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철 감독 "'타짜2' 못생겨도 매력적인 영화"(인터뷰)④

전형화 기자 2014. 9. 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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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강형철 감독/사진=이기범 기자

'타짜: 신의 손'(이하 타짜2)은 모험이었다. '과속스캔들' '써니'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강형철 감독에게 '타짜2'는 독이 든 성배였을 것이다. 탐이 나지만 자칫 죽을 수도 있는. 그도 그럴 것이 '타짜2'는 2006년 최동훈 감독이 만들어 680만 관객을 모은 '타짜'의 후속편이다. 잘해야 본전이다. 2편까지 8년이 걸린 건 그 때문이다.

강형철 감독은 이 독배를 흔쾌히 마셨다. '타짜2'는 전편의 주인공 고니의 조카이자 어릴 적부터 도박에 남다른 재주가 있던 대길이 서울 도박판에서 겪는 속고 속이는 이야기다. 강형철 감독은 이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었다. 자신이 있었던 것일까.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허영만 화백의 원작 중 두 번째 이야기를 택했다. 가장 비교되기 쉬운 이야기인데. 세 번째나 외전격인 네 번째 이야기가 더 쉬웠을 텐데.

▶내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나 혼자만 '타짜' 이야기를 한다기보다 '타짜' 시리즈 중의 하나를 하고 싶었다. '타짜'는 '에일리언'처럼 다른 감독들이 각자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을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번째 이야기여야지 다음 시리즈로 연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1편은 원작에서 많은 이야기를 빼고 재가공했다. 2편도 비슷한 방식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원작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대부분 넣었다. 재벌2세 이야기와 교도소 분량만 빼고. 자신감인가.

▶각색이 가장 힘들었다. 분량이 너무 많았다. 자신감도 자신감이지만 원작 속 인물들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 인물들 간의 화학작용에서 '타짜2' 정체성이 나오는 만큼 그걸 가져와야 했다.

-재벌2세 이야기는 사실 시대상을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인물을 뺐다는 건 철저한 오락영화로 가자는 뜻이기도 했을텐데.

▶원작은 각 부마다 시대를 관통하는 게 있다. 그런데 최동훈 감독님이 1편을 만들었을 때 원작의 시대가 아닌 요즘으로 갖고 오지 않았나. 그 뒷이야기이니 시대를 굳이 넣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런 걸 넣을 수도 있고.

-'타짜3'도 한다는 소리인가.

▶아니다. 너무 힘들어서 못한다.

-1편과 다른 영화가 나왔다. 1편이 대결과 대결의 연속으로 쪼는 맛이 강했다면 2편은 여러 사건들과 이야기로 끊임없이 속고 속이도록 풀었는데.

▶처음부터 1편과 다른 게 목적은 아니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상상했던 게 이 방식이었다. 최동훈 감독님이 시간을 섞는 방식을 택했다면 난 서사적으로 풀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다른 노선이 됐다. 사건들 사이마다 유머를 넣은 것도 풀었다가 조이는 방식을 택한 것이지 일부러 유머를 넣은 건 아니다. 그게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기도 하고.

-필연적으로 1편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원래 '타짜'를 워낙 좋아했다. 2편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제안을 받으니 더욱 기뻤다. 1편이 대결과 승부였다면 2편은 속고 속이는 배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전반적인 중심은 '타짜2' 절대장르는 느와르라고 생각했다. 멜로도 있고, 코미디도 있고, 무협지 같은 부분도 있지만 영화를 관통하는 건 느와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대길의 성장담이어야 하고.

-좀 더 극적으로 끌고 갈 수도 있었을텐데.

▶그게 내가 생각하는 영화적인 재미인 것 같다. 성형미인보단 못생겨도 매력적인 여자가 좋다. 이 영화도 그런 것 같다.

-유해진과 김윤석은 전편에서 이어지는 배우들이고, 최승현과 신세경, 그리고 곽도원이 이번에 새롭게 합류했다. 결과적으로 곽도원의 영화 중심을 잡아줬는데.

