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데스노트' 김준수·홍광호, 전율의 케미..버릴 게 없다

2015. 6. 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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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선미경 기자] 짜릿하게 소름이 돋았고, 저절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홍광호와 김준수, 두 배우의 만남만으로도 전율이 느껴지는 '케미스트리'가 완성됐다.

홍광호와 김준수 주연의 뮤지컬 '데스노트'는 140분 공연 내내 관객들을 긴장하고 환호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두 손을 맞잡고 공연을 보고 있다 보면 '데스노트'가 '올 여름 가장 기대되는 뮤지컬'로 뽑힌 이유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우연히 사신 류크(강홍석 분)의 데스노트를 주운 후, 이를 이용해 키라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개혁, 신세계의 신이 되려는 야가미 라이토(홍광호 분)와 세계적인 명탐정 엘(김준수 분). 이 두 사람의 두뇌싸움 이어지는 가운데, 무엇보다 이 명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력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데스노트'는 지난 2003년부터 연재된 일본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미 영화로도 만들어졌기 때문에 익숙한 작품. 만화를 시작으로 영화까지 제작된 이 독특한 작품을 무대 위에서 얼마나 잘 표현해냈을지 꽤 매서운 눈길로 보는 관객들도 많을 것.

사실 무대에서 표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영화에 등장하는 화려한 특수효과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제한된 공간을 활용해 최대한의 효과를 뽑아내야한다. 이런 면에서 뮤지컬 '데스노트'는 영리하게 무대를 이용했고, 거대한 특수효과 없이도 시선을 빼앗았다. 메인무대 앞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돌출무대, 사다리의 활용 등 다양한 장면 연출이 가능했고, 사신들을 표현한 분장에서도 오싹함부터 애절함까지 다양한 모습이 보였다.

무엇보다 '데스노트'를 강렬하게 기억되게 하는 것은 바로 배우 한 명 한 명 살아있는 존재감이었다. 공연의 문을 여는 홍광호를 시작으로, 다시 한 번 스펙트럼을 넓힌 김준수, 사신이라는 특별한 캐릭터로 온갖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박혜나와 강홍석, 그리고 사랑스럽지만 애처로운 정선아까지 누구 한 명 빠지지 않고 제 몫을 해냈다.

1년 6개월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홍광호는 무대를 날아다녔다. 극을 이끄는 인물로 널뛰듯 폭넓은 감정을 오고가며 무대를 누볐다. 광기 어린 최후를 맞기까지 그의 존재감은 혼자만으로도 넓은 무대를 채우기에 충분해 보였다. 워낙 잘하는 배우로 알려진 그지만, '데스노트'에서는 또 한 번 놀라움을 선사했다.

김준수 역시 기립박수를 받을만했다. 곡 해석이나 발끝까지 섬세한 연기, 폭발적인 가창력과 관객들 집중시키는 힘이 만나 김준수만의 '샤엘'을 탄생시켰다. 무엇보다 홍광호와 김준수, 두 배우의 '케미'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관객들을 휘어잡는 힘이 기대 이상이었다. 테니스신 등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특히나 더 폭발적인 에너지였다. 관객들은 마치 뭔가에 홀린 듯이 무대를 바라봤다.

류크와 렘 두 사신의 존재감까지 더해지면서 볼거리도 풍성했다. 강홍석은 첫 등장부터 시선을 빼앗았다. 검정색의 오싹한 모습에 개그 코드를 갖추고, 홍광호와 찰진 호흡을 완성했다. 박혜나는 인터미션 후 2부에서 유독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렘은 아마네 미사(정선아 분)에게 노트를 준 사신으로, 홍광호와 강홍석을 능가하는 케미가 살아있다. 라이토를 향한 미사의 마음, 미사를 향한 렘의 마음이 노래 한 소절 한 소절에 녹아 있었다.

사실 이 배우들의 존재만으로도 '데스노트'는 성공적인 작품이다. 어떤 작품에도 뒤지지 않을 압도적인 캐릭터를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탄생시켰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에 새로운 볼거리를 더한 셈이다. 각 캐릭터의 감정대립으로 폭발하는 배우들의 연기대결 또한 치열하게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만 속도감 있는 전개로 팽팽함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렘과 미사의 감성처럼 널뛰는 감정을 쫓아가기 다소 버거운 일부 장면이 아쉬움을 남긴다.

'데스노트'는 오는 8월 15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seon@osen.co.kr

<사진>씨제스컬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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