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스압] '응팔' 노래 48선, 88년 히트곡이야? 그냥 OST야?

2015. 11. 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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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김관명기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27일까지 7회가 방송됐다. '응팔'은 전작인 '응칠' '응사'와 마찬가지로 당대 울려퍼졌던 히트곡들을 적재적소에 배치, 1988년 소환술의 전가의 보도로 활용하고 있다. 제7회에서 방송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가 대표적. 방송내용과 OST 아귀가 딱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88년 이후, 아니면 88년 훨씬 이전에 출시된 곡들도 꽤 있다. "드라마는 드라마, OST는 OST일 뿐"이라는 관용과 "추억 팔기의 옥에티"라는 덕후들의 쌍심지, 이 사이에 놓인 이들 히트곡의 정확한 출시연도를 짚어봤다.

1회

무한궤도 '그대에게' = '맨발의 청춘'(응칠), '하여가'(응사)에 이은 '응답하라' 시리즈 3번째 오프닝곡. 1회에선 현재의 덕선(이미연) 내레이션과 함께 울려퍼졌다. 이 곡은 '응팔' 제7회에서 자세히 묘사됐듯, 88년 12월24일 고(故) 신해철이 포함된 대학생 연합팀 무한궤도에게 MBC 대학가요제 대상을 안긴 곡이다.

변진섭 '새들처럼' = 저녁 6시면 밥먹으라고 애들 부르는 쌍문동 엄마들. 40,50대 시청자들을 추억에 잠기게 한 인상깊은 장면이다. 이 곡은 이 해 6월 음반 데뷔한 변진섭의 정규 1집 B면 3번째 트랙에 실렸다. '홀로 된다는 것'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너무 늦었잖아요'도 실렸다.

코리아나 '손에 손잡고' = 88올림픽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노래다. '응팔'에서는 굴렁쇠소년이 잠실 주경기장에 나올 때 울려퍼졌다. 그룹 코리아나의 88년 6월 출시 앨범에 실렸다. 1번 트랙은 'Hand in Hand', 마지막 트랙은 유일한 우리말곡 '손에 손잡고'.

이문세 '깊은 밤을 날아서' = 87년 3월10일 발매된 이문세 정규 4집 수록곡. 당시 음반소비 패턴을 감안할 때 음반 발매 당해 연도보다는 1, 2년 후 인기를 얻거나 계속 해를 거듭해 인기를 이어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 4집에는 '사랑이 지나가면' '이별이야기' '그대 나를 보면' '슬픈 미소' '그녀의 웃음소리뿐' 등 명곡이 수두룩하다.

이상은 '담다디' = "반갑구만, 반가워요"와 함께 성덕선 역을 맡은 혜리의 진면목을 과시한 꺾다리 춤. 그 춤의 주인공이 바로 이상은이었다. 이상은은 이 해 8월 열린 MBC 강변가요제에서 선머슴 같은 춤과 노래로 대상을 받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금상은 '슬픈 그림 같은 사랑'의 이상우가 받았다.

고(故) 이남이 '울고싶어라' = 동네 형들에게 갈취당하는 동룡(이동휘)이 말했다. "정환아, 너도 오래!" 정환(류준열)의 심정은 진정 '울고싶어라'였을 게다. 2010년 폐암으로 사망한 이남이가 88년 1월 록밴드 사랑과 평화 활동 당시 발표한 노래.

김연자 '아침의 나라에서' = '손에 손잡고'와 함께 88년 올림픽을 상징한 노래다. 극 중에서는 덕선이 올림픽 피켓걸 연습을 할 때 나왔다. 88년 8월 출시됐다.

이적 '걱정말아요 그대'(들국화 리메이크) = '응팔'의 대표 주제곡이라 할 만하다. 1회에서는 둘째 덕선의 서러움을 토로하는 대목에서 울려퍼졌다. 들국화 원곡은 원년멤버들이 27년만에 재결성한 2013년에 나왔다.
 
