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근육의 디테일한 움직임, 모든 액션 지배했다" [인터뷰]

김진성 기자 2013. 12. 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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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남한으로 망명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공유). 그는 아내와 딸을 죽인 자의 행적을 쫓던 도중 우연히 한 살인 사건에 휘말려 용의자로 지목된다. '용의자'(감독 원신연, 제작 골드피쉬)는 가족의 원한을 갚으려는 동철과 그의 손에 쥐어진 물건을 빼앗으려는 자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다.

지동철의 풍파 많은 삶을 절제된 표정과 거침없는 몸동작으로 표현해낸 공유를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속된 말로 '개고생'하겠다 싶었어요.(웃음) 하기로 한 뒤론 마음을 비웠지만요. 촬영 한 달 반 전부터 몸만들기에 돌입했죠. 아침에 일어나 공복에 유산소운동을 하고 낮엔 액션스쿨, 저녁엔 PT를 했어요. 거의 몸을 빚는 기분이었달까요.(웃음) 이런 생활을 촬영 3개월 차까지 반복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 속 공유의 몸은 감탄을 자아낸다. 미세한 힘줄부터 쉽게 볼 수 없는 부위의 근육까지, 어떻게 만들어냈을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모두의 관점이 같을 순 없는 법. 단순 과시용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공유의 답은 단호하다.

"단순히 폼 잡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그렇게까지 운동하진 않았겠죠. 멋있게 보이는 건 조명과 메이크업으로도 충분히 살릴 수 있고요. 제가 필요했던 건 근육의 잔인한 움직임이었어요. 교수형을 당하는 신은 그 목적의 정점이었죠. 목에 밧줄이 묶인 상태에서 힘을 짜낼 때 나오는 근육의 디테일한 뒤틀림, 바로 그런 걸 원했어요. 동철은 병기(兵器) 같은 인물이었고 사람 같지 않은 외형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랬기에 피나는 다이어트와 운동은 필수였죠."

권력 승계 과정에서 숙청 대상이 된 지동철은 갖은 고문 끝에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교수대에 오른다. 점점 숨이 막혀오는 그 순간 동철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 묶인 두 손을 180도 뒤로 돌려 목의 밧줄을 잡는 데 성공한다.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이 장면은 CG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을 정도다.

"그 장면이 동철의 모든 액션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숨이 막히고 정신이 혼미해졌어요. 목은 조여 오는데 몸의 모든 근육을 다 짜내면서 팔은 뒤로 돌려야 하고. 그래도 그 장면을 본 관객들이 숨이 멎었으면 좋겠다던 감독님 바람이 어느 정도 충족된 것 같아 좋아요. 정작 전 그렇게 반나절을 찍고 반실신 상태가 되긴 했지만요.(웃음)"

그의 수난기를 듣다 보니 궁금해졌다. 대체 왜 이렇게 고된 길을 택했는지 말이다. 게다가 그는 이번이 첫 액션 도전이란다. 데뷔 13년 차에 접어든 정상급 배우, 거기에 액션 영화에 어울리는 다부진 체격과 남자다운 이미지까지 갖춘 그가 왜 이제야 액션의 세계에 도전장을 낸 것일까.

"사실 군 제대 후 '상남자 냄새나는 액션물 한 번 해야지?'식의 제의를 참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와 닿지 않더라고요. 볼거리 제공에서 그치는 액션물에 대한 편견 아닌 편견이 있었거든요. 휴머니즘을 밀도 있게 다루는 탄탄한 드라마를 겸하길 원했죠. '용의자'도 한 번 거절한 작품이었고요. 그런데 원신연 감독을 만나고 난 후 생각이 달라졌어요. 제가 우려하는 부분들을 불식시켜줄 것이란 믿음이 생긴 거죠."

공유는 원 감독에게서 말로 풀어 설명할 수 없는 매력 혹은 아우라를 느꼈다고 말한다. 감독의 적극적인 제안이 단순히 자신을 꾀려는 의도로 비치지 않았다는 것.

"원 감독님의 전작 '세븐 데이즈'가 제작 과정에서 비화가 많았잖아요. 그런데 감독님이 중간에 투입돼서 영화를 그렇게 살려놓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 생각했어요. 이 때문에 충무로에서 좋은 평도 많이 따랐고요."

그는 인터뷰 내내 감독을 치켜세운다. 지난 9일 언론시사회에서 "감독에게 한 수 배웠다"고 말할 때만 해도 으레 하는 말이겠거니 했다. 그러나 그는 20m 높이의 한강대교에서 십여 차례 물속으로 뛰어내렸고 와이어 하나에 의존한 채 80m 암벽을 올랐다. 그가 대역도 마다하고 직접 위험천만한 촬영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감독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단 한 번도 감독과 마찰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유는 인연을 배웠다고 덧붙인다.

"스태프들도 제가 힘들까 봐 배려를 참 많이 해줬어요. 김성균 씨랑 싸우는 신을 찍을 땐 힘내라고 세트장에 들어갈 때마다 '본' 시리즈 배경음악을 깔아주더라고요. 그렇게 해주는 스태프들 앞에서 고생한다는 얘기, 못하겠더라고요."

공유는 데뷔 초 건강한 청춘스타의 이미지에서 차츰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30대 중반의 길목에서 만난 '용의자'에서 그는 그렇게 한 발짝 더 성장했다.

"좋은 과정을 안겨줬던 수백 명의 스태프를 보면서 그들에겐 영화 한 편이 바로 다음 영화와 이어지는 것이란 걸 이해하게 됐어요. 그건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원래 영화의 흥망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에요.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찍고 난 뒤엔 배우 손을 떠난 것이고 나머진 마케팅의 몫이라고 다소 모질게 생각했었죠.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달라요.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어요."

오는 24일 개봉하는 '용의자'는 화려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 주·조연급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만으로도 풍성하지만, 여전히 진화 중인 배우 공유를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입증한다. '용의자'에서 공유는 없어선 안 될 존재지만 공유에게도 '용의자'는 지금 그에게 꼭 필요한 영화다.

"그 어떤 영화보다 같이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은 영화예요. 동철이는 혼자 움직이는 아이라 다른 인물들과 부딪히는 장면은 많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게 다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게 굉장히 힘이 되더라고요. 힘들었지만 유쾌했죠. 흥행의 성패가 남아있지만 사실 전 재미를 다 봤어요. 이미 얻은 게 많거든요."

[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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