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24시] SM 매니저의 팬 폭행을 보는 두 눈

2015. 4. 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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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매니저가 팬을 폭행했다는 논란이 또 생겼다. 사실 더이상 '논란'이라고만 표현하기 어렵게 됐다. 그룹 엑소(EXO)의 매니저 A씨에게 벌금형(100만원)이 29일 내려졌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해 8월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엑소 멤버의 사진을 찍는 팬 B씨의 뒤통수를 한 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에게 맞아, 들고 있던 카메라에 머리를 부딪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B씨는 경추부 염좌(목 인대 손상)와 타박상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B씨의 손을 들어줬다.

한 두번이 아니다. 지난 2010년 2월 인터넷 상에는 샤이니 매니저가 공항에서 팬의 머리를 세차게 때리는 영상이 게재된 바 있다. 2012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알려지지 않았을뿐 연예가에서 비일비재하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불미스러운 일이 반복된다는 점도 문제다. SM은 "팬 여러분께 깊이 사죄 드리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대응이 없지만 속앓이와 달리 공식적인 코멘트는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염불이다. 실제 현장을 누비는 종사자들은 "A씨가 이해되기도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기 아이돌그룹일수록 극성스러운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도를 넘는 팬들의 행태는 다른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르게 할 정도라는 주장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공항 취재를 나오는 사진기자들도 협의를 거쳐 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포토라인을 정한다. 그런데 팬들은 이를 무시하고 막무가내인 경우가 다반사다. 스타에 대한 사랑은 이해하지만 무질서를 넘어 위협을 느낄 만큼 팬들이 무서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자기(매니저)가 아이돌인 줄 착각한다"는 일각의 비아냥도 있다. 하지만 연예인 매니저는 소위 '3D 직업'으로 불린다. 그들은 자신들의 일이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하다(Dangerous)고 하소연한다.

매니저 입장에서 팬들이 몰려들 때 동선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형 사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가수를 보호하고 현장 안전을 책임지는 것은 모두 매니저 몫이다. 모든 현장에 경호원을 배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매니저는 과실이 발생하면 고스란히 책임을 떠안는다. 회사의 보호를 기대하는 건 바보같은 짓일 수 있다.

한 매니저는 씁쓸해 했다. 그는 "가수는 팬들의 박수라도 받지만 우린 만날 욕만 먹는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모든 매니저를 싸잡아 쓰레기 취급하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회사 규모와 직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0년 차 이상 '실장급' 매니저들의 월급은 150만~200만원 수준이다. 출근 시간은 있어도 퇴근 시간은 없다. 공휴일은 더 바쁘다. 확실한 미래가 보장된 것도 아니다. 돈은 중요하지 않다. 속칭 '연예 바닥'에 돈을 쫓아 발을 디딘 이는 드물다.

지금의 K팝 한류가 있기까지는 몇몇 대형기획사의 이른바 (연습생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과 투자가 결합된) 인큐베이터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이제는 아이돌뿐 아닌 구성원들을 위한 인재 육성과 투자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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