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24시]'은따' JYJ에게 '평화의 숨결'은 무리인가

입력 2014. 7. 1. 17:51 수정 2014. 7. 1. 18: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실컷 이용만 당한 것인가!" 그룹 JYJ(김재중·박유천·김준수)의 팬들이라면 이러한 분통이 터져나올만 하다.

그룹 JYJ를 홍보대사로 내세운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이하 아시안게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아시안게임 공식주제가를 부른 가수이자 각종 홍보에 동원된 JYJ가 대회 시작과 끝을 알리는 개폐막식에 정작 초대받지 못할 조짐이 있어서다.

JYJ는 지난해 2월 아시안게임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대회 공식 주제가 '온리 원(Only One)'을 불렀고, 베트남 중국 등지에서 열렸던 아시안게임 쇼케이스에 참석했다. 출연료를 받지 않고 관련 CF 촬영까지 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돌아온 보답은 이른바 '은따(은근히 왕따를 시킨다는 뜻의 속어)'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아시안게임 개폐막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룹 엑소(EXO)의 시우민과 첸을 비롯해 개폐막식 출연 확정자들이 참석했는데, JYJ 측은 기자회견에 대한 내용조차 공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이날 "JYJ의 참석이 확정되지 않았다. 조율 중이다"고 밝혔다.

몇몇 아티스트가 확정돼 기자회견까지 참석했는데, 공식 주제가를 부른 가수의 출연 여부조차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JYJ 측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상식적으로 아시안게임의 홍보를 위해 1년 넘게 활동하고 주제가를 부른 가수가 식전 행사 출연에 그친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불공정한 외압에 의한 결정이 아니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한 JYJ 측은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마케팅 대행사와 홍보대사 협약서 형태의 용역 계약 내용 중, '개폐막식과 해외 매체 대상 컨퍼런스에서 한국 가수를 섭외할 경우 JYJ를 최우선시 고려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자연스럽게 오랜 기간 JYJ와 전속계약 분쟁을 벌여온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이들의 관계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케이팝(K-POP) 팬들에게 다소 특별한 기대가 있었다. JYJ와 SM의 신성인 엑소가 한 무대에 서는 날이 온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인천아시안게임의 슬로건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처럼 말이다.

하지만 '설마했던 우려'가 현실이 될 위기에 봉착했다는 게 JYJ 측 해석이다. JYJ는 2011년 7월 제주 7대 경관 홍보대사직을 수행할 때도 알 수 없는 이유로 항공권 예약을 마치고 큐시트까지 받은 상황에서 하루 전날 행사 참석 취소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한 전례 탓에 JYJ 측은 그동안 불안해 했고,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실무진과 첫 회의 자리에서 이러한 현실을 함께 개탄했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실제로 긴 재판 끝에 2012년 SM과 최종 합의(사실상 JYJ 승소)했음에도 JYJ에게 TV 예능·가요 프로그램 문턱은 여전히 높다. JYJ의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는 법원 판결이 나온지 몇년이 지났지만 배우가 아닌 가수로서 JYJ를 섭외하려는 방송가의 움직임은 전혀 없다. 웬만한 가수가 총출동 하는, 그 흔한 연말 결산 무대나 가요 시상식에도 JYJ는 얼굴을 비추지 못했다.

SM이 방송가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JYJ가 자유로운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연예가에 팽배했다.

JYJ의 활동 제약이 풀렸을 당시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극단적인 예를 들어 SM 소속인 MC들이 진행하고,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나오는 SBS '강심장'에 JYJ가 나올 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갸웃한 적이 있다.

A방송사 예능국 관계자는 "한번 물꼬를 트면 JYJ의 활동이 자유로워질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그 처음이 누가 됐든 '나'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B사 드라마국 관계자는 "JYJ는 대형기획사의 영향권이 적은 배우와 뮤지컬 분야에서 그나마 성과를 내왔으나, 정말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됐다고 볼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다수 연예계 관계자는 역학 관계에 따른 '눈치 보기'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놓고 압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타급 연예인을 여럿 보유한 대형 기획사와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 제작진이나 행사 주최 측이 '알아서 기는' 분위기란 인식이다.

JYJ가 이번 아시안게임의 홍보대사로 위촉됐을 때 엑소는 신인에 불과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엑소가 이렇게 빠르게 급성장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만약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JYJ와 신의를 져버린다면, 현 시점에서 엑소를 JYJ보다 더 비중있게 두는 모양새로 비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번 아시안게임 슬로건 '평화의 숨결'은 스포츠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fact@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