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본' 시리즈 레시피 닮았지만 끌리는 액션 [씨네뷰]

김진성 기자 2013. 12. 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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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2013 연말 극장가를 달굴 화제작 '용의자'(감독 원신연 제작 그린피쉬)가 베일을 벗었다.

'용의자'는 가족을 죽인 자를 쫓는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공유)이 우연히 살인 사건에 휘말리며 용의자로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원신연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지난 2007년 스릴러 영화 '세븐 데이즈'를 통해 입증한 특유의 속도감 있는 연출력에 강렬한 추격 액션을 덧대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준다.

원 감독이 6년 만의 차기작 '용의자'에서 선보이는 무기는 화려한 액션이다. '용의자'의 액션 관전 포인트는 주체격술과 카 체이싱(자동차 추격)으로 압축된다. 특히 무술 연출계 대부 원진 감독과 공유가 합을 맞춰 선보이는 현란한 주체격술 액션은 보는 이들을 숨 막히게 한다.

또 좁은 주택가 급경사 계단을 후진으로 타고 내려가거나 시속 80km의 속도로 두 대의 차가 서로 맞대고 달리는 등의 실감 나는 카 체이싱 장면은 이 영화 액션의 방점을 찍는다. 그러나 감독은 카 체이싱 신에만 극 전후반부 12분가량을 할애, 공을 들인 흔적은 역력했으나 점점 지루해질 정도로 액션이 다소 긴 느낌이다.

또한, 어디선가 맛본 듯한 장면들은 '본' 시리즈 감독 폴 그린그래스의 레시피와 닮았다. 이 영화의 액션은 맛은 있지만 딱히 새로울 것은 없는, 마치 이태원의 이름난 식당에서 먹는 파스타 맛 같다. 원 감독은 이에 대해 "특별히 참고한 것은 없고 어차피 액션은 한 우물에서 나오기 때문에 장르상 유사할 수밖에 없다"며 "이에 함몰되지 않고 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항변했다.

드라마도 다소 식상하다. 최근 국내 영화계에서 도무지 유행이 끝날 줄 모르는 북한에서 온 인간병기 이야기다. 또 그가 남겨진 가족을 되찾거나 가족의 원한을 복수하기 위해 남한에서 험한 우여곡절을 겪는다는 해당 영화류의 스토리 패턴마저 답습한다.

'용의자'는 이 길들여질 대로 길들여진 뻔한 이야기를 예측 가능하게 풀어나간다. 게다가 결말은 장황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지루한 작품은 아니다. 이는 실감 나는 액션과 스피디한 이야기 호흡을 교차하며 힘 있게 몰아붙인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공유는 제 몫을 한다. 주체격술은 물론 암벽 등반, 한강 낙하 신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로 몇 차례 놀라움을 주기도 한다. 또 그의 큰 키와 다부진 체격에서 나오는 아우라는 또래 타 배우와 차별되는 그만의 액션 색을 만든다. 이는 '아저씨'의 원빈과 단순 비교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조연급 배우들도 든든하다. 감독과 전작 '세븐 데이즈'로 함께 스타덤에 오른 박희순은 이번 영화에서도 특유의 독기 가득한 눈빛 연기로 강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박희순은 극 초반 다소 힘이 들어간 듯한 모습이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에 생기를 얻으며 안정을 되찾는다. 또 조성하는 광기 어린 악역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부드러운 이미지 속에 감춰진 비열함을 연기하는 데 최적화된 배우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또한, 유다인은 기존의 정적인 연기 톤을 벗어던지고 강단 있는 매력을 선보이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조재윤은 극의 무거운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존재감을 발휘한다. 이 밖에도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 캐릭터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성균이 지동철(공유)의 타깃 리광조 역으로 등장, 삼천포의 어벙한 매력은 온데간데없는 긴장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결론적으로 '용의자'는 흥행 요소들을 고루 갖춘 맛있는 오락영화임은 분명하다. 상업영화로서 관객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나 익숙한 맛의 향연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개봉 후 입소문을 잘 탄다면 연말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24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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