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보고서]'죽여주는여자'엔 박카스 할머니 윤여정만 있는게 아니다

뉴스엔 2016. 9. 27. 13: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배효주 기자]

전에 없던 파격이다. 일흔 나이 여배우가 성 노동자 역을 소화한다는 것은.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성애 장면도 당연히 포함됐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이면에 담겼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감독 이재용)가 9월 26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언론 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었다. 이미 제6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유수의 해외 영화제를 통해 공개됐던 작품은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제20회 몬트리올 판타지아영화제에선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영예도 안았다.

윤여정은 영화의 원톱 주연이다. 그는 극 중 탑골 공원이나 파고다 공원 등 노인이 몰리는 곳에서 드링크도 팔고 몸도 파는 일명 '박카스 할머니' 소영 역을 맡았다.

제목이 '죽여주는 여자'인 까닭은 소영이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빈곤에 시달리고 노환에 고통받는 노인들의 목숨을 대신 끊어준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어쩌다 중풍을 맞은 과거 고객(?)이 죽는 것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신세가 됐다는 한탄에 그의 인생을 대신 마감해 주면서 이상한 투잡은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예고편이나 줄거리, 영화 포스터를 보면 충분히 짐작 가능한 내용이다. 그러나 111분의 러닝타임 속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겼다. 필리핀에서 낳은 아들을 외면하는 한 남자와 이에 분노해 범행을 저지른 필리핀 여자, 피치 못할 사정으로 유기된 코피노 아이를 잠시 맡아 기르는 소영. 그가 머무는 연립주택 주인은 성 소수자인 트렌스젠더 티나(안아주 분)며, 소영의 부탁을 잘 들어주는 싹싹한 옆방 청년 도훈(윤계상 분)은 한쪽 다리를 잃은 장애인이다. 영화에는 사회에서 외면받은 이들의 삶이 짧지만 밀도 있게 담겼다.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 1위" "필리핀에서 싸질러만 놓고 외면하는 한국 남자들" 등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사회의 썩은 부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조계사 한상균 사건, 백남기 농민 사건 등 사회 문제는 간접적으로 표현됐다.

폐지를 줍거나 몸을 팔지 않으면 당장 입에 풀칠할 걱정에 막막한 독거 노인들. 빈곤에 시달려 질병 치료를 받지 못해 자살을 결심하는 외롭고 쓸쓸한 노년과 더불어 다문화 가정, 성 소수자, 장애인 등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들여다보고 싶지 않을 만큼 가슴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이재용 감독은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백세 시대가 과연 축복인지, 재앙인지 의문이 드는 시대"라고 말했다. 윤여정 역시 "모르고 죽었으면 하는 세상을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더 늦기 전에 반드시 공론화시키고 수면위로 올라와야만 하는 문제들을 영화는 다루고 있다. 청소년 관람 불가, 10월 6일 개봉.(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이혼’ 브란젤리나, 재산분할은? ‘4천억원, 부동산 12곳 소유’[헐리웃비하인드][어제TV]‘런닝맨’이 우결로, 이광수♥송지은 7년 사랑 결실 기대해설현 지코, 공개연애 한달여만 결별 “지나친 관심 부담”(공식입장)정준영 몰카 스캔들 점입가경, ‘1박2일’ 해도 될까[이슈와치] 고마츠 나나, 스다 마사키 지드래곤 사이 양다리 의혹 논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