김필 청춘(산울림 리메이크) = 홀어머니(김선영)와 동생(김설)과 함께 사는 선우(고경표)의 아버지 제사 때 나왔다. 이 곡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이 드라마의 대표곡 중 하나. 산울림 원곡은 1981년 정규 7집에 실렸다.

조용필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 아버지 성동일이 둘째 덕선을 달래줄 때 흘러나왔다. 이 장면에 왈칵한 시청자들, 많았다. 하지만 정작 이 곡은 조용필 12집에 실렸고, 앨범은 1990년에 나왔다.

2회

김완선 '기분 좋은날' =  언니 보라(류혜영)의 청재킷을 입은 덕선의 신나는 등교길, 그 마음을 담은 노래다. 하지만 88년 덕선은 이 노래를 들을 수 없었다. 이 곡은 89년 6월 출시된 김완선 정규 4집에 실렸다.

조용필 '미지의 세계' = '응팔'에서 이일화의 활약과 존재감이 눈부시다. 덕선이 엄마 이일화가 신이 나서 부르던 노래. 가왕의 '미지의 세계'는 85년 나온 정규 7집에 실렸다. 가사 일부는 이렇다. '이 순간을 영원히 아름다운 마음으로/ 미래를 만드는 우리들의 푸른꿈/..미지의 세계를 찾아서 떠나요/ 사랑의 노래를 멈추지 말아요/ 언제나 끝이 없어라 알수없는 질문과 대답/ 저 넓은 하늘끝까지 우리들의 사랑을 노래해요'

윤수일 '아파트' = 언제 나오나 싶었던 히트곡 중 하나. 윤수일이 윤수일밴드로 활동하던 82년 6월 'A.P.T'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 노래는 90년대 초까지 대한민국을 지배했다. 그러면 '응팔'에서는? 선우 엄마가 프로 바둑기사 아들 택(박보검)의 승승장구 덕에 돈 좀 만지는 택이 아버지에게 충고(?)한다. "택이 아빠! 제가 돈 생기면 뭐 사라켔지요?"

이선희 '영' = 보라가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인 마이마이로 들은 음악. 84년 혼성듀오 4막5장으로 출전, 'J에게'로 MBC 강변가요제 대상을 거머쥔 이선희는 86년 11월 정규 3집을 발표했다. '영'이 이 앨범 A면 5번트랙에, '알고싶어요'가 B면 3번트랙에 실렸다.  

김필 '청춘' = 덕선 뿐만 아니라 덕선 할머니 장례식을 지켜보던 수많은 시청자들도 덩달아 울었다. 미국 사는 큰아버지가 뒤늦게 와 엉엉 울었을 때다. '청춘'은 이 분위기에서도 또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이적 '걱정 말아요 그대' = "엄마는 매일 보고싶어요"라는 택이의 속내. 둘째 덕선의 서러움만큼이나 사무친 게 많은 택이다. 역시 이 곡은 이번 '응팔'의 강렬한 OST임에 틀림없다.

동물원 '혜화동' = 고(故) 김광석과 김창기가 활약했던 동물원이 88년 9월에 발표한 정규 2집 수록곡. 명곡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도 실렸다. '혜화동'은 쌍문동 5총사의 어린 시절 회상 신에서 나왔다. 목마를 타던 해맑은 표정의 꼬맹이들. 맞다, 그렇게 세월은 가는 게다.

이문세 '소녀' = 덕선이를 뺀 넷이 누워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덕선이 요즘 귀엽지 않냐?" '응답하라' 시리즈의 대표 퍼즐게임인 '짝짓기' 퀴즈의 시작이다. 이 곡은 이문세가 85년 11월 발표한 정규 3집에 실렸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 '휘파람'도 실렸다.

