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This is it] AOA에게 생긴 일
아이즈 ize 글 강명석 2017. 1. 11. 09:03
아이즈 ize 글 강명석
걸 그룹 AOA의 신곡 ‘Excuse Me’와 ‘빙빙’은 국내 음원서비스 중 가장 시장 점유율이 높은 멜론에서 싱글차트 33위와 46위로 진입했다. 이전의 ‘사뿐사뿐’, ‘심쿵해’, ‘Good Luck’이 모두 같은 차트 5위 안으로 진입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멤버 설현과 지민이 리얼리티 쇼에서의 발언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던 때 나온 ‘Good Luck’이 2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Good Luck’ 당시 AOA가 논란의 대상이었다면, 지금 AOA는 관심 자체가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싱글차트 진입 순위가 발표 직후 그 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의 숫자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음악 산업 관계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여러 이유를 댈 수 있다. 팀의 위기 속에서 나온 ‘Good Luck’은 활동마저 오래 하지 못했다. 대중적으로 가장 알려진 설현은 파파라치에 의해 사생활이 공개됐다. 그사이 트와이스는 최고의 인기 걸 그룹이 됐고, Mnet [프로듀스 101]를 통해 결성된 I.O.I가 이슈의 중심에 섰다. ‘Good Luck’과 ‘Excuse Me’ 사이의 8개월은 과거라면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I.O.I가 [프로듀스 101]이 끝난 뒤 지난해 5월, 8월, 10월에 앨범을 내고 방송활동을 했다. 그사이 여러 리얼리티 쇼, SNS, 네이버 V앱 등을 통해 쉼 없이 홍보에 나선 것은 물론이다.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섹시한 콘셉트의 그룹들에게 쏟아지던 관심은 교복 입은 걸 그룹으로 향했고, 이 걸 그룹들은 쉬지 않고 활동하며 팬들을 붙잡아둔다.
AOA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가 이런 변화를 몰랐을 리는 없다. FNC는 ‘Excuse Me’와 ‘빙빙’을 더블타이틀로 밀면서, 보다 다양한 이미지를 부여한다. ‘Excuse Me’가 뮤직비디오에서 남자에 대해 궁금해하는 여자의 캐릭터를 만들고 애교를 떠는 안무로 귀여운 느낌을 부각시킨다면, ‘빙빙’은 마술을 소재로 도도한 캐릭터 위에서 몸의 선을 보다 직접적으로 강조하는 안무를 보여준다. AOA가 꾸준히 보여준 섹시 콘셉트 안에서, FNC는 조금 더 콘셉트의 폭을 넓히는 방법을 찾는다. 또한 ‘Excuse Me’ 뮤직비디오에서 사실상의 주연은 설현이고, 노래에서는 지민과 초아 등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멤버들의 비중이 높다. FNC는 그들이 가진 카드를 내민 셈이다.
하지만 음반판매 집계 사이트 한터의 2016년 걸 그룹 음반판매량 순위를 보면 트와이스는 총 33만 장, I.O.I는 총 18만 장을 팔았다. 그 외에 레드벨벳, 마마무, 여자친구도 각각 7~9만 장을 판매했다. 이들은 모두 멜론차트 1위도 기록했다. 최근 음원차트에서 강한 걸 그룹들은 대부분 과거의 걸 그룹보다 음반 판매량도 높고, 그만큼 앨범을 사는 열성적인 팬덤이 형성돼 있다. 좋아하는 걸 그룹의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이 팬덤들이 다른 팀에게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 예전보다 낮다. AOA처럼 더블타이틀로 물량 공세를 하면 이른바 ‘화력’으로 불리는 음원에 대한 소비자의 집중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설현이 CF에서 아무리 매력적이라 해도 AOA에까지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었다. [프로듀스 101]을 통해 김세정, 정채연이 화제가 됐다고 구구단이나 다이아의 인기가 크게 오르지는 않는다. 성소와 유연정으로 화제를 모은 우주소녀도 점진적으로 성장 중이다. 꾸준히, 많이 활동하며 지지자들을 얻어내고, 그것을 종잣돈 삼아 대중의 인기까지 닿아야 한다. AOA가 ‘짧은 치마’로 흥하고 ‘Excuse Me’로 흔들리기까지의 3년 동안, 산업의 모습이 급변했다. 불과 작년까지의 강자가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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