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장진 감독은 천재, 대사만 읽어도 눈물" [인터뷰]

박진영 기자 2013. 12. 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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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2010년 뮤지컬 '모차르트!'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첫 발을 내디딘 JYJ 김준수(27)는 매 공연마다 전석 매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만들어내며 최고의 티켓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또 뮤지컬 신인상과 인기상을 모두 휩쓰는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뮤지컬 '엘리자벳'으로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실력까지 인정받았다. 뮤지컬 데뷔 3년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이제는 김준수를 빼고는 한국 뮤지컬을 논할 수 없을 정도다. 아이돌 스타라는 틀을 깨고 진정한 뮤지컬 배우로 거듭난 김준수를 5일 삼청동에서 만났다.

김준수는 故김광석 탄생 50주년 기념 창작 뮤지컬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연출 장진, 이하 디셈버)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김준수는 한 여자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전하는 남자 주인공 지욱 역을 맡았다.

사실 '디셈버'는 김준수 장진이 의기투합하고 김광석의 명곡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하지만 김광석의 음악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그날들'이 큰 성공을 거뒀고, 주크박스 뮤지컬이 갖는 스토리의 한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장진 감독 또한 그런 부담감이 분명히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준수는 연습을 하면 할수록 커져가는 작품에 대한 확신과 애정의 말을 꺼낼 때마다 두 눈을 반짝였다. '디셈버'를 향한 뜨거운 열정은 그의 생기 가득한 표정만 봐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김준수는 "장진 감독님이 김광석 선배님의 팬이 아니더라도 그 음악은 안주거리 같이 늘 옆에서 읊조려지는 노래였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 곡을 제가 감히 부른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 시대를 모르는 이들에게 그 노래를 제 목소리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일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요. 또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이기도 하고요"라고 부담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연기적으로 필요한 요소나 대사양이 정말 많아 생기는 부담도 적지는 않다. 하지만 장진 감독을 비롯한 좋은 배우들과 같이 극을 만들어 나갈 수 있고, 김광석의 유작을 자신의 목소리로 처음 불러 볼 수 있기에 이 작품을 선택한 만큼 한 단계 더 배울 수 있을 거란 믿음 하나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현실적인 캐릭터라서 낯설다는 말을 했었는데, 제가 어려서부터 연습생 시절을 겪다 보니 그런 단순한 학창시절 추억을 못 느꼈어요.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경험을 안 해봐서 제겐 낯선 모습인 것 같아요. 또 그렇기 때문에 이 극을 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연기를 하면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잖아요. 축제나 강의실, 하숙집 장면에서 친구들이랑 아옹다옹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또 김준수는 이번 '디셈버'를 통해 처음으로 작업을 같이 하게 된 장진 감독에 대해 "뮤지컬 작업이 처음인 줄 모를 정도로 잘하시는 것 같아요. 뮤지컬이지만 연극적인 요소가 많은 뮤지컬이라 장진 감독님의 장점이 잘 부각된다고 생각해요. 또 의도치 않은 코믹요소가 곳곳에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을 거라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는 사랑 이야기지만 제가 아닌 다른 배우들의 특색이나 분위기가 잘 도드라지게 나오기 때문에 웃을 수 있는 부분이 정말 많아요. 곳곳에 균형 있게 잘 배치가 되어 있어요. 감동적이면서 되게 즐겁고 유쾌한 뮤지컬이 될거라 믿어요."

그러면서 김준수는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를 언급하며 "엄청 절절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면을 보고 장진의 천재성을 느낄 정도였다는 것. 하지만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영혼으로 표현된 연출인데 정말 최고인 것 같아요"라고 설명을 하던 중간 "스포가 될 수도 있으니까. 보시면 압니다"라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했다.

"연습할 때마다 앙상블이 뒤에 조문객으로 서 있는데 다 울어요. 그 신은 늘 울었어요. 송영창 선배님이 정말 서글프게 우시는데 '어떻게 이렇게 대사를 쓸 수 있나. 나는 연기가 아니라 읽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눈물이 난다'라고 하세요. 그 장면에 울지 않으면 정말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에요. 안 울 수가 없어요. 최소한 눈물은 맺혀야 해요."

