국에는 사람들이 옛날을 회상하면서 그때 따뜻한 추억에 잠기기를 원한다.

그것을 통해서 요즘의 각박한 세태를 잠시라도 잊고 싶어한다, 바로 그러한 복고 세태를 이 케이블 드라마 기획진이 정확하게 포인트를 잡아서 틀어줬기 때문에 결국 당대 시청자들의 욕망이라든가 시청자들의 경험, 시청자들의 공포 이런 것들을 그대로 공감대를 드라마 속에 풀어내줬기 때문에 이게 지금 케이블 TV 드라마들이 깜짝히트 행진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80년대 낭만만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인터뷰]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그렇다는 거죠. 원래 미래는 아름답게 회상되기 마련입니다.

[앵커]
장르물이 유행한다고 하는데 장르물이 어떤 겁니까?

[인터뷰]
장르물은 특정한 장르에 규칙이라는 게 있는데 수사물이면 수사물, 스릴러, SF 등등 각각의 특정한 어떤... 이른바 우리가 장르라고 하는 개별적인 규칙이 있는데 사실 그래서 장르물이라는 말 자체가 조금 애매하고 무슨 말인지 애매한데.

[앵커]
장르적으로 독특한 이런 거 아닙니까?

[인터뷰]
독특한 것도 아니고 전형적인 장르물 그것도 아니고 요즘에는 한마디로 그냥 스릴러, 사람 쫓기고 이런 걸 보고 흔히들 장르물이라고 하는 건데 왜 이런 기형적인 현상이 벌어졌느냐 하면 기존에 한국 드라마가 말로는 수사물이다, 뭐다 뭐다 말로는 다 하는데 결국은 멜로물로 천하통일이 되는 게 아니냐.

방송국을 배경으로 하면 방송국 제작진들이 연애를 하고 병원을 배경으로 하면 의사들이 연애를 하고 수사물은 형사들이 연애를 하고 연애하는 드라마 아니냐. 그랬던 차에 요즘에 젊은 사람들이 미국 드라마를 보니까 거기는 의사들이 나오면 병만 고치네, 연애를 안 하네.

형사들은 범인만 잡네.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젊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던 차에 바로 그때 케이블 TV가 올해 시그널이라는 드라마를 통해서 거기에 김혜수 씨가 형사로 등장을 하는데 이 정도 되면 기존의 지상파 드라마 같으면 김혜수 씨가 또 연하의 형사랑 연애를 하겠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케이블TV에서 만든 그 드라마는 연애를 하지 않고 계속 범인만 잡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스릴러의 장르 규칙에 충실한 장르물이다라고 하면서 기존의 지상파 드라마의 관습에 질렸던 젊은이들, 미드에 열광했던 젊은이들을 그대로 흡입하면서 이것도 깜짝 히트를 했습니다.

[앵커]
방금 김혜수 씨 말씀을 하셨지만 케이블 드라마를 좀더 눈여겨봐야 되는 부분이 그전에는 영화라든지 지상파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었던 톱스타들이 지금 케이블드라마로 대거 이동하고 있잖아요.

앞서 말씀하신 김혜수 씨도 그렇고 조진웅 씨라든지 지금 전도연 씨까지 이제 나올 예정이고요. 또 고현정 씨도 지금 연기를 하고 있고요. 이런 부분도 좀 독특한 시점인 것 같아요.

[인터뷰]
그러니까 옛날 같으면 톱스타들이 방송사를 급을 나눴기 때문에 나는 지상파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한 의식이 있었는데 요즘은 케이블TV을 스스럼없이 선택하는가 하면 심지어 일부 연예기획사에서는 스타들이 케이블TV에서 건너온 시나리오를 더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이러한 흐름까지도 나타난다고 해서 이게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그런 현상인데 아무래도 톱스타들 같은 경우에는 자신이 드라마에 캐스팅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캐스팅은 여기저기서 다 되는데 어느 드라마에 내가 나가느냐. 작품성 이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을 하고, 흥행성, 작품성 그리고 또 하나는 스타들은 아무래도 CF시장 같은 데서 활동을 해야 되는데 CF 시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연령대는 2040, 그러니까 젊은 사람들한테 많이 인기를 끄는 드라마에 나가야 되는데 결국 지상파 드라마보다 케이블 드라마가 젊은 세대한테 트렌드하게 다가가는 측면이 있는 게 아니냐.

그러니까 톱스타들도 케이블 드라마를 선택하는 측면이 있는 거고 특히 여자 톱스타들 같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 연령대가 된 여자 톱스타들은 지상파 드라마로 오면 여주인공 고모, 이모밖에는 할 수 있는 역할이 없고 나이가 거기에서 조금만 더 들면 엄마 역할을 하면서 아들이 여자친구를 데려오면 뺨을 때리거나 물을 끼얹는 이 정도 딱 전형적인 역할밖에 못 하니까 그런데 케이블TV 쪽에서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장르물 이런 걸 통해서 나이가 많은 중년세대 여주인공도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기 때문에 그래서 고현정 씨 이런 분들도 케이블TV로 가는 것 같습니다.

[앵커]
지상파도 드라마는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일 텐데 앞으로 드라마시장을 놓고 엄청난 각축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겠군요.

[인터뷰]
지상파 드라마 제작진은 작년에 미생이 히트를 했을 때부터 엄청난 위기감에 휩싸였다는 것이 거의 피부로 감지될 정도로 굉장한 위기감이 있지만 문제가 뭐냐하면 과거에 굉장한 성공의 경험을 한 사람들은 혁신을 잘 못합니다.

지상파가 과거에 영화의 세월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과거에 성공했던 흥행코드 이걸 계속 반복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미 시대가 많이 변했기 때문에 지상파도 완전히 원점에서 새출발한다는 느낌으로 새로운 시나리오, 새로운 설정 이런 것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하재근 문화평론가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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