3회

소방차 '어젯밤 이야기' = 드디어 소방차가 출동했다. '응팔'의 빼놓을 수없는 신스틸러인 장미옥과 왕자현이 맹렬히 소방차 춤을 출 때 흘러나왔다. 소방차(김태형 정원관 이상원)는 87년 데뷔했는데, '어젯밤 이야기'는 '그녀에게 전해주오'와 함께 더블 히트했다. 이 곡은 또한 극중 수학여행 장기자랑 대회에서도 또 울려퍼졌다.

이선희 '나는 사랑에 빠졌어요' = 이제 대놓고 '덕선과 선우' 라인이다(물론 나중에 밝혀지지만 이 또한 페이크였다). 장미옥과 왕자현이 덕선에게 그런다. "선우가 덕선이 너 좋아하는 거야!" 이 곡은 '아 옛날이여'가 수록된 이선희 1집(1985년 1월) B면 2번트랙에 실렸다.

박남정 '사랑의 불시착' = 동룡이 왜 '쌍문동 박남정'으로 불리는지를 온몸으로 입증해준 곡. 88년 11월 정규 2집에 실렸다.

어떤날 '출발' = 고2 수학여행은 어쩌면 일생 최대의 기쁜 날일지도 모른다. 덕선 역시 수학여행 전날 짐을 싸면서 몹시 설렜더랬다. 이 기분을 담은 '출발'은 그러나 89년 6월 어떤날(이병우 조동우) 2집에 수록됐다.

글렌 메데이로스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 사실, 1980년대는 초중반만 해도 영미팝의 시대였다. 당시 중고생들은 국내 가요보다는 외국 팝송 얘기만 했다. 이 흐름이 바뀐 것은 단언컨대 85년 들국화 1집부터다. 어쨌든 수학여행 버스 안에서 떼창으로 부르던 노래가 바로 조지 벤슨의 원곡을 글렌 메데이로스가 87년 리메이크한 곡이다.

송골매 '어쩌다 마주친 그대' = 77년 제1회 MBC 대학가요제를 발판 삼아 수많은 캠퍼스 밴드들이 국내 가요신에 들어왔다. 그 중 대표가 바로 송골매다. 배철수가 이끌던 송골매는 82년 블랙테트라의 구창모를 받아들이며 '국민그룹'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구창모 작사작곡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이 송골매의 대표곡 중 대표곡이다. '응팔'에서는 앰프 성능 좋았던 쌍문고 모텔에서 울려퍼졌다.

김완선 '리듬속의 그춤을' = 같은 맥락에서 쌍문고 모텔에서 울려퍼진 노래. 인순이 백댄서 출신의 김완선이 87년 5월에 발표한 노래다. 이 정규 2집에는 '나홀로 뜰 앞에서'도 실렸다.

이적 '걱정 말아요 그대' = 이 곡이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장면에서 또 나왔다. 올림픽복권 당첨으로 졸부가 된 정환네. 그런 정환 아버지(김성균)가 지퍼가 고장난 짝퉁 명품점퍼를 '굳이' 샀다. "누구에게 이런 걸 샀냐?"며 바가지를 긁는 아내(라미란)에게 김성균이 그런다. 이들이 단칸방에 살 때 용돈 준 고마운 친구 얘기가 나온 직후다. "가가 가다."

4회

웸 'Wake Me Up Before You Go Go' = 조지 마이클과 앤드류 리즐리의 웸(Wham)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84년에 발표된 이 곡과 'Last Christmas', 'Careless Whisper'는 80년대 후반가지 대한민국 카페 곳곳에서 언제나 울려퍼졌다. '응팔'에선 덕선의 활기찬 등교길에서 나왔다. 역시 제작진의 센스가 빛난다.

변진섭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 덕선이 선우한테 준 선물이 바로 변진섭 카세트테이프였고, 이때 흘러나온 곡이 바로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이었다. '새들처럼'과 함께 변진섭 데뷔앨범(88년 6월 발매)에 실렸다.

