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는 정말 립싱크를 했을까.. "AR, MR은 뭐고 LAR, LMR은 뭐야?"

이은지 기자 입력 2015. 7. 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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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아이돌 가수들은 1990년대 ‘에쵸티’ 시절부터 끊임없이 ‘붕어’논란에 시달려 왔다. 덕분에 아이돌 그룹 좋아해 본 사람 치고 ‘AR’과 ‘MR’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좋아하는 그룹이 립씽크를 하네 안 하네, 라이브를 했네 안 했네 하는 싸움으로 밤을 새우는 건 아이돌 팬이라면 한 번쯤은 다 해봤을 경험이다.

지난 27일 오후 한 장의 큐시트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궜다. 이 날 한 네티즌은 울산에서 열린 MBC ‘쇼 음악중심’ 큐시트라고 주장하는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사진 속에는 내로라하는 그룹들의 녹화 내역이 들어있었다. 에이핑크, 씨스타, 인피니트, 비스트….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은 것은 그룹 소녀시대였다. MR을 바탕으로 녹화를 마친 다른 그룹과는 별개로 소녀시대는 ‘Live MR’, 통칭 ‘LMR’로 불리는 음원을 사용했다. 해당 네티즌은 이 사진을 근거로 “소녀시대는 립씽크를 한다”고 주장했다. AR과 MR도 헛갈리는데, ‘LMR’은 또 뭔가. 정말로 이 사진 한 장이 아이돌 가수의 립씽크 녹화 증거가 되는 것인가. 업계 관계자인 김땅콩(예명, 31)씨에게 문의했다. 다수의 기획사, 공연 A&R팀을 거쳐 작곡을 업으로 삼고 있는 김땅콩씨는 단번에 명쾌한 대답을 내놨다. “완벽한 립씽크라고는 할 수 없다”가 답이다.

기자: 대체 이놈의 립씽크 논란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 AR은 뭐고 MR은 뭔가. LMR은 뭐고 LAR은 또 뭔지 설명 좀 해 달라.

김땅콩: 일반인은 바로 알기 힘든 업계 용어다. AR은 가수의 목소리와 반주가 모두 녹음된 음원이다. MR은 반주만 녹음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 행사에서 가수들이 준비해오는 CD 있지 않나. 그게 MR이다.

기자: Live MR은 뭔가.

김땅콩: 하하. 사실 LMR은 사용하는 회사가 그리 많지는 않다. 한 마디로 숨소리까지 전부 녹음해서 라이브처럼 들리게 한 MR이다. 이해가 잘 안 가는 게 당연하다. MR은 반주만 녹음돼 있는데 왜 숨소리가 들어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일단 LAR과 LMR이라는 게 있다. LAR은 ‘숨소리까지 녹음된, 가수가 노래를 부를 필요가 없는 음원’이고, LMR은 ‘LAR에서 가수가 여력이 되는 파트만 비워두고 라이브를 하는 음원’이다. LMR 녹화라고 하면 보통 LAR음원을 쓰면서 가수가 오디오로 노래까지 더하는 방식이다.

기자: 그게 뭔가. 왜 그런 번거로운 짓을 하는 건가. 그냥 MR 위에 노래를 하면 안 되나?

김땅콩:이게 또 음악방송 녹화 방식과 연관이 있다. 음악방송은 무조건 모든 가수가 녹화 전이나 녹화 후에 오디오를 딴 후 영상과 합성을 한다. MR로 녹화하는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영상과 오디오를 동시녹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많은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실력 문제도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방송의 질 때문이다. 격렬한 안무를 소화하면서 사람들이 들을 만한 라이브를 선보일 수 있는 가수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음악방송의 오디오 질이 떨어지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우리가 흔히 실력파라고 부르는 가수들도 오디오는 다 따로 따게 돼 있다. 반주는 잘 들리는데 가수 목소리만 작게 녹음된 라이브 음원을 TV로 본다면 어리둥절해지지 않겠는가. 방송사 입장에서는 질이 고르지 못한 콘텐츠를 내보내기 어렵다.

기자: 그게 뭔가. 그럼 LMR이나 MR이나 둘 다 결국 똑같은 것 아닌가.

김땅콩: 차이는 있다. MR은 코러스 정도까지만 녹음 돼 있는 음원이고, LMR은 메인멜로디까지 라이브처럼 녹음 해놓은 것이라고 보는 게 좋다. LMR이건 MR이건 어차피 오디오를 사전에 따는 건 마찬가지다. 다만 문제가 된 사진의 경우는 주변 환경도 좀 고려해야 한다. 살펴보니 울산 음악중심 녹화의 경우 무대가 야외였다. 추측이기는 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그룹들이 오디오를 딸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소녀시대는 립싱크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기자: …? LMR은 가수가 여유가 될 때는 라이브를 하는 음원이라고 설명하지 않았나.

김땅콩: 그렇다. 그렇지만 그 라이브는 울산 현장에 있던 팬들만 들을 수 있을 뿐이고, 방송에는 현장 음원은 빠지거나 아마 깔끔한 LAR 음원만 나올 것으로 추측된다. 한 마디로, “현장에서는 라이브를 했지만 방송분에서는 립씽크가 된 셈”이다. 물론 이것은 추측일 뿐이기 때문에 본 방송을 봐야 확인이 가능할 것 같다.

기자: 복잡하다.

김땅콩: 가요 무대 현장이 가변적이고 상황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그렇다. 요즘 발매되는 라이브 앨범의 경우도 생 라이브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장 음원을 녹음한 후 일명 ‘후시 작업’이라고 하는 추가 녹음을 하기 때문이다. 음원을 깔끔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부족하게 담기거나, 가수의 역량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은 부분은 다시 녹음하거나 통으로 새로 녹음을 한다. 우리가 라이브라고 생각하고 듣는 대부분의 음원 중 진짜 라이브는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자: 왜 이런 논란이 매번 생기는가.

김땅콩: 음악방송의 질적 한계 때문이다. 모든 가수가 실력이 없거나 혹은 부족해서 LMR이나 AR을 쓰는 것이 아니다. 음악방송의 제작환경은 그리 여유롭지 않다. 시간이 부족하고 음향 장비도 질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가수들도 실력을 십분 선보이기 어렵다. 그러면서 LAR, LMR이라는 소위 ‘요상한’ 콘텐츠가 생긴다. 얼핏 보기에는 편법이나 ‘꼼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부족한 방송 제작 환경에서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무대를 펼쳐내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라고 봐 준다면 좋을 것 같다.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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