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밝힐 수 있다③] '곡성' 쿠니무라 준, 절벽에서 눈물 흘린 이유

2016. 5. 3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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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 이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곡성' 개봉 전 진행한 인터뷰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당시 밝히지 못했던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영화 ‘곡성’에서 가장 관객들의 의견이 분분한 인물은 쿠니무라 준이 연기한 외지인일 것이다. 악마인지 예수인지 종잡기 힘들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나홍진 감독도 쿠니무라 준에게 외지인이 악마라고 생각하는지 신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을 정도니 관객 뿐 아니라 배우도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외지인이다. 하지만 외지인을 연기한 쿠니무라 준은 나홍진 감독에게 “어느 쪽이든 상관없을 것 같다”며 자신이 보고 느낀 외지인에 대해 말했다.

“어느 쪽이든 된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를 보면 이삼이 외지인에게 넌 악마라고 이야기한 뒤 외지인의 모습이 악마로 변해요. 이삼이 악마로 생각하고 봤기 때문에 악마로 보일 수 있어요. 외지인의 손에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 같은 자국이 남아 있으니까 그걸 보면 신일 수도 있죠. 하지만 이 사람이 악마라고 단정 지었기 때문에 악마로 보이는 거예요. 전 신과 악마는 종이 앞뒤면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믿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신으로 보이기도, 악마로 보이기도 하죠. 관점에 따라 달라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전 라스트 신을 악마로 연기했어요.”

쿠니무라 준은 ‘곡성’에서 나홍진 감독이 확실히 정립된 답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혼돈 속에 존재하는 종교, 샤머니즘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생각에 따라 외지인이 여러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리고 이것이 나홍진 감독의 의도한 바라고 짐작했다.

“제가 보는 외지인에 대한 이미지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관객들이 순간순간 절 어떻게 느낄지도 중요했어요. 관객들이 볼 때 다를 수도 있잖아요. 인간으로 보여질 때는 관객들에게 불쌍하다는 느낌이 들어야했죠. 이 노인이 원인이라는 소문이 돌지만 어쩌면 사실이 아닐지 모른다는 여지를 줘야했어요. 관객들에게 인간으로서의 느낌을 줘야 할 때는 인간적 느낌을 강하게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기본 베이스를 악마가 되는 신으로 잡아 역할을 계산해 캐릭터를 구축해나갔어요.”

악마인지 신인지 관객에게 혼란을 줘야 했던 쿠니무라 준. 보통 영화 속 인물들은 모순되지 않도록 일관성 있는 캐릭터로 구축돼야 했지만 ‘곡성’의 외지인에게 이런 법칙은 적용되지 않았다. 절벽에 매달렸다 떨어진 외지인이 눈물을 흘린 신만 두고 보더라도 외지인이 악마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의아함을 자아낸다.

“눈물을 흘리는 신은 나홍진 감독의 주문이었어요. 감독님도 의식을 많이 했던 신이죠. 좋은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여지를 주고 싶다며, 눈물을 흘려 달라고 했죠. 관객들에게 그 장면이 의외였다면, 나홍진 감독의 방법이 성공한 것 같네요. (웃음)”

개봉 버전에서는 볼 수 없지만 쿠니무라 준은 일광 역을 맡은 황정민과도 촬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기존 시나리오에 있던 엔딩신을 함께 촬영했기 때문. 영화에서는 편집돼 아쉽게도 볼 수 없게 됐다.

“처음 시나리오에 있던 신에서는 악마가 부활해요. 외지인이 있는 버스정류장에 일광이 타는 하얀 차가 오고, 두 사람이 같은 차를 타고 떠나요. 그 때 카메라가 빠지면, 무명이 보고 있는 걸로 끝나는 내용이었어요. 그 부분이 잘려서 보지 못하셨겠지만 그 때 황정민 씨와 함께 연기했어요.”

[쿠니무라 준.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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