임병수 '아이스크림 사랑' = 보라 누나의 과외에 모인 쌍문동 친구들. 덕선과 동룡이 자신들은 스페인어도 할 줄 안다며 85년에 나온 이 곡을 불렀다. '..까리노 미오 소모스 도쓰 이 뚜 이 요 파하로 이 라플로 이 뚜 이 요 란싸모쓰 엘 아모르 이 뚜 이 요 디렉토 알 코라쏜 알 코라쏜 에레쓰 까리노 미오 사랑스러운 나만의 그대여...' 임병수는 남미 볼리비아 동포 출신으로, 84년 국내 데뷔 당시 유창한 스페인어로 화제를 모았다.

조용필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 가왕이 87년 5월에 내놓은 정규 7집에 실렸다. '마도요'가 실린 바로 그 앨범이다. '응팔'에서는 성동일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꼬막 반찬에 소주 한 잔을 걸치는 장면에서 나왔다.

김현철 '동네' = 정환의 마음이 슬슬 덕선에게로 향한다. 해서 그런 정환에게 '동네'야말로 적격이다. '..내가 걷는 거리 거리 거리마다 오 나를 믿어왔고 내가 믿어가야만 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에겐 잊혀질 수 없는 한 소녀를 내가 처음 만난 곳..' 이 곡은 87년 김현철을 비롯해 장필순 김현식 한영애 등이 참여한 '우리 모두 여기에'라는 옴니버스 앨범에 이어 89년 8월에 나온 김현철 정규 1집에 실렸다.

UB40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 정환의 속마음 2탄. 마구 흔들리는 등교길 버스안, 덕선을 지켜주는 정환이 듬직하다. 엘비스 프레슬리 원곡을 레게그룹 UB40가 1993년 리메이크했다. 

5회

양희은 '백구' = 아무리 87년 '6.29선언'이 있었어도 88년은 여전히 불안정한 시국이었다. 오죽했으면 '육이구'가 아니라 '속이구'라는 비아냥까지 있었을까. 하여간 데모하는 대학생들 장면에서 양희은의 '백구'가 울려퍼진 것은 의미심장하다. 김민기 작사작곡의 이 곡은 양희은이 1974년에 처음 불렀다.

이적 '걱정말아요 그대' = 선우 엄마가 '못돼먹은' 시어머니를 보낸 직후 울려퍼졌다. "자식 잡아먹은 년" 운운하는 별의별 소리 들은 당신, 걱정말아요!

변진섭 '숙녀에게' = 덕선이 목발 신세를 지게 된 선우를 못볼 리 없다. 선우를 부축하는 덕선이 뒷모습에 깔리던 노래가 바로 '숙녀에게'다. 이 곡은 1989년 10월에 나온 변진섭 2집에 실렸다. '너에게로 또 다시' '로라'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저 하늘을 날아서' '당신의 장난감 당신의 인형' 그리고 '희망사항'까지 실린, 그야말로 최전성기 시절 변진섭의 모든 것이 담긴 명반이다.

윤시내 '공부합시다' = 독서실 와서 계획만 세우고 그러다 곤히 자는 덕선. 역시 덕선답다. 83년 여름에 발표돼 당시 방학을 앞둔 학생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 곡이다.

아하 'Take On Me' = 85년 6월에 발표된 아하의 이 곡 역시 80년대라면 빠질 수 없다. 선우엄마가 친정어머니 온다는 소식에 누추한 자기집 대신 잘사는 정환네와 바꿔치기 하는 편집신에 쓰였다. 곡은 신나지만, 선우 엄마 속마음은 쓰디썼더랬다.

산울림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 그렇게 해서 친정어머니는 다시 돌아갔다. 연극은 끝났지만 다 들켰다. 몰래남겨두고 간 편지와 때묻은 돈 3만원. 선우엄마도 울고 시청자도 울었다. 곡은 86년에 나온 산울림 11집에 실렸다.

김필 '청춘' = 이 곡이 또 한번 위력을 과시했다. 경찰에 잡혀가기 직전 보라를 온몸으로 막아서는 이일화. 제 새끼 어떻게든 보호하려는 절절한 엄마, 그 자체였다.