김준수의 설명에 따르면 장진 감독은 배우들에게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연출자라고 한다. 그래서 배우들이 런쓰루를 돌 때마다 다른 대사, 다른 복장으로 연기를 하고 자유롭게 애드리브를 하며 좋은 것들을 계속 찾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연기적인 부분이 저는 익숙하지 않아서 연출님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아요. 그리고 80. 90년대가 장진 감독님 시대라서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장진 감독님이 직접 극본을 쓰셨는데, 김광석 선배님의 곡이 한창 세상에 들려졌을 때의 시절을 쓰신 거래요. 그래서 이 대사를 왜 하는지, 또 그 때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들으면서 알아가고 있어요. 지금 보면 굉장히 유치하고 말이 안 된다 싶은 사랑도 그 때는 그렇게 했대요. 버스에서 첫 눈에 반한 여자를 만나기 위해 그 정류장에서 계속 기다리는 사랑 같은 거 말이죠. 그래서 그 시절을 사셨던 분들은 '그 땐 그랬었지'라는 생각을 할 거에요. 정치적인 부분도 다뤄지는데 그건 자연스럽게 뉴스에서 나오고, 사회학 공부를 하는 학교 강의실에서도 나와요. 그래서 그 때의 정취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가 봐도 재미있을 거라 생각해요."

시대를 초월해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감성을 울리고 있는 김광석의 명곡을 김준수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점 또한 '디셈버'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로 손꼽힌다. 하지만 뮤지컬이기에 스토리와 분위기에 따른 편곡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김준수 또한 음악에 관한 질문에 "김광석 선배님의 분위기는 있지만 뮤지컬이기 때문에 바뀌는 부분이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선배님은 담백하게 부르는 스타일이긴 한데 뮤지컬은 약간 다른 것 같아요.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담백한 노래지만 뮤지컬에서는 절정의 노래거든요. 코러스가 빵빵하게 나와요. 오히려 '사랑이라는 이유로'는 더 담백해요. 정적인 피아노 코드로만 불러요. 물론 원곡을 그대로 쓰기도 했어요. 원래 곡을 안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도 있겠지만, 장진 감독님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봐도 문제가 되지 않는 뮤지컬을 만들고 싶다고 하신 것처럼 전혀 거부감 없이 편하게 들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특히 쇼케이스 당시 김준수가 불러 화제를 모았던 김광석의 미발표곡 '12월'은 극 중에선 더 웅장한 음악으로 변모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김준수는 쇼케이스 리허설을 하기 위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섰을 때 새삼 '참 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제가 5만석 이상의 큰 공연장에도 서 보곤 했는데, 세종문화회관은 3천석이라도 엄습하는 무게감이 달라요. 혼자 서 있으면 무서워요. 기가 엄청 나거든요. '모차르트!' 초연을 할 때는 뮤지컬도 처음이고, 또 우여곡절 끝에 1년 동안 쉬다가 하게 된거잖아요. 게다가 '모차르트!' 노래가 정말 어렵고 양도 너무 많아서 부담감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다시 서봤는데 아직도 그 때의 느낌이 있더라고요. 세종문화회관은 범접할 수 없는 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가 약한 배우들은 아프다는 말이 있어요. 그나마 저는 아프지 않는 것을 보면 기가 센 편이긴 한가 봐요.(웃음)"

또 김준수는 함께 지욱 역을 맡게 된 박건형에 대해 "도움을 많이 주세요. 어느 것이 나은지 먼저 물어봐주시고, 같이 얘기도 많이 해요. 사실 워낙 친한 사이라서 처음 형이 한다고 하셨을 때 안심을 했어요. 아직 연기적으로 풀어가는 것이 익숙하지 못해서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물론 장진 감독님이 계시지만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건형 형이 한다고 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라고 믿음을 한껏 드러냈다.

처음으로 무대에서 대사를 모두 잊는 악몽을 꿨다는 김준수는 다시 한 번 "감성을 노래로 표현하는 것은 괜찮은데 대사적으로는 힘든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걸 통해서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요. 분명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디셈버'를 하면서 얻게 된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그리고 창작뮤지컬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디셈버'는 최근의 대극장 공연 중 유일한 창작 뮤지컬이잖아요. 저도 '모차르트!'나 '엘리자벳'을 해봤지만, 라이선스 작품은 수백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거의 완벽하게 짜인 상태로 국내로 들어오잖아요. 그래서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어요. 그런 것과 비교를 하기엔 '디셈버'가 부족할 수 있지만 한국인의 감성, 이 겨울에 맞는 극이라고 생각해요.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뮤지컬 '디셈버'는 오는 16일부터 1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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