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이 폭망하길 바라는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 [김범석의 사이드미러]

뉴스엔 2016. 2. 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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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향’(조정래 감독)이 14년의 기다림 끝에 2월 24일 개봉한다. 개봉이란 익숙한 단어 대신 봉인 해제라 쓰며 예를 갖추고 싶은 마음이다. 결코 영화의 만듦새와 미장센,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해서가 아니다. 인고의 세월을 버텨낸 이 느림보 영화가 많은 한국인의 한을 풀어주고 가슴을 적셔줄 것이라는 소박한 믿음과 기대 때문이다.

나눔의 집 봉사 활동을 하다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하게 됐다는 무명 감독과 가시밭길 같았을 더딘 투자, 제작 과정은 더 말하면 입이 아플 것이다. ‘귀향’은 대기업 투자사의 문전 박대로 위기를 겪었고 대신 7만5천여 일반인을 상대로 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 절반인 12억원을 모아 촬영됐다. 최소 100원부터 몇 십만 원이 모여 이 영화에 물과 비료, 햇볕이 됐다.

당연히 상업 배우들도 붙지 않았다. 이름을 아는 배우라곤 연극계에서 주로 활동해온 손숙 정도다. 다 찍어 놓고도 개봉은 요원했다. 대기업 투자사는 성수기, 비수기 별로 론칭해야 할 자사 라인업을 풀기 바빴고, 돈에 관한한 놀라운 후각을 가진 멀티플렉스도 ‘귀향’에 관심을 가질만한 여유가 없었다.

이 영화가 엉뚱하게 불이 붙은 곳은 태평양 건너 미국이었다.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서 극장이 눈물바다가 됐고, 몇몇 통곡하는 한국 노인 관객을 신기하게 본 미국 매스컴들이 하나둘 ‘귀향’을 보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위안부라는 소재가 국제 사회적으로 민감한 만큼 이를 대 일본 압박 카드로 사용하기 위한 미국의 고도의 정치적 액션이었을 가능성 또한 부인하지 않겠다.

어쨌든 ‘귀향’은 미국에서 먼저 화제가 됐고 홈베이스인 국내에선 와우픽쳐스라는 중소 규모 배급사를 통해 개봉하게 됐다. 마케팅비가 여의치 않다 보니 시사회를 통한 입소문과 감독의 인터뷰로 영화를 알리고 있는데 2월22일 이들을 반색하게 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20세기폭스 외화 ‘데드풀’을 주저앉히고 예매율 1위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지난주 이 영화가 고작 50여개의 상영관밖에 확보하지 못했다는 뉴스가 관심을 촉발했고, 작지만 의미있는 영화를 살리자는 여론이 퍼진 결과다. 지난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이 영화를 본 박원순 서울시장은 상영관 확보에 시가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가 어떻게 스크린을 확보하겠다는 건지 의문이지만 이 영화의 진정성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귀향’은 개봉일이 잡히기 전까지 여러 음모론이 돌았던 영화이기도 하다. 현 정부에서 보이지 않게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그 중 하나다. 어렵게 아베 정권과 위안부 문제의 매듭을 풀었는데 하필 이 시기에 이런 영화가 개봉해 득이 될 게 뭐냐는 불편함이다. 개봉일 고지 전까지 온라인에 ‘귀향’ 정보가 제대로 실리지 않았고 영등위 심의도 쉽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돈 건 그래서다. 이 영화는 다행히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귀향’을 둘러싼 이런 음모론은 그만큼 우리가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고 여전히 좌우 이념 논쟁이란 해묵은 프레임에 갇혀있다는 반증이다. 진보 성향의 지자체 시장들이 공개적으로 ‘귀향’ 지지 의사를 밝히자 정부가 이 영화를 교묘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믿는 이들은 섣부른 추측을 사실로 맹신하기도 한다. 우회전하면 승객은 왼쪽으로 쏠리게 돼 있는 이치다.

허무맹랑해 보이는 이 음모론을 흘려들으면서도 뭔가 미심쩍은 대목이 있는 건 사실이다. 영화인들을 만나보면 모태 펀드를 관리하는 쪽에서 완장을 찬 누군가가 진보 성향 영화가 나오지 못하도록 보이지 않게 압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군사 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사상 검열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선뜻 믿기지 않지만 영화 쪽에 '좌익'이 많아 이를 내버려둘 경우 정권 재창출과 국민들의 안보관이 몹시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정부 예산으로 조성된 모태 펀드를 토대로 대기업과 창투사 자금이 이에 합해져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모태 펀드 완장맨이 ‘변호인’ 같은 ‘왼쪽’ 영화가 더 이상 나오지 못하도록 대기업들을 컨트롤 한다는 의문과 제보가 끊이지 않는다. ‘변호인’에 돈을 댄 NEW가 강도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이도 모자라 ‘연평해전’ 같은 호국 영화를 배급하며 대외적으로 회사 이미지를 커밍아웃해야 했다는 씁쓸한 뒷말도 흡사한 맥락이다.

최근 ‘베테랑’에 이어 ‘내부자들’ 같은 영화에 손님이 몰리는 건 그만큼 국민들이 기득권 세력에 화가 나있고 정치와 검찰, 언론에 염증을 느낀다는 얘기일 수 있다. 갑갑한 현실에 대한 불만과 자조를 이런 블랙코미디 느와르를 통해 대리 만족하는 것이다. ‘귀향’이 뜻밖의 다크호스가 될 지 아니면 반짝했다 사그라지는 폭죽이 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출신 성분을 따지지 말고 어느 영화든 극장에서 페어플레이 할 수 있게끔 공정한 룰이 적용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말이다.

[뉴스엔 김범석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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