이적 '걱정말아요 그대' = 3일만에 집에 돌아오니 아무 일이 없다.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남자 3명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놨던 것을 정환 엄마가 알 리가 없다. 해서, 슬프다. 하지만 남자 3명은 동시에 남자다웠다. '당신 없이는' '엄마 없이는' 자기들은 뭐 하나 할 수없음을 '연기'한 그들. 이게 사람 살아가는 맛이다. 맞다. "걱정말아요 그대"다.

오혁 '소녀'(이문세 리메이크) = 정환이 밤늦게 귀가하는 덕선에게 한마디 한다. "일찍 다녀!" 덕선만 모르지, 시청자는 다 아는 정환의 그 속내. 85년에 나온 이문세 원곡(작사작곡 고(故) 이영훈)을 밴드 혁오의 리더 오혁이 리메이크했다. 

6회

어떤날 '그런 날에는' = 쌍문동 4총사(택이는 중국에 갔다!)가 '별밤'을 들을 때 나온 곡. '출발'과 함께 89년 6월 출시된 어떤날 2집에 실렸다.

정수라 '환희' = 88년 5월 발표된 '환희' 역시 이 해 빼놓을 수 없는 히트곡 중 하나다. '응팔'에서는 보라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울려퍼졌다.

이치현과 벗님들 '짚시여인' = 당시 운동권 여학생들이 대부분 그랬듯 보라 역시 족구를 잘했다. 족구신에서 울려퍼진 노래가 바로 이치현과 벗님들이 88년 6월에 선보인 '짚시여인'이다. 역시 '응답하라' 제작진의 선곡 센스란.

015B '텅빈 거리에서' = 덕선이 '별밤지기' 이문세에게 보냈던 엽서를 하필이면 정환이 보게 됐다. 그런데 자꾸 'SW'(선우)가 눈에 거슬린다. 이 상황, 이 심정을 대변할 노래로 과연 '텅빈 거리에서'만한 게 있을까. 1990년에 나온 015B 정규 1집에 실렸다.

박보람 '혜화동'(동물원 리메이크) = 동물원 원곡을 이번엔 박보람이 리메이크했다. 원곡은 앞서 제2회에서 쌍문동 5총사 꼬마 시절, 목마 타는 장면에서 쓰였고 박보람 리메이크곡은 쌍문동 4인방이 택이의 세계 바둑대회 우승을 축하하는 대목에서 쓰였다.

오혁 '소녀' = 5회에 이어 또 흘러나왔다. 선우가 2년째 누군가를 짝사랑하고 있단다. 순진한 '소녀' 덕선이 해맑게 그런다. "눈오는 날 고백해!" 선우의 '누군가'가 설마 보라일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게다.

조정현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 = 결국 선우는 눈 오는 날 '연상녀' 보라에게 고백을 한다. 89년 8월에 나온 조정현 정규 1집에 실렸다.

이정석 '첫눈이 온다구요' = '헛다리' 짚어 펑펑 우는 덕선에게 택이 전화가 온다. "덕선아 우리 영화볼까?" '응팔'이 던지는 '짝짓기' 퀴즈 제2탄이다. 이 곡은 86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이정석이 불러 금상을 수상한 곡이다.

7회

조정현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 = 6회 재활용 신에 다시 울려퍼졌다. 보라를 향한 선우의 고백. 하지만 돌아온 건 "덮어두자"는 싸늘한 말. 6회만 보고 보라의 남편을 선우로 예상했던 시청자들, 일단 헛다리 짚으셨다.

들국화 '매일 그대와' = 택 아버지(최무성)의 아들을 향한 부성이 이번 7회의 핵심이다. 비오는 날, 우산 가지고 기원으로 향한 아버지의 마음. 하긴 비오는 날에만 아버지의 마음이 있을까. 하여간 이런 부성애, 모성애, 가족애야말로 이번 '응팔'이 유독 착한 드라마로 비춰지게 하는 이유들이다.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세계로 가는 기차' '사랑일 뿐이야'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등 수많은 명곡들이 빽빽한 역사적인 들국화 1집(85년 9월 발매)에 실렸다.

