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속 왜 수군 장수, 역사의 기록은?

2014. 8. 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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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최단기간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명량'이 실제 임진왜란 역사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명량(감독 김한민)'은 결코 이길 수 없었던 싸움을 운명으로 받아들여 믿을 수 없는 승리를 얻어낸 이순신 장군과 조선 백성들의 비장함을 담아낸 명량 해전을 그린 영화. 명량 해전은 세계해전사를 보아도 유례가 없는 전투로 학자들이 평가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과 함께 그와 맞서는 왜군 장수 구루지마 미치후사(류승룡 분), 와키자카 야스하루(조진웅 분), 도도 다카도라(김명곤 분)가 등장한다. 영화 속 모습과 실제 역사가 그린 이들의 모습에 궁금증이 모아진다.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1. 비운의 왜 수군 선봉장 구루지마 미치후사

류승룡이 연기한 구루지마 미치후사는 영화 속에서 남다른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이순신은 내가 잡는다" "조선은 내가 먹는다"라는 대사는 류승룡의 묵직한 음성과 카리스마로 더욱 큰 울림을 전한다. 하지만 영화 속 모습과는 달리 역사 속 구루지마는 다른 모습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지금의 시코쿠 지역을 정벌할 때 공을 세우며 신임을 얻은 구루지마 집 안은 임진왜란 때 미치토시, 미치후사 두 형제가 조선으로 출병한다. 이후 형인 미치토시는 1592년 당포해전에서 순천부사 권준의 활에 절명했다.

미치토시의 동생인 미치후사는 1597년 명량해전에서 와키자카 야스하루와 함께 출전했다. 그는 호기롭게 13척 조선 함대에 돌격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작전에 걸려들어 함대를 잃고 자신 또한 목이 잘려 돛대에 걸렸다.

영화 속에서 구루지마는 와키자카와 도도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발산하지만 실제로는 이들보다 낮은 서열의 장수였다는 것이 역사의 기록이다. 형제가 모두 이순신과의 전투에서 전사했기에 이순신과의 악연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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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군과 육군의 오가는 명장 와키자카 야스하루

조진웅이 연기한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이순신에게 남다른 트라우마를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에게 그럴 것이 세계 3대 해전으로 평가받는 한산도 해전에서 이순신에게 참패를 당한 것이 바로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함대이기 때문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와키자카와 생존자들은 무인도에서 해초와 조개를 잡아먹으며 연명하다 뗏목을 만들어 가까스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김명수가 분한 와키자카는 이순신의 숙적으로 그려졌다.

이순신에게는 매우 약했지만 육지 전투에서는 큰 공을 세웠다. 1592년 용인에서 전라관찰사 이광이 이끄는 조선군 5만을 기습 공격으로 섬멸했으며, 칠천량 해전에서는 원균이 이끄는 조선수군을 궤멸시켰다.

전쟁이 끝난 후 벌어진 도요토미 세력과 도쿠가와 세력의 분쟁에서 와키자카는 도쿠가와 쪽에 가담해 적지 않은 영지를 하사 받았다.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숙적 이순신이 노량 해전에서 전사했지만 와키자카는 천수를 누린 것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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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처세술의 달인 도도 다카도라

김명곤이 연기한 도도 다카도라는 무장이라기 보다는 정치가의 면모가 강한 인물이다. "무사란 주군을 7번 바꾸지 않는다면, 무사라고 말할 수 없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칼과 피가 난무하는 전국시대에서 무사들은 더 센 주군을 모시는 것이 당연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으로 수군 지휘관으로 출전한 도도 다카도라는 옥포해전에서 이순신에게 첫 승리를 안겨준 인물이다. 이후 이순신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에 여러 차례 패했음에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신임을 잃지 않았다.

정유재란 때 수군을 이끌고 참전한 도도는 칠천량 해전에서 와키자카 야스하루와 함께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을 궤멸시켰다. 하지만 이순신이 복귀한 이후 일본 수군의 승리는 없었다. 도는 세 명의 장수들 중 이순신에게 가장 많은 굴욕을 당한 장수이다.

'불멸의 이순신'에서는 최동준이 연기한 도도 다카도라는 신중한 성격의 지휘관으로 그려졌다. 때문에 호전적인 와키자카와 갈등을 벌이는 장면이 종종 나타났다. 육군의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처럼 서로를 견제하는 사이였던 셈이다.

그러나 임진왜란이 끝난 이후 도도는 도쿠가와 세력에 가세했으며 결국 에도시대 강한 권세를 누렸다. 그는 축성술이 뛰어나 우와지마 성, 이마바리 성, 사사야마 성, 쓰 성, 이가 우에노 성, 제제 성 등을 축성했다.

영화 '명량'과 같으면서도 다른 왜 수군 장수들의 이야기는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여창용 기자 new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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