▶대길 역을 맡은 최승현은 강한 눈빛을 갖고 있다. 아이돌이라 문제가 된 건 없었다. 적역이기에 했을 뿐이다. 정말 재료라고 생각했고, 정말 좋은 자세를 갖고 있었다.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며칠 동안 물을 먹지 않기도 했다.

신세경은 그 나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연기가 안정적이었다. 곽도원은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악당을 이 사람을 통해 할 수 있었다. 현실에 진짜 존재할 것 같은 그런 악당. 행운이었다.

-최승현은 한 장면에서 60번 넘게 NG를 냈었는데 감독이 믿고 끌고 갔다던데.

▶배우의 연기 때문이 아니라 화투를 정확히 내려쳐야 하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최승현은 신기하게도 촬영이 거듭할수록 주눅이 들기보다 더 잘하는 배우다. 오케이 컷이 나도 본인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시 하자고 하더라. 결국 배우의 공이다. 김윤석 선배가 현장에서 세 명만 미치면 잘 돌아간다고 했는데 우리는 전부가 미쳤던 것 같다.

강형철 감독/사진=이기범 기자

-1편에 이어 아귀로 나온 김윤석은 정말 놀랍던데. 1편에서는 스타카토로 짧게 대사를 쳤다면 2편에선 살짝 느리게 대사를 하면서 차별을 두던데.

▶맞다. 김윤석 선배에게 느릿한 폭풍처럼 해달라고 했었다. 그러자 김윤석 선배는 그러면서도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호랑이 같은 인물이면 어떻겠냐고 하더라. 결과적으로 둘 다가 됐다. 배우의 공이다. 마지막 "벗고 칩시다" 장면에서 워낙 중심을 잘 잡아줬다.

-1편에서 김혜수의 가슴 장면이 있었다면 2편에선 신세경의 엉덩이 장면이 있다. 두 장면의 활용법이 아주 다르다. 감독의 배려랄지, 영화적인 태도가 다른 게 느껴지던데.

▶원작의 컷 그대로 찍었다. 그 장면이 워낙 좋았다. 신세경도 동의했었고. 벗고 치지만 야한 걸 찍고자 했던 게 아니니깐. 벗는 걸로 장사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연출로 장사하고 싶었지.

-'벗고 칩시다' 장면은 원작부터 이야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촬영도 쉽지는 않았을텐데. 배우들의 부담도 있었을 테고.

▶준비된 게 있었고, 준비된 대로 진행했었던 것 같다. 배우들의 기 싸움 같은 건 생각하지도 않았다. 배우들도 처음에는 어색해하더니 금방 적응하더라. 곽도원은 밥 먹으러 갈 때도 팬티만 입고 가기도 했다.

-원작 중 재벌2세를 없애면서 하이라이트의 중요 결말도 바뀌었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 복선까지 넣고. 더 자극적인 결말까지 설계할 수도 있었을텐데. 어차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고.

▶그 복선을 위해 유해진 선배가 한 고광렬 캐릭터를 끝까지 갖고 온 것도 있다. 청소년관람불가라고 해서 너무 나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이야기의 결이 다른데 굳이 더 강하게 갈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원작의 정서나 장면은 훨씬 강했지만 영화는 영화의 톤이 있는 법이니깐.

-'써니'에 출연했던 고수희가 그대로 등장하고, 나미의 '빙글빙글'도 그대로 사용하는데. 이경영도 그렇고.

▶전작에 썼다고 굳이 어울리는데 안 쓸 이유가 없었다.

-'써니'에선 음악이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면 이번에는 음악 활용이 그렇겐 크진 않는데.

▶이번에는 남미 음악을 썼다. 영화와 맞았고, 그리고 이번에는 음악이 영화를 도와주는 방식이었으면 했다. 음악감독 공이 크다.

-다음 작품은.

▶아직 준비한 건 없다. 그저 이번에는 원작이 없이 그냥 쓰고 싶은 생각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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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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