조덕배 '나의 옛날 이야기' = 우산을 씌워준 것은 비단 택이 아버지만이 아니었다. 일단 '까인' 선우도 보라에게 씌워줬다. 이 때 흘러나온 곡이 바로 조덕배가 85년에 발표한 '나의 옛날 이야기'다.

이적 '걱정말아요 그대' = 이 곡이 '청춘', '소녀'와 함께 점점 '응팔'의 3대 OST로 자리잡아가는 느낌이다. 7회에서는 택 아버지가 아들에게 뭐 하나 해준 게 없다며 소주를 마시는 장면에서 나왔다. "하필 아빠만 살아가지고"라는 독백은 '응팔'이 앞으로 풀어나갈 택 가족사 퍼즐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심형래 '징글벨' = 캐럴송 '징글벨'에 '달릴까 말까'라는 추임새를 넣을 줄은 아무도 생각못했다. 84년에 나온 심형래의 이 코믹 캐럴송은 몇 해를 두고 큰 인기를 끌었다. '응팔'에서는 덕선과 장미옥, 왕자현이 압구정동 맥도널드 1호점에서 재잘거릴 때 흘러나왔다.

웸 'Last Christmas' = 드디어 이 노래(84년곡)가 나왔다. 정환이 쏜 햄버거를 먹고 귀가하는 버스안, 정환이 덕선의 이어폰 한짝을 가만히 자신의 귀에 꽂는다. 덕선도 점점 정환의 마음을 눈치 채는 듯. 하여간 웸의 'Last Christmas'는 80년대가 선사한 가장 낭만적인 겨울 시즌송 중 하나다. 

무한궤도 '그대에게' = 88년 MBC 대학가요제 MC 이은주가 소개했다. "참가번호 16번 무한궤도!" 심드렁했던 쌍문동 친구들도 전주 때부터 들썩이더니 마침내 다들 일어나 떼창을 한다. '그대에게'의 탄생 순간이다. 결국 이 노래는 이 해 12월24일 열린 제12회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멤버는 고(故) 신해철을 비롯해 정석원 조형곤 조현찬 김재홍 조현문이었다.

박광현 '함께' = 택이가 아버지에게 선물한 핑크빛 벙어리 장갑. 어렇게 아들과 아버지는 하나가 되어간다. '..복잡한 세상을 해결할 수 없다 해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다가올 거야 살아간다는 건 이런게 아니겠니 함께 숨쉬는 마음이 있다는 것..'  이 곡은 1992년에 나온 박광현 정규 3집에 김건모와 듀엣곡으로 실렸다.

신형원 '개똥벌레' = 이렇게 믿었던 택이마저 자신에게 선물을 안했다. 그 마음이 87년에 발표된 '개똥벌레'에 실렸다.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 저기 개똥 무덤이 내 집인 걸 가슴을 내밀어도 친구가 없네 노래하던 새들도 멀리 날아가네..'

샤프 '연극이 끝난 후' = 예전 샤프라는 혼성그룹이 있었다. 세련된 음악 하면 영미팝만을 의미하던 그때, 1980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샤프는 영미팝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세련된 편곡과 분위기의 노래 한 곡을 쏘아올렸다. 바로 지금도 열혈 마니아들이 붙들어매고 있는 '연극이 끝난후'다. 대상은 비록 '꿈의 대화'에게 돌아갔지만 '연극이 끝난후'는 80년대를 여는 기념비 같은 곡이었다. '응팔' 제작진도 이 곡을 아끼고 아끼다 7회 거의 엔딩무렵에 썼다. '개똥벌레'였던 덕선이 정환에게 선물을 받는 장면. 선물, 그것도 그렇게 바라던 앙고라 털 장갑이라니. 하여간, 정환, 이 학생 멋있다